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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소나기를 기다린다

2015/08/11 소나기를 기다린다

 

오늘 동경은 좀 선선해서 최고기온이 31도였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개인적인 정치적 견해를 확실히 밝혀서 “폭염 반대!”라고 했더니 바로 그날 저녁에 소나기가 내렸다. 가끔은 정치적인 견해를 확실히 하는 것도 좋은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소나기가 너무 오랜만에 오는 것이라, 반가워서 소나기가 오는 동안 베란다에 서서 냄새를 맡으며 비를 만지고 있었다. 올해 장마가 징그럽게 길더니만, 여름에 비도 한 방울 안 비추며 35도가 넘는 나날이 며칠 계속되었나

결국, 블로그를 올리고 나서 무더위를 견디며 식량을 조달하러 가방을 끌고 언덕을 내려갔다. 살 것도 별로 없어서 토마토가 세 개, 아이스크림을 세 상자, 소면을 세 봉지 사왔다. 밤에 소나기가 내렸다. 비가 내린 다음날 아침은 바람도 상쾌헀다. 상쾌한 바람을 느끼니 집에 있기가 아까웠다. 야채를 사러 나갔다. 너무 일찍 가서 야채가 없었다. 오랜만에 계란집에 가서 계란을 사고 토마토를 하나 얻었다. 돌아오는 길에 야채를 가져다 놓는 걸 봤다. 토마토는 다 사고 말았다. 다른 야채도 넉넉히 사서 친구네도 나눠주고 집으로 왔다. 주말에 먹을 걸 확보해서 뿌듯했다. 토마토가 아주 맛있다

그리고 청소했다. 겨울에 깔았던 카펫도 걷어내고 테이블도 돌려서 놓고 여름용으로 얇은 카펫을 다시 깔고 빨래를 하면서 오전을 분주하게 보냈다. 오랜만에 육체노동을 했다고 좀 피곤했지만, 날씨가 최고기온 32도로 선선해서 살맛이 났다. 정말로 즐거운 토요일에 상쾌한 여름 날씨였다. 저녁에는 정말로 오랜만에 산책도 나갔다.

일요일도 33도까지 올라갔지만, 지금까지 지낸 걸 생각하니 지낼 만했다. 그래도 햇볕이 들어오지 못하게 창문과 커튼을 내리고 지냈다. 요새 집중해서 하는 일이 거진 끝나간다. 어젯밤 1시가 넘도록 일을 해서 친구에게 보냈다

오늘은 월요일 도서관에 새책이 오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도서관에 갈 준비를 해서 나갔다. 야채를 사러 먼저 들렀더니 살 것이 없었다. 다음 농가에 들렀더니 방울토마토가 한봉지 있어서 샀다. 도서관까지 걷는 데 한시간 가까이 걸려서 결국 더워졌다. 그래도 오늘은 옷도 제대로 챙겨 입고 갔다. 그동안은 35도를 넘는 날에 도저히 옷을 입을 수가 없다. 챙피하지만, 이상한 옷차림으로 가서 도서관에 도착해서 대충 씻고 갈아입기도 했다

오늘 블로그에는 좀 심각한 내용을 쓰려고 자료도 준비를 했는 데, 도서관에서 7시간 집중해서 책을 몇 권 읽고 집에 와서 친구와 서류에 관해 의견교환을 30, 다시 집중해서 일을 했더니 너무 피곤해서 못 쓰겠다. 창밖에는 매미가 떼를 지어 울어댄다. 방에도 들어와서 입체적인 음향으로 울어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매미울음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비가 크게 쏟아지는 줄 알았다. 매미울음소리에 저항하면서 뭔가 하려고 했더니 괜히 피곤하다

그런데 오늘 오후에도 살짝 소나기가 내렸다. 내일은 다시 상쾌한 아침이 되겠지? 소나기가, 상쾌한 아침이 기다려진다

강에서 오리가족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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