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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열폭하는 일본

2018/06/13 열폭하는 일본

 

오늘 동경은 기온은 낮지만 습기가 많은 불쾌지수가 높은 날씨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에 가는데 몸이 아프고 저렸다. 습도가 너무 높아서 안개 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아침에 첫 교시에서 어제 있었던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해설을 했다. 소수가 내 해설을 듣고 인식을 새롭게 한다. 많은 학생들이 어제 일본에서도 많이 보도가 돼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안다. 나는 일본의 보도를 보지 않았다한국에서 보도하는 것과 호주 라디오를 들었다. 학생들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 화를 내는 감상문을 받았다. 어젯밤부터 한국 드라마에 '헤이트 스피치' 댓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드라마 내용으로 볼 때 한국은 도대체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다. 거기에 사는 인간들도 X같다. 드라마에 대해 호평을 쓴 댓글을 보면 어느 나라 인간인지 알 수 있다. 한국인들이 드라마 평가를 올리려고 환장했다는 식이다. 일본에서는 한국에 대해 좋게 말하거나 일본에 대해 비판하면 '조선인'이 되고 만다. '반일' '매국노'라고도 한다.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한국 드라마 재방송을 한국인들이 왜 평가를 올리느냐고 묻고 싶다드라마 비평이 아니라, '헤이트 스피치'를 싸지르려는 확신범이다. 문장을 보면 꽤 인텔리다. '헤이트 스피치' 하는 사람들이 학력이 낮은 사람들이 아니다.

 

어제부터 북미 정상회담에 관한 기사에도 '헤이트 스피치'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기사 내용과 아무 상관없는 외모 비하도 있었다. "조선인들 얼굴은 하나같이 다운증후군 같다, 인간의 얼굴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썼다. 조선인 비하를 하려면 조선인만 할 것이지 뭔 죄가 있다고 다운증후군까지 비하를 하는지, 착찹했다. 어제부터 댓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서 뭔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조짐이 보였다. '헤이트 스피치' 회오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넷우익들이 자극을 받았나 보다.

 

아니나 다를까, 학생들 감상문을 읽었더니 "북한의 핵폐기 비용을 왜 한국과 일본이 댑니까? 북한이 일본 영토에 미사일을 쐈는데" 북한이 일본영토에 미사일을 쏜 것이 아니다. 사실관계에 상관이 없이 북한이 일본을 공격하는 걸로 되어 있다. "아베 총리 친구인 트럼프 대통령이 배신했다. 어떻게 친구네 나라를 공격한 북한과 악수를 할 수 있느냐", "미국이 북한에게 속았다, 북한이 뒤돌아서서 뭘 할지 알게 뭐냐", "아무런 의미도 없는 쇼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와 노벨상에 눈이 멀었다" 고 한다.

 

일본은 너무 착하고 순진해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믿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식이다. 북한에 속으면 안 된다고..... 아무렴 미국이 북한에 속을까? 가만히 있는 일본에게 돈을 내라니 황당하기 그지없다고, 북한을 위해 왜 돈을 내야 하느냐? 납치문제도 해결하지 않은 북한을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다고 강경한 발언들이 이어진다. 일본 학생들이 이렇게까지 적나라하게 화를 내는 걸 보기가 드물다.

 

점심시간에 뉴스를 잠깐 확인했다. 산케이신문 기사를 봤더니 한국 신문 기사에서 인용한 걸로 도저히 같은 뉴스를 봤다고 볼 수가 없는 내용이었다. 한국 신문이라는 것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였다. 역시 그렇구나, 같은 장면을 봤는데 어쩌면 이렇게 다를 수가 있는지, 재주도 용하다.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해서 SF소설을 쓴 것처럼 보였다. 북한이 사악해서 미국이 당했고, 일본이 당했고, 한국이 멍청한 것으로 나온다. 아니, 앞뒤가 안 맞잖아. 지금까지 북한을 그렇게 조롱하더니 그런 북한에게 미국이 왜 속아? 북한 비행기가 싱가포르까지 날지도 못한다고 난리를 치더니 날았잖아? 자신들이 뭘 하는지 모른다한국인 교수를 내세워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시키고 있다일본은 판을 깨려고 죽자 사자 훼방 놓으러 다녔지만 실패했다. 그런 걸 일본이 순진해서 당했다고 뒤통수를 맞았다고 한다. 웃긴다. 마치 자신들이 세계평화를 위해서 동분서주 노력하는데 끼워주지 않는다고 하는 것 같다. 아주, 자작극을 조작하고 있다. 조작의 달인들.

 

어제 북미 정상회담으로 일본 열도는 분노에 휩싸였다. 도저히 북미 정상회담과 북한을 용납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일본이 북한을 용납하던 말던 북미 정상회담을 가지고 양국의 원수가 합의한 내용을 실행해 나가겠지. 약속을 이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한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점쟁이도 아니고 어떻게 아냐고? 북한에게 속았는데, 돈까지 갈취당할 것 같다고 화를 내고 있다. 내가 말했다. 일본이 북한과 관계를 가지고 싶지 않으면 안 가지면 된다. 언제까지나 납치문제를 물고 늘어져도 된다.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배상금을 줘야 하는데 주지 않았다. 일본이 북한에 빚을 졌는데 갚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그것에 대해서도 모르겠다, 배 째라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라. 그런데 북한에 대해 배상금을 갚고 국교정상화를 하는 것이 일본에도 득이 되는 길이다. 아니면 북한의 경제개발에 참가할 수 없으면 일본이 손해다. 북한이 돈을 요구해서 일본이 돈을 주는 것이 아니다.

 

일본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 납득할 수 없다고 북한과 한국에 대해서 열폭하고 있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방귀 뀐 놈이 성을 낸다고 했나? 훼방 놓느라고 열심히 뛰어다녔는데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고 북한과 한국에 성을 내는 것은 뭔감?? 당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일본 정부가 자신들 꾀에 자신들이 속아 넘어가는 것 같다. 일본 국민들이 이렇게 화를 내고 있으니 지금까지와 달리 북한과 대화를 하려고 해도 국내에서도 반발하고 북한도 쉽게 받아 주지 않을 것이다. 자업자득이랄까, 열폭하는 일본 매스컴이나 사람들이 아주 재미있다. 어디까지 갈지, 아예 지구를 떠날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