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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아베 정권의 몽니

2018/04/26 아베 정권의 몽니?

 

오늘 동경은 맑고 선선한 날씨였다. 내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앞두고 나도 노심초사 관련뉴스를 보면서 지낸다. 오늘 아침에 학교에 가기 전에 항상 보고 있는 일본 경제지 뉴스를 봤다. 외국인이 기사이지만 일본의 속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을 읽고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 기사는 '남북 정상회담'이 별 것이 아닌 것처럼 다루어졌다. 우선 "남북한이 '종전선언'을 할 것이며 한반도가 확고한 평화의 길을 향한다"는 걸 공표할 것이란다. 하지만, '종전선언'은 전쟁을 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북한으로 보면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징검다리일 뿐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을 치켜세우면서 한국의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거의 무시하거나 바보 취급을 했다. 그렇게 보고 싶다는 거다. 참으로 유치 찬란하기 그지없다. '남북 정상회담'이 없이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할까? 돌다리도 두드려 가는 심정으로 '남북 정상회담'만이 아니라, 다른 일을 진행하는 줄 안다. 한국을 너무 띄엄띄엄 보고 있다.

 

거기에는 '남북 정상회담'은 별다른 의미 없이 끝나고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와 실패할 경우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준비한 것에 대해 이길 승산이 없는 정상회담이라고 한다. 그만큼 북한에서 준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이 실패할 경우는 트럼프 대통령 탓이 될 것이라고 한다. 북한 문제 해결에 열쇠는 쥔 것은 남북한이 아니라, 결국 중국과 미국이다. 트럼프 정권이 결정적인 방법(전쟁?)으로 해결한다면 중국과 (북한의) 새 리더에 대해서 합의를 봐야 한다. 한국과 일본은 거기에 따를 수밖에 없단다.

 

마지막으로 미국이 군사행동(북한을 침략)할 경우, 중국과는 연계를 하지만 한국에는 사전에 알리지도 않는다고 한다. 한국이 어떻든 상관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종전선언'은 용서 없이 전쟁을 향할지 모르며 그 결정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지고 있단다. 황당한 시나리오다.

 

아침에 읽고 기분이 착잡했다. 외국인이 쓴 것이지만 일본 입맛에 맞춤형인 것이다. 한국이나 북한을 개무시한 기사다. 한국이 내일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하루 전날인 오늘 이런 기사를 내보내는 심보에 새삼스럽게 일본의 '진면목'을 보는 것 같다. 한국에서 일본이 요청한 '일본인 납치문제'를 거론한다고 한다. 일본의 문제를 북한에서 듣기가 껄끄러운 문제를 한국에서 거론해준다는 것에 대해 일본은 느끼는 점이 없을까? 아니면 일본이 요청하면 당연히 받아들이는 걸로 아는 걸까? 남북한 정상이 만나서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체제'로 간다는데 마지막까지 훼방을 놓고 재를 뿌려야 하는 심보를 이해하기 힘들다. 이 정도면 '남북 정상회담'이 망하라고 고사를 지내고 있다. 놀부인가?

 

아무리 속내가 그렇다 해도 국제정세는 항상 변하는 법, 국제정세의 흐름에 따라 자신들의 행동도 정해지는 것이 있다. 지금까지 적대관계가 언제까지 적대관계가 될지 모르는 법이다. 그런 가능성을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끝끝내 북한을 비난하고 한국을 업수이 여기는 길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거기서 얻는 이익은 자신들이 우월하다는 '자기만족' 밖에 없다. 스스로가 '고립'을 초래하고 있다. 한국이 관용을 베풀어서 '일본인 납치문제'도 거론한다고 해도 부탁해 놓고 뒤통수를 치고 있다.

 

요새 일본에서 주요한 뉴스는 재무성 차관의 '성희롱'과 문과상의 '섹시 요가'에 가는데 공용차를 사용했다는 것에, 아이돌 그룹 멤버가 여고생을 상대로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다. 대학생들도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줄도 모르고 이번에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지도 전혀 모른다. 내 강의에서는 해설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은 단순히 남과 북이 만나는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말 그대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중요한 일이니까, 뉴스를 잘 지켜보라고 했다. 일본에서 어떻게 보도를 할지도 모르겠지만, 알려뒀다.

 

일본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을 아무것도 아닌 걸로, 북한과 한국을 세트로 까지만 우습게 보지 말라. '남북 정상회담'으로 동북아시아 정세가 바뀐다. 남북한이 주도적으로 동북아시아를 평화로 이끌 뿐만 아니라, 세계정세를 재편한다. '남북 정상회담'이 단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예행연습이 아니다. 한반도의 운명을 중국과 미국이 정하고 미국이 북한을 공격해서 지도자를 바꾼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을 하지 말라. 북한에 사람이 살고 있다. 한국 국민과 문 대통령이 그렇게 두지 않을 것이다.

 

내일 판문점에서 만난다는 북측 대표단을 봤더니 정말로 대단한 일이 벌어질 것 같다. 든든한 문 대통령을 대동하고 김정은 지도자가 세계무대에 공식적으로 데뷔하는 날이다. 중국에 갈 때는 비밀리에 갔고 나중에 공개했지만, 내일은 세계를 향해서 생중계한다. 비밀스러운 관계와 공개적인 만남, 전혀 다르다. 이런 정상회담을 본 적이 있나? 서로가 성심성의를 다해서 회담에 임하지 않으면 안 될 무대가 준비되었다. 내일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남북한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운명'이다. 남북한에게 바람직한 길을 향할 절호의 찬스인 것이다. 좋은 성과가 기다려진다.

 

 

사진은 동백꽃이다. 꽃 사진으로 내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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