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10 친구 아버지 기일
지난주 좀 바빴습니다.
보통은 화요일에 강의가 많고요. 수요일은 일찍 끝나서 시장을 보고 집에 옵니다. 수요일에 일을 좀 많이 했고, 일년만에 친구도 만났지만, 다른 걸로 스트레스를 왕창 받아서 아주 피곤했습니다. 그리고 어제도 보통은 쉬는 날인데 연구회가 있어서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외출을 했습니다. 어제밤에 저녁에 같은 단지에 사는 친구가 문자를 보냈습니다. 마실 걸 많이 만들었으니까, 저녁 먹고서 놀러 오라고. 저는 밤에야 알았지요. 그래서 내일 간다고. 오늘은 아침에 날씨가 맑아서 일찍부터 베개와 이불을 뒤집어가면서 말리고, 빨래를 하고 바빴지요. 요즘 장마철에 들어서 맑은 때에 할 일이 많거든요.
금요일 밤에 구두에 깔았던 실리콘 깔창을 한쪽 잃어버려서 찾으러 밑에 까지 같는데 결국 발견을 못하고 돌아왔지요. 이 게 좀 비싸고 좋은거여서 아깝네요. 근데, 집 밖에 나가니 덥더군요. 제가 사는덴 안 덥거든요. 오히려 추울 정도로 선선한데…그래서 아이스크림을 세 상자 사 왔답니다.
친구네 집에 갔더니 3일 전이 아버지 기일이어서 저를 불렀나 봅니다. 저는 기일이 좀 더 늦은 줄 알고 있었는데, 벌써 3주기가 되었답니다. 세월이 빠르네요. 우연히도 오늘은 위아래로 검은 옷을 입고 갔네요. 쉬는 날은 편안한 색 옷을 입는데...
일본에서는 해마다 제사를 지내는 게 아니고 호지라고 일주기, 삼 주기 그런 식으로 한답니다. 다음은 몇 주기에 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친구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체력도 많이 강해졌고, 마음도 많이 정리가 된 거 같고… 저는 그런 걸 물어보진 않았지요. 친구는 아버지를 많이 사랑했거든요. 친구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아버지 혼자서 자녀들을 키운 셈입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친구는 이미 결혼해서 아이도 있었기 때문에 자기 살림하느라 바빠서 친정 일을 돌보지도 못했지요. 친구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부담을 안 주시고 사시다가 돌아가셨답니다. 돌아가시기 전 해 가을까지 고향집에서 혼자 사시다가 아무래도 혼자서 사시는 게 걱정이 되어 자식들이 사는 요코하마 노인홈으로 왔거든요. 그 이듬해 유월 초순에 돌아가셨는데,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가서도 며칠 안 계시고 손자들이 있는 앞에서 웃다가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친구에게는 갑자기 돌아가신 게 되었지만, 정말로 자식들에게 부담을 안 주고 돌아가셨습니다.
친구가 마실 걸 많이 만들었다고 해서, 저는 애프터눈 티로 알고 갔지요. 집에 갔더니 현관문을 열기 전에 벌써 집에서 향내가 납니다. 제가 간다고 청소를 해서 향을 피웠다는 거지요. 친구가 정리정돈을 아주 못합니다. 제 집에는 언제든지 사람이 와도 될 정도이지만, 친구네 집은 연락 없이 갑자기 갔다가는 큰일이 날 정도입니다. 정말로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제가 마신 걸 열거하면, 샹그리아, 사과식초 주스, 감귤류를 꿀에 절여서 만든 주스, 매실주스, 생강 비슷한 걸로 만든 우콘주, 마지막은 하이비스카스와 장미꽃잎차에 장미꽃잎을 띄워서 마셨지요. 색깔도 곱고 향기도 좋았습니다. 친구는 장미향을 좋아한답니다. 저는 장미향이 좋은 줄 몰랐는데, 친구가 좋아하고 즐기는 걸 보고 조금 친숙해졌습니다.
오늘 먹고 마신 건 친구가 집에서 다 만든 거랍니다. 예를 들어 팥을 삶아서 떡 하고 같이 먹은 것도, 둘 다 집에서 만들었고, 우묵도 먹었는데, 맛이 두 종류였거든요. 우묵은 사 왔지만, 단맛이 나는 흑설탕 소스와 신맛이 나는 식초 소스를 만들었지요. 매실주에 넣었던 매실로 쨈을 만든걸 크래커에 발라서 먹고, 아무래도 아버지 기일을 기리려고 만든 것도 있나 봅니다. 그래서 친구 나름대로, 친구 방식으로 저를 초대해서 기일을 지낸 거지요. 밖에서는 형제들끼리 만나서 식사를 했겠지요.
둘이서 음악을 들으면서 술이 들어간 것도 마시고, 차도 마시고 나서 밖으로 산책을 나갔답니다. 마침 비가 좀 내렸는데 우산을 쓰고 나갔지요. 그리고 둘이서 수다를 떨면서 산책을 했지요. 제가 뽕나무를 발견해서 친구에게 그 얘길 했더니 가서 보자고, 마침 뽕나무 열매가 익었길래 제가 좀 따서 줬거든요. 세 개쯤, 먹지 않고 꼭 손에 쥐고 산책을 하더라고요. 집에 가져가서 씻어서 먹을 건지, 아버지상에라도 올리려는 건지 모르지요. 거기에다 한 손에는 우산을 쓰고, 비는 벌써 멈췄는데 워낙 벌레를 싫어해서 나무에서 벌레가 떨어질지 모른다고 우산을 쓰고 산책을 했다는 겁니다. 저는 수국이 피기 시작해서 두 송이를 꺾어왔습니다. 한 송이는 하트형처럼 보입니다. 제가 사는 근방에는 수국 천지거든요. 여러 종류 수국이 많이 핍니다.
추신: 제가 사진을 올리는 게 시간이 걸려서 오늘 뮤즈님이 알려주신 사이즈를 줄이는 소프트를 다운로드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네이버에 회원가입도 했고요. 그런데 문자가 깨져서 제대로 다운로드가 됐는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건지 전혀 자신이 없습니다. 뭐, 하다가 못하면 포기 할 겁니다. 근데, 인터넷을 열면 바로 네이버가 나오는 데 이거 안 나오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저는 주로 구글을 처음에 나오게 하거든요. 네이버처럼 글도 많고 움직이는 광고도 나오면, 울렁증이 납니다. 앗, 오늘은 사진이 그냥, 빨리 올라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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