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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학생

일본, 코로나 19 느슨해진 분위기

6월 23일 NHK에 의하면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31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5,840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23명으로 사망률 5.53%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57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18,746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978명으로 사망률 5.21%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46명으로 내역을 보면 해외유입이 30명, 지역감염이 16명이다. 해외유입이 많은 것은 어제 러시아 선박에 감염자가 많이 나왔기 때문인가? 확진자 누계는 12,484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81명으로 사망률 2.25%이다.

 

오늘 온라인 강의를 마치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버섯을 찾아 나섰다. 어제까지 비가 왔지만 오늘은 맑은 날씨였다. 버섯을 보러 다니기 위해 장화를 사고 모기향을 피우거나 모기가 오지 않게 하는 걸 사야 한다. 주변을 보면 강아지 산책을 하거나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모기향을 달고 다닌다. 친한 이웃에게 물었더니 모기향을 피우고 달고 다니는 걸 사라고 한다. 어제 마트에 갔더니 있었는데, 조금 망설였다. 다른 지인은 손목과 발목에 다른 걸 차고 다닌다. 어느 쪽이 좋은지 비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모기향을 달고 다니면 훈제가 되어 냄새가 밸 것 같다. 내 스타일과도 맞지 않는다. 손목과 발목에 차는 것은 보통 약국이나 마트에 팔지 않아서 사기가 귀찮다. 어쩌면 모기향을 달고 다니게 될지 모르겠다.

 

장화도 일층에 사는 사람이 곤충채집을 하고 주변 식물을 돌보고 관리할 때 장화를 신고 있다. 오늘 버섯을 보러 다닐 때 신을 장화를 사려고 하는데, 어떤 장화가 신고 많이 걸어 다녀도 되는지 물었더니, 자기는 가까운 곳에서만 사용하기 때문에 모른단다. 버섯을 보러 다니면 젖은 길에서 미끄러지거나 가파른 길에서 미끄러지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꽤 멀리 가거나 장시간 걸을 때도 있어서 걷기에도 편해야 한다. 내가 필요한 용도에 맞춤형 정보가 잘 없다. 아는 지인은 그냥 장화를 샀다고 한다. 시간이 있을 때 도보거리에 있는 신발이 많은 곳에 가서 장화를 봐야지. 인터넷에서 봐 둔 것이 있기는 있지만 신발가게에 가서 실물을 보고 정해야지. 산이나 들에 다닐 장화가 아닌 멋쟁이 장화는 집에 두 켤레나 있다. 비가 오거나 겨울에 신어도 되는 에나멜 부츠를 두 켤레 샀는데, 이전에 아주 편하게 잘 신었던 브랜드여서 샀더니 편하기가 예전만 못하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책방에 가서 잡지를 보고 올봄 트렌드가 어떤지 구경을 했다. 잡지에는 코로나 19 사태는 없는 일처럼 봄과 여름을 향한 패션이 펼쳐지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온라인 강의를 해서 대학에 나갈 일이 없으면 굳이 옷을 새로 살 필요가 없다. 해가 바뀌고 학기를 시작하게 되면 준비하느라고 괜히 옷도 새로 사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온라인이라면 집에서 할 거니까, 있는 옷을 입으면 된다고 생각하니 재미가 없다. 돈을 쓰지 않는 것도 있지만, 별로 큰돈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서 돈보다 재미나 즐거움이 줄었다는 것이 컸다. 가만히 생각하면 항상 밖으로 나돌고 일하는 생활, 다른 사람 앞에 서는 생활을 해와서 집이나 주변에서 편하게 입을 옷이 적은 편이다. 그런 옷도 많은데, 내가 입고 다니면 너무 눈에 띈다. 원래 눈에 확 띄는 사람이라서 많은 연구를 했지만 입는 옷에 따라 눈에 띄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결과도 얻었다. 하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눈에 띄는 사람은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그냥 편하게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하다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로나 19 사태가 심각하게 진행될 때는 일주일에 한두 번 밖에 마트에도 가지 않고 주변을 산책하지도 않았다.

 

요새 많이 누그러진 분위기라서 조금씩 버섯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버섯을 보는 것은 사람이 없는 곳을 다니는 것이라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니까, 아주 기분이 좋다. 오늘 걸으면서 보니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꽤 있었다. 분위기도 긴장감이 많이 누그러져서 편한 느낌이 든다. 나도 거리를 멀찌감치 유지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녔다. 그래도 사람들이 맞은편에서 걸어오면 손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고 나름 신경 쓰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 다른 사람들이 불안하지 않게 하는 행동이다. 온라인 강의를 네 시간 반이나 하고 버섯을 찾아서 두 시간 반이나 걸어 다녔더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온라인 강의가 보통 강의보다 훨씬 더 피곤하다. 네 시간 반을 떠들고 나면 머리가 멍해진다. 바깥공기도 마시고 기분전환을 위해서 버섯을 찾아다니면 강의와 다른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모기도 막 떼로 몰려온다. 그래도 버섯을 좀 많이 따와서 손질을 하고 데쳐서 저녁에 먹고 내일 먹을 수 있게 냉장고에 보관했으니 수확이 좋았다.

 

내일은 아침에 강의가 하나 밖에 없어서 일찍 끝나는 날이다. 마트에 가서 식량을 사는 날이기도 하다. 내일은 좀 먼 곳까지 걸어가서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에 고추장이 있으면 사 와야지. 쌈장을 만들어서 주위에 나눠주고 나도 여름 동안 먹을 걸 만들고 싶다. 보통은 고추장을 사지 않지만 올해는 고추장을 넣고 싶어 졌다.

 

월요일에는 매실을 주운 것과 산 걸 합쳐서 매실잼을 많이 만들었더니 뿌듯했다. 벌써 한 병을 먹었지만 집에서 지내면서 편하게 먹을 간식거리가 있다는 게 좋다. 올해는 코로나 19 사태로 집에서 지내느라고 머위와 양파 장아찌도 담가서 먹는다. 양파는 다 먹었지만 머위장아찌는 아직 많이 남았다. 집에 장아찌나 쌈장과 같은 저장식품이 있으면 여름에 간편하게 식사를 할 때 크게 도움이 된다. 보통은 쌈장을 대량으로 만들어서 주위 동료에게 나눠줬는데, 올해는 코로나로 학교에 가지 않기 때문에 동료들도 만나지 못해서 쌈장을 줄 수도 없다. 내가 만든 쌈장은 동료 가족들도 좋아하는데..... 만날 수 없으니 평범한 일도 소중하게 느껴진다. 내일을 고추장을 사서 쌈장을 많이 만들어서 이웃에게 나누고 나도 두고두고 먹어야겠다. 동경은 장마철이라서 거의 매일 비가 오고 있다. 

 

내일도 버섯을 보러 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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