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 19 동경과 오사카

5월 10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감염 확진자(양성 판정)는 22명으로 확진자 누계는 4,868명이 되었다. 사망자는 180명, 사망률 3.7%이다. 일본 전국의 신규 감염 확진자는 70명에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16,559명이다. 사망자는 646명, 사망률 3.9%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감염 확진자는 34명으로 내용을 보면 해외유입이 8명, 국내가 26명인데 이태원 클럽에 갔던 사람들인 모양이다. 확진자 누계가 10,874명으로 사망자는 256명, 사망률 2.35%이다.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가 8일 연속 100명 이하, 또는 5일 연속 50명 이하라고 하면서 마치 동경도에서 신규 확진자가 급격히 준 것 같은 인상을 주는 보도를 하고 있다. 자주 보고 있는 도요게자이 온라인 통계를 보자(https://toyokeizai.net/sp/visual/tko/covid19/ ). 동경도의 PCR 검사를 보면 5월 1-4일까지 0명이었다가 5일에 795건, 6일 328건, 7일 65건으로 나온다. 만약에 5일 795건 중에 신규로 검사해서 확진자가 적고 그 중 양성 판정이 적다면 확실히 줄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본적으로 PCR 검사를 받기 쉽게 해서 증상이 있는 사람은 검사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검사 조건을 완화했다고 하지만 검사를 받기가 어렵다. 또 하나는 감염경로를 파악하는 역학조사 결과도 필요하다.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 중에 감염경로를 알 수 있는 사람보다 알 수 없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나도 동경에 사는 사람이라서 동경도에서 신규 확진자가 줄고 코로나 19 감염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되기를 절실히 바란다. 그런데 신규 확진자가 확실히 줄고 있다고 판단하기에 PCR 검사가 너무나도 적다. 

 

오사카부에서 일본 정부가 비상사태 해제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서 오사카부가 독자적인 기준을 만들었다. '오사카 모델'이라는 기준을 보면 일주일 평균으로 잡고

1. 신규 확진자 감염 경로 불명 10명 미만

2. PCR 검사 양성률 7%미만

3. 중증 환자 병상 사용률 60% 미만

7일 연속 3 기준을 모두 달성했을 경우 5월 15일부터 단계적으로 비상사태를 해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사카부에서는 매일 3 기준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하고 있다. 오사카부에서는 PCR 검사를 대폭 늘려서 5월 1일에 3.527건을 했다. 다음은 연휴라서 쉬고 7일에 2,447건을 했다. 5월 초는 황금연휴였기 때문에 검사가 없어서 평균치를 내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아까 본 5월 4일  수치는 3 기준을 채우고 있었다. 그래서 오사카부에서는 필사적으로 PCR 검사를 늘린 것이 아닌가? 오사카부처럼 PCR 검사를 늘리면서 양성률 7% 미만, 역학조사를 해서 신규 확진자 감염 경로 불명 10명 미만이라고 하면 설득력이 있다. 사람들은 하루빨리 비상사태가 해제되길 바란다. 하지만, 감염 확산의 불안을 안고 해제가 되면 더 큰일이 생기니까, 감염이 통제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해서 해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5월 7일 통계를 보면 오사카부 PCR 검사 누계가 14,939건에 확진자가 1,713명이다. 그에 비해 동경도는 PCR 검사 누계가 12,879건에 확진자가 4,771명이다. 오사카부의 확진자수는 동경도의 약 36%에 달하는데, PCR 검사는 동경도보다 훨씬 많다. 확진자 비례로 하면 몇 배나 많은 것이다. 

 

오사카부의 요시무라 지사가 코로나 19 대처에서 맹활약으로 인기가 부상하고 극우의 모임인 일본유신회라는 오사카 지역 정당 출신인데도 불구하고 전국구가 되었다. 동경도의 고이케 지사는 활약하는 지자체장 중에서 요시무라 지사에 이어 2위라고 한다. 오사카부의 대처 방식이 아베 정권과 마찰을 빚으면서도 국민의 성원을 받고 주목을 받는 것에 대해 동경도에서도 같은 방식을 하고 싶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고이케 지사는 선거가 코앞이기에 코로나 19 대처에서 확실한 성과를 올리지 않으면 안 된다. 현실적으로는 어떻든 확실한 성과를 올렸다는 인상을 주는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해야 한다. 고이케 지사는 뉴스 앵커 출신이라서 그런지 이미지 메이킹을 아주 잘하는 인물이다. 고이케 지사가 만든 정당도 동경 지역 정당으로 도쿄 퍼스트회에서 희망의 당이라는 극우 정당이다. 동경도 지사나 오사카 부 지사도 다 극우이다. 일본은 아베 정권부터 동경도, 오사카부 지사까지 중요한 지역은 극우로 석권했다. 극우에도 성향이 있어서 약간 다르긴 하지만 극우이다. 

 

그래서 동경도에서 처음으로 양성률이라는 걸 발표했다(https://www.fukushihoken.metro.tokyo.lg.jp/iryo/kansen/youseiritsu.files/020508.pdf). 동경도가 발표한 양성률을 보면 생각보다 낮다는 것이다. 나는 몇 번이나 읽었지만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다지 어려운 계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일부러 어렵게 해서 이해하기 힘들게 만든 것으로 보일 정도다. 4월 11일과 14일이 피크로 31.6%였다고 하는데 요새는 7.5% 정도라고 한다(https://www3.nhk.or.jp/news/special/coronavirus/tokyo-positive/ ). 그렇다면 '오사카 모델'에서 제시한 3조 건 중 1조 건 충족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하지만 이 수치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오사카부처럼 PCR 검사를 대폭 늘리지 않으면 안 된다. 오사카부에서 전격적으로 대폭 늘릴 수 있는데, 동경도에서 검사를 늘리지 못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야말로 동경도는 오사카부보다 재원이 훨씬 풍부하다. PCR 검사를 늘리지 않은 상태에서 동경도가 발표하는 양성률은 의미 있는 수치가 되기는 힘들 것 같다. 동경도가 이런 수치로 신규 확진자가 확실히 줄었다는 근거로 삼는다면 문제가 있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3년을 기념하는 연설이 있었다. 중계로 들었는데, 일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일본 언론에서 한국과 일본이 해외에서 귀국을 협력해서 돕고 있다면서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사가 계속 뜨고 있다(https://www3.nhk.or.jp/news/html/20200510/k10012423771000.html?utm_int=news-ranking_access_list-items_019 ). 기사를 읽으면 한국도 일본인 귀국을 도왔다는 내용이 나오지만, 제목만 보면 일본이 한국을 돕고 있다는 뉘앙스가 세다. 다른 기사에서는 일방적으로 일본이 한국인을 돕고 있다로만 나왔다. 이런 기사를 읽으면 일본 사람들이 보기에 한국이 배은망덕한 것으로 보인다. 교묘하게 '혐한'을 유도한다. 아마, 그게 노리는 점이다. 먼저, 아사히신문에서 한국 정부에서 일본에 지원을 할 테니까 받아 줄 것이냐는 타진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한국 정부에서는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발표했다. 아베 총리가 한국계 의원이 판을 깔아서 의견표명으로 한국을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코로나 19 방역을 협력하고 싶다를 받아서 한국 언론에서 '이웃나라' 어쩌고 하면서 일본을 지원해야 하는 것처럼 보도했다. 한국 정부에서 다시 다른 나라에 대한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을 발표했지만 일본은 거기에 없었다. 일본 언론에서 다시 한국에서 익명으로 일본에 지원을 하면 안 되냐는 기사가 나갔다. 한국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 예전이라면 일본에서 옆구리를 찌르기 전부터 한국에서 알아서 먼저 일본이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 다음은 일본이 등에 칼을 꼽는다. 그런 걸 얼마나 반복해왔나, 이제야 겨우 한국도 일본에 대해 학습을 한 모양이다. 일본에서 아쉽다고 지원을 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절대로 자신들이 공식적으로 지원 요청 따위는 못하겠다. 그러니 입 닥치고 알아서 도와주라. 그래도 다음은 모른다. 한일관계 개선은 꿈도 꾸지 말고,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해 행사할 다음 단계의 압력을 준비하고 있다. 뭐 그런 스토리다. 초딩이 아니라, 유치원생도 이런 유치한 말장난과 도움을 얻고자 하면서 한편으로 공갈 협박하는 걸 받아 줄 수 있을까? 놀부 이상이다. 놀부가 부자였듯 일본도 한국보다 부자다. 지금 세상에 돈이 있으면 웬만한 것은 해결이 된다. 먼저 일본 정부가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일본 정부에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데, 남이 도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일본 정부나 매스컴은 한국과 자국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로 임하고 있다. 속내는 한국에서 지원해주길 바란다. 하지만, 요청은 하기 싫다. 지원은 바라지만 한국을 못살게 괴롭히고 싶다. 지원을 받아도 지원에 대해 비웃으며 '우월감'을 만족시키고 싶다. 일본 국내를 향해서는 일본이 아주 잘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적으로 봐도 아주 합리적으로 대처를 잘하고 있어서 유럽이나 한국에 비해도 인구비례로 보면 감염 확진자나 사망자도 적다. 이렇게 서로 모순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한국에 전해지는 소식은 일본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도 많다. 일본에서 보면 일본이 한국에 지원 요청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 한국에서 지원 어쩌고 하는 것은 한국이 일본에 대해 잘난척해서 인정받고 싶은 오지랖일 뿐이다. 정말로 지원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조용히 아무 말도 없이 상대방이 고마워할 것이라는 건 기대도 하지 말고 욕먹고 조롱당할 각오로 일본에 지원해라, 뭐 이런 걸로 읽힌다. 한국이 예수도 아니고 성인 군자일 필요도 없다. 

 

이제 와서 보면 한국이 일본에 지원할 것이 없다. 마스크는 이미 해결했다. 아베노마스크 두 장은 언제까지나 도착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집에서 만들어서 쓰고 수입도 많이 했다. 시중에 마스크가 돌고 있다. 마스크 수입을 많이 해서 경쟁이 심해져 가격도 많이 내려갔다고 한다. PCR 검사에 관해서도 일본의 보도를 보면 전혀 문제가 없는 걸로 보인다. 그러니, 혹시라도 한국에서 일본을 지원이라도 하게 되는 날에는 다른 문제가 생긴다. 일본 사람들은 일본의 보도를 믿고 있기에 마스크가 해결, 검사는 원래 필요한 것이 아니지만 어쨌든 해결, 치료제는 일본제가 있다. 이걸로 일본의 코로나 19 대처는 끝난 걸로 봐도 될 정도다. 일본 언론을 통해서만 보면 말이다. 

 

일본 정부와 동경도는 코로나 19 대처에서 나가는 방향이 같은 걸로 보인다.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으면서 효과가 있었던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수치상으로는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 4월 29일이 휴일로 5월에 들어 주말부터 6일까지 황금연휴였다. 연휴에는 PCR 검사가 적다. 이런 연휴에 적은 검사수를 가지고 평균을 내서 비상사태 해제를 한다는 걸로 가지 말고 이왕 비상사태를 연장했으니, 좀 더 기다려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런데, 비상사태를 연장하고 나서 분위기가 나쁘다. 비상사태를 연장하면서 동시에 조기 해제를 언급한 것도 아주 이상하다. 이대로 가면 다음 주 14일이나 15일에 비상사태 해제가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일본 정부는 전문가에게 의견을 듣고 있다지만, 일본 정부가 말하는 전문가 회의의 전문가는 아베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정권이 원하는 방향에 맞춤형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가 독립적으로 의견 제시를 하지 못하기에 전문가라는 말이 유명무실하다. 일본 정부와 동경도는 이대로 다음 주에 비상사태 해제로 움직인다면 코로나 19 대처 방역을 천운에 맡기는 걸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