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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북일 대화의 험난한 여정

2018/04/18 북일 대화의 험난한 여정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비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였다. 어제도 추웠지만 오늘도 추웠다. 오후 늦게 날씨가 맑아졌다. 아침 1교시와 오후 4교시에 수업이 있었다.

 

나는 강의 중에 학생들에게 현재 진행형의 정치문제에 대해 질문한다. 오늘도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에 간 것에 대해 물었다. 북한과 일본은 대화를 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아베 총리가 주장하던 대로 압박을 하는 것이 좋은지? 학생들도 북한과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여론조사 결과도 70%가 북한과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는 결과가 나왔다. 여론이 급변한 것이다.

 

학생들에게 올해 들어 북한의 동향에 대해 설명했다. 평창올림픽에서 남북한의 예술단 교류, 남북 고위급 회담, 북중 정상회담, 이번 달에 있을 남북 정상회담, 다음 달에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중국 시주석의 평양 방문, 다음은 남북미 정상회담이 될지도 모르고 중국을 포함한 정상회담이 될지도 모르는 흐름이다현재의 흐름은 대화를 중심으로 평화를 지향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접한 북한에 대한 정보가 '나쁜' 것밖에 없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질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아주 객관적인 평이다. 학생들이 북한과의 대화를 하는 조건으로 북한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변해서 대화에 나서고 있는데 북한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본이 원하는 것을 북한이 제공할 것인가를 먼저 약속하라는 뉘앙스다. 일본에서 원하는 대화의 조건이다. 어려운 주문이다.

 

북한과 일본 사이에 풀어야 할 일이 많다. 최우선으로 식민지 지배에 대한 청산을 하지 않았다. 일본에서 재일동포를 얼마나 차별하고 이지메했나? 고이즈미 총리 시대에 평양을 다녀오고 나서 매스컴을 총동원해서 미친 듯이 매일 북한 때리기를 했다. 거기에는 납치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일본에 사는 재일동포가 모욕을 느낄 정도의 보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북한과의 왕래도 제재로 인해 끊겼다. 조선학교에 대한 보조금을 제외시켰다. 아이들까지, 그것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차별을 하면 안 되는 교육에 대해 차별을 공공연히 한 것이다. 우익들이 초등학교를 습격한 사건도 있었다. 일본이 평양회담을 한 뒤 손바닥 뒤집듯 돌변해서 북한을 철저하게 공격하며 경제적 제재를 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에 사는 재일동포를 얼마나 못 살게 굴었는지 모른다. 물론, 그런 일을 한 일본 정부나 일본 사람들은 그런 일을 한 기억조차 없겠지만 당한 사람들은 쓰라린 가슴을 안고 있다. 특히 아이들을 향한 공격에 대해서는 말로 표현을 못 할 정도로 가슴이 아프다. 그러면서 아베 정권에서는 북한이 일본을 공격한다는 거짓말로 정권을 연장하고 지지율을 유지하면서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일본 정부는 자신들이 한 일을 조금이라도 기억하고 있다면 북한과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 것이다.

 

일본은 자신들이 한 일을 잘 알겠지만 기억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전혀 다른 얼굴로 북한에 접근을 할지도 모른다. 한국에서 북한과 일본의 대화를 주선해야 한다는 논조가 나온다. 그걸 보면서 일본이 부탁한 것도 아닌데 왜 한국이 나서야 하는지 궁금하다. 지금까지 한국과 문제가 있으면 항상 한국이 먼저 나서서 관대하게 대처했다. 한국에서는 일본이 어떤 뒤통수를 칠지 모른다는 불안이 있다. 하지만 북한과 일본의 대화를 위해서 한국이 나설 필요는 없다. 일본이 자존심 상해서 삐지면 더 골치가 아파진다. 일본을 왕따 시키라는 것이 아니다. 일본이 필요하면 자신들의 라인을 동원해서 얼마든지 북한과 접촉할 수 있다. 일본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은 자신들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인 것뿐이다. 일본은 자신들의 국익을 위해서 독자적인 외교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냥 놔두는 것이 최선이라고 본다. 일본은 북한에서 요청이 오는 걸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본이 아쉬운 것이 없다는 것이다.

 

 

오늘 아베 총리가 미국에 가서 얻은 성과로 북미 정상회담에서 납치문제를 거론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요며칠 여기자에 대한 성희롱으로 문제가 되었던 재무성 사무차관도 결국 사임했다. 징계성 파면이 아니다. 성희롱에 대해서는 부정하면서 재판은 진행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을 세계적으로 생방송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북한이 세계무대에 아니 평창올림픽에 올 때부터 많은 준비가 되었다는 걸 느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은 예측이 가능한 것과 예측이 안 되는 것이 있다. 일본에서 무엇 보다도 막고 싶은 것은 한반도가 통일하는 것이다. 남북한 사이가 좋아지는 것도 일본이 용납할 수가 없다. 일본이 어떻든 진행될 일은 나아갈 것이다. 일본에서는 세계가 일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세계가 일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남북한이 힘과 지혜를 모아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주변 국가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본다. 평화를 향해서 가겠다는데 어쩔 것인가? 일본이 언제까지 어깃장을 놓는다면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할 것이다.

 

 

사진은 벚꽃이 져서 강가에 떨어진 꽃잎이 떡가루처럼 모여서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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