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16 토마토와 카네이션
오늘 동경은 5월 중순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햇살이 따가웠다.
기온은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습기가 좀 있었다. 그런데, 햇살이 독하도록 따가워서 정말로 5월이라고 믿을 수가 없었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파김치가 되어있다. 아니, 절여진 배추처럼 정말 늘어졌다.
지난 일요일 일본에서는 어머니날이었다. 나는 일찌감치 지난 연휴에 오랜만에 집에 가서 선물을 전하고 저녁을 먹고 왔다. 그래서 어머니날에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학생들에게 수업 중에 어머니날에 선물을 하라는 말을 했다. 어머니날이 지나면 확인을 하겠다고 했으니 나도 뭔가 해야 한다. 그래서 카네이션을 만들기로 했다. 토요일에 빌빌거리면서 앉아서 짙은 색으로 카네이션을 만들었다. 일요일에 좀 밝은 색으로 카네이션을 만들었다. 두 개를 같이 써도 좋을 것 같다. 카네이션을 세상 모든 어머니에게 드리는 마음으로 사진을 페이스북에 실었다.
화요일에는 논문 마감이 하나 있어서 좀 긴장을 했다. 분명히 논문이 들어있는 데, 서두르다보니 논문을 못 찾겠다. 젊은 직원이 같이 봐줘서 어떻게 찾아서 냈다. 예정에도 없었던 짧은 미팅이 두 개나 들어와 부산했다. 요새 주위에서 문제가 된 것을 어떻게 처리될지, 모쪼록 순조롭고 원만하게 진행되었으면 한다. 그냥 스트레스를 받아서 평소에 잘 안 먹는 고기를 샀다. 고기를 먹기가 거북하다. 몸에서 고기를 안받아 주는 모양이다. 은근히 몸이 까다롭다.
하얀색과 검정색 체크무늬의 에프론 셔츠에 밝은 색 카네이션을 브로치로 달고 학교에 갔다. 학생들에게 내가 만든 카네이션을 보여줬다. 학생들이 재미있어 한다. 다른 사람들이 갖고 싶어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핑계로 다른 하나는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실은 내가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갖고 다니는 것이다. 카네이션을 가져가서 보이니 친구가 예쁘다고 웃는다. 다른 선생은 사러 가겠다고 팔지 않느냐고 묻는다. 꽃을 만들어 보니 재미있다. 다른 색으로도 꽃을 좀 만들어야지. 지금 검은색으로 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