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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 19 헤매는 동경올림픽

6월 6일 현충일, NHK에 의하면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가 26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5,36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11명으로 사망률 5.79%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46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17,876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929명으로 사망률 5.2%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51명으로 그중 8명이 해외유입, 43명이 지역감염이다. 확진자 누계는 11,719명으로 사망자 누계가 273명, 사망률 2.33%이다. 일본의 코로나 19에 대한 통계는 자신들의 보도만으로도 이상한 점이 많아서 신뢰하기가 어려워서 어디까지나 대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 참고가 될 뿐이다.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 중 12명이 같은 가게에서 일하는 호스트라고 한다. 동경도에서 다시 신규 확진자가 늘면서 '밤거리'와 '접대하는 가게'에서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다고 연속해서 주의를 하고 있다. 같은 가게에서 집단감염으로 이 정도 숫자가 나왔다는 것은 가게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걸로 보인다. 파칭코는 비대면으로 간격을 두고 앉아 마스크를 쓰면 방역수칙을 지키기도 쉽지만, 호스트 클럽이나 성 풍속점, 음식점과 술집도 방역 수칙을 지키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호스트 클럽이나 성 풍속점은 사람과 사람이 밀착하는 것이 서비스다. 음식점과 술집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먹고 마신다. 흥분상태에서 먹고 마시고 떠들다 보면 코로나 19 방역은 쉽게 잊히는 게 아닐까? 

 

오늘 일본 뉴스를 보면 연일 문제가 발각해서 뒤처리에 허둥지둥하는 걸로 코로나 19 대응은 잊은 것 같은 아베 정권이 점점 코너에 몰리는 게 보인다. 코로나 19가 확산되면서 동경올림픽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던 아베 총리는 "완벽한 형태로 치른다"라고 했다. 완벽한 형태가 아니면 의미가 없는 것처럼 강조해서 말했다. 나는 지금까지 올림픽에 '완벽한 형태'가 있고 완벽하지 못한 올림픽이 있다는 걸 몰랐다. 물론,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처럼 소련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미국이 보이콧을 선언했고  많은 나라에서 미국에 동조해서 보이콧을 하거나 선수 개인이 참가하는 '반쪽짜리' 올림픽이 되기는 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그런 심각한 정치적인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뜬금없이 왜 '완벽한 형태'라는 말을 할까 했다. 아베 총리는 아무래도 미래를 예견하는 '신기'가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완벽한 형태'로 치를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날 것이라는 걸 예견한 것이 아닐까? 오늘 뉴스에서 보니 동경도 지사가 동경올림픽을 '합리화'해서 '간소화'하자는 방향으로 검토하는 모양이다. 개회식이나 폐회식을 없앤다는 말도 있는데, 올림픽에서 그게 없으면 그야말로 앙꼬 없는 찐빵이 되지 않을까? 코로나 19 대처로 참가자나 관객 모두에게 PCR 검사를 하는 의견도 있지만, 현재 일본, 동경도의 PCR 검사 역량으로서는 무리다. 일본에서 코로나 19가 피크에 달했을 때도 1만 명을 넘지 못했고, 아직까지도 하루에 최대치가 1만 명 수준이다. 동경도는 하루 최대치가 500명으로 본다. 아직도 동경도의 PCR 검사는 확진자의 3배에 달하지 않고 있다. 올림픽 경기를 무관중으로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나처럼 올림픽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어차피 올림픽을 보러 가지 않기에 상관이 없다. 하지만, 무관중 올림픽이 된다면 '완벽한 형태'가 아닌 '완벽하게 망한'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베 총리나 올림픽 개최도시인 동경도 지사는 동경올림픽을 치르는 것이 최고의 정치적 치적으로 남을 것이라서 어쨌든 올림픽을 개최하고 싶다. 이제와서는 자신들의 무능함과 부정부패를 덮을 최대의 이벤트로 동경올림픽이 꼭 필요하다. 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모든 것을 만회하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올림픽을 치르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올림픽을 계기로 해서 국내외에서 관광객을 끌어 모아 경기회복을 하고 싶었다. 1년 연기로 인한 비용 부담, 코로나 19가 잡히지 않으면 올림픽을 개최하더라도 부담은 지지만 이익을 볼 수가 없는 이벤트가 되고 만다. 동경올림픽에서 이익이 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정치가로서는 올림픽을 개최하는 치적이 가장 중요하지만, 억지로 올림픽을 했다가 올림픽도 망하고 다시 빚만 늘어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설사, 빚이 늘어도 정치가는 책임을 지지 않고 국민과 도민에게 빚더미를 남겨줄 뿐이다. 동경도는 올림픽 이전에 재정이 바닥이 났다고 한다. 그래도 올림픽을 놓치기 싫어서 갖은 노력을 하는 걸 보여준다. 동경올림픽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동경도 지사다. 어제 동경도 지사 재선 출마 표명을 했다. '정치적인 퍼포먼스' 분야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그녀는 코로나 19 국면에서도 동경도의 재원을 활용해서 자신의 인기를 얻는 행동을 보여왔다. 실제로는 무능함으로 정책다운 정책이 없는 가운데 비상사태가 장기화 함으로 외출 규제와 휴업 요청으로 인해 동경 경제를 붕괴시키다시피 했지만, 그건 나중에 가서 알게 될 일이고 재선을 하고 나면 다시 어떤 '정치적인 퍼포먼스'로 도민들의 눈을 가릴지 모른다. 일본에서는 다시 빚을 내서 동경올림픽이라는 큰 잔치를 할 모양이다. 일본 상황으로는 빚을 내도 갚을 능력이 없는데 자꾸 무리를 하고 있다. 코로나 19를 잡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선결해야 하는 문제인데, 정작 코로나 19는 그냥 두고 자꾸 다른 일로 구멍을 메꾸려고 한다. 코로나 19를 잡지 못하면 구멍이 자꾸 커진다는 걸 모르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한국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늘기도 하지만 좋은 뉴스도 있다. 일본에서 보면 한국은 아주 살만한 것처럼 보인다. 일본에서는 도무지 좋은 뉴스라고는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된 지 꽤 오래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태가 훨씬 더 심각해진 것뿐이다. 지난 5월 중순에 코로나 19로 인해 최악의 경우 301만 명이 실업자가 될 수도 있다는 예측이 있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242557014d7663df45de77f57e87ce18bbb29f09 ). 리먼 쇼크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6월 5일 후생노동성이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2만 명 이상 해고당하거나 계약을 갱신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달 21일 1만 명에서 2주 만에 추가로 1만 명이 발생해서 정부가 고용 유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효과가 없다고 한다( https://news.yahoo.co.jp/articles/0de803eb7a2461b33155f2456ec3ccbc3b357986). 정부는 현정권의 실책, 부정부패가 연달아 발각되어 그 뒤처리를 하기에 급급해서 코로나 19도 뒷전이고 국민들의 고용에 대해서 어떤 대책을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를 정도다. 이런 비상시국에 정부가 최선을 다해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려는 걸 보여야 한다. 말로만, 하는 척만 하지 말고 제대로 해야 국민들도 살아갈 힘이 생긴다. 정부가 국민을 내팽개친 모양새라서 국민들이 자구책을 강구하고 각자도생으로 힘쓴 결과 감염이 확산되는 걸 방지할 수가 있었다. 정부가 고용유지와 경제정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코로나 19가 안정이 되어도 더 어려운 상황을 맞는다. 

 

가장 먼저 일본 정부는 코로나 19를 제대로 잡으려는 의지와 행동을 보여야 한다. 모든 것이 다 코로나 19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렇게 꿈에 그리던 동경올림픽도 코로나 19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본다. 일본에서 코로나 19를 확실히 잡으면 내년 동경올림픽도 '합리화'나 '간소화'하지 않고 올림픽을 치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와서 관광을 활성화하고 싶으면 코로나 19를 잡아야 한다. 코로나 19가 잡히지 않으면 외국인은 고사하고 국내에서도 사람들이 움직이지 못한다. 

 

오늘 오랜만에 만난 강아지 산책을 같이 하는 이웃이 골프를 자주 가는데, 요새는 골프장을 이용하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한다. 골프장에 가서 골프만 하고 온다고 한다. 골프 클럽에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는 일도 없고 골프가 끝나서 샤워를 하는 일도 없다. 오로지 골프만 하고 온다. 그래도 동경에서 다른 지역으로 나가면 오는 걸 싫어한다고 한다. 골프장에 사람이 없다고 널널해서 좋다고 한다. 감염될 우려가 있으니 오로지 골프만 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말을 했다. 일본에서 골프는 사람들과 교제, 사교가 주된 목적이었는데 이제는 오로지 플레이만 하는 걸로 바뀐 모양이다. 

 

동경올림픽이 연기되고 그 후 코로나 19에 직면해서 동경올림픽은 더 이상 이전에 생각했던 꿈에 그리던 올림픽이 아니다. 꿈에 그리는 올림픽은 사기에 가까운데도 사람들에게 허망한 꿈을 꾸게 만든 것은 덴츠가 광고를 잘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번에 덴츠와 정권이 불가분의 이익 공동체였다는 것도 확연히 드러났다. 꿈이 아닌 많은 부담을 동반한 억지로 올림픽이 되고 말았다. 이전에는 부담이 있어도 이익이 더 클 것으로 봤기에 꿈에 그리는 올림픽이라고 선전할 수 있었다. 일본 국민에게는 코로나 19를 수습하지 못하면서 동경올림픽에 집착하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올림픽을 취소하기를 원해도 현정권이나 동경도 지사도 아무도 취소하자는 의견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다. 설사 망한다고 해도 올림픽을 개최하는 선택을 할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코로나 19 대처나 다른 일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사고나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 공격당한다. 정치가들은 자신들의 권력과 기득권이라는 이익 공동체의 이익 추구가 최우선이다. 나는 일본에서 그동안 동경올림픽에 대한 꿈을 얼마나 부풀려왔는지 알기에 부푼 꿈을 터뜨리고 싶지 않다. 그래도 일본에서 많은 사람들이 올림픽을 개최하는 걸 원한다면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좋겠지. 하지만, 어중간하게 개최하면 비용은 비용대로 들면서 올림픽에서 얻는 이익이 줄 것이다.

 

만약에, 동경올림픽이 열려도 오로지 경기만 하는 것이라면 포스트 코로나로 '새로운 형태'의 올림픽이 될 것이다. '완벽한 형태'는 아니지만 일본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올림픽 개최에 도전하는 것은 어떨까? 아예, 방향을 전환해서 참신하게 '새로운 형태'의 올림픽을 제시하는 것도 방법이다. 동경도 지사나 동경올림픽 조직위원회 모리 회장, 아베 총리, 아베 정권의 면면과 일본 정부와 이익 공동체로 유착관계에 있는 덴츠를 생각하면 거의 '기적'을 바라는 것 같다. 상상하기 어렵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