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09 미카코 상의 결혼
오늘은 아침부터 날씨가 좋아서 바빴다.
아침을 먹을 겨를도 없이 겨울옷들을 빨아서 말리고 청소를 하고 그러고 나서 옛날 학생과 점심을 먹었다. 집 가까이에는 별로 좋은 곳이 없어서 그래도 그 중 괜찮은 이탈리안 피자를 먹으러 갔다.
옛날 학생 미카코상은 우등생이며, 성격도 좋고 예쁘다. 그런데, 남자 친구가 없었다. 믿기 어렵지만 사실이었다. 그래서 다른 여학생과 미카코상에 관해서 의견을 나눈 적도 있다.
사실, “미카코상이 뭐가 문제일까, 아무래도 문제가 없다는 게 문제인 것 같아”
미카코상은 내가 처음 맡았던 제미의 제미쵸였다. 삼 학년이었지만 책임감이 있었다. 내 제미는 국제적이며 자유롭고 사이가 좋았다. 그리고 수업시간이 끝나자마자 다른 수업을 듣던 학생들도 내 교실에 와서 뒹굴면서 놀았다. 나는 그 걸 보면서 일본 아이들이 버릇이 없는 것도 아닌데, 참 편하게 논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내가 있는 교실이 편해서였나 보다.
내 제미 학생들과 나는 손발이 척척 맞았다. 선생이 제대로 못하면 학생들이 더 잘한다. 내가 오빠처럼 여기는 학생이 했던 말이 있다..
“선생님 행운인 줄 아세요, 저희처럼 좋은 학생을 만났다는 걸”
그 친구는 원래 내 수업에 등록을 안 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지각도 결석도 없이 참가했다. 그리고 제미에서 오빠 노릇을 했다. 그 친구 결혼 때는 내가 불려 가서 스피치를 했다.
대부분 남학생은 일찍 결혼을 했다. 여학생이 서른 살이 되면서 나에게 누군가를 소개하라고 한다. 세상 남자들 눈이 삐였나 보다, 왜 이렇게 예쁘고 착한 아이들이 남아있을까?
특히 미카코상은 내가 아는 사람 동생을 소개하려고 한 적이 있다. 결국,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미카코상은 내게도 특별히 사랑스러운 사람이기도 하다.
근데, 미카코상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단다. 오늘 얘기를 들어보니 성실하고 아주 괜찮은 사람 같다. 참 잘됐다. 역시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착하게 살다 보면 결국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어있나 보다.
날씨가 좋아서 둘이 공원을 걸으면서, 글쎄, 누가 그러더라고
“선생님 행운인 줄 아세요, 저희처럼 좋은 학생을 만났다는 걸””
그게 정말인 것 같아,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예요. 우리는 선생님 제미였다는 게 자랑스럽답니다.
글쎄, 선생이라는 게 학생 안 테 배우는 게 더 많은데, 그렇다.
학생들이 선생을 선생답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적어도 나의 경우는 학생들의 교육? 에? 의해 선생이 되어갔다.
역에서 헤어지면서, 미카코상이 말했다.
선생님 제 결혼식이 정해지면, 선생님이 스피치를 해주셔야 해요..
알았어, 드레스는 준비되어 있거든.
근데 내가 좀 떨릴 것 같다. 내 결혼식도 아닌데,,,,,
미카코상 남편 되는 남자는 행운이다.
복권에 당첨된 거나 마찬가지다.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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