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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아베 중도 사퇴의 후폭풍

NHK에 따르면 8월 29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247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20,56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58명으로 사망률 1.74%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밤 8시 현재 845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68,200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285명으로 사망률 1.88%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323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308명, 해외유입이 15명이다. 확진자 누계는 19,400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321명으로 사망률 1.65%이다. 일본에서 오늘도 사망자가 11명 발생했다. 한국에서도 5명 발생해서 근래 감염자에 고령자가 많다는 걸 알려준다. 

 

오늘도 동경은 폭염으로 일기예보에 의하면 최고기온이 36도로 나왔는데, 나중에 조정이 되어 34도라고 한다. 34도라고 했지만, 아주 햇볕이 강해서 34도처럼 느껴졌다. 내가 사는 주위에는 보육원부터 시작해서 고등학교까지 도보 10분 반경에 있다. 보육원이나 유치원, 중학생은 집 앞을 지나다니기도 한다. 중학생이나 간혹 고등학생이 지나가는 걸 보면 가장 더운 오후 시간에 하교하는데 머리에 모자도 쓰지 않고 양산을 쓴 것도 아니라서 아이들이 더워서 지칠 텐데 하고 바라본다. 아이들이 더워서 힘이 없고 느릿느릿 걷는다. 여름에 최고기온이 35도 넘으면 거의 재난급 더위인데 뭔가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초등학생들에게 양산을 쓰지 말라고 한단다. 양산으로 다른 아이가 다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 오는 날 우산을 써도 되는데 햇볕이 강한 날 양산을 쓰면 안 된다니 이상한 논리다. 다른 곳에서는 양산을 쓰면 자연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되니까, 양산을 쓰라는 곳도 있단다. 이제는 남성에게도 더운 날에는 양산을 쓰라고 권하는 시대가 되었다. 어린이는 지면에서 반사하는 열을 받기가 더 쉬워서 어른보다 더위에 약하지 않을까? 허긴 이런 더운 날에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해서 열사병으로 쓰러져서 구급차에 실려가는 일도 있다. 어제도 마트에 가는 길에 바로 눈 앞에 구급차가 있었다. 저녁에는 차도 다니지 않는 한산한 집 앞길에 구급차가 여러 대 와서 옆으로 맞은편 두 동밖에 없는 단지 앞에 한참 서 있었다.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지만 이제는 구급차를 보고도 그런가 할 정도가 되었다. 

 

어제 아베 총리의 갑작스러운 중도 사퇴로 인해 후폭풍이 불고 있다. 나는 일본 언론이 지난주 초부터 낌세를 알고 있을 걸로 봤다. 직전에 헷갈리게 만드는 보도도 있었지만 자신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걸 온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2주에 걸쳐 현장 중계까지 해놓고 다시 짠하고 나타났다가 그야말로 뭔 욕을 먹을지 모른다. 코로나 19 대책을 하지 않아 감염 확대로 매일 10명 이상 죽어가는데, 조금 전에는 열사병으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는 와중의 일이다. 거기에 경제를 시원하게 말아먹은 책임이 있는 중죄인인데, 그런 책임추궁을 회피하려고 건강 이상설을 이용한 걸로 보일 정도다. 언론에서 아무리 아베 총리에 대한 보도만으로 일본에서 다른 일이 없는 것처럼 도배해도 지금 전염병이 돌고 있는 비상시국이다. 평화롭게 총리의 건강상태를 걱정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그럼에도 언론은 총리가 갑작스러운 사퇴라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어제 총리의 회견을 들으면서 이상했다. 말로는 건강에 이상이 있어서 책임을 완수하지 못하니까 사퇴한다고 하면서도 미련이 가득한 누가 자기가 사퇴하는 걸 말렸으면 하는 뉘앙스가 흐르고 넘쳐서 짜증이 났다. 출구전략 시나리오를 짜서 최적의 타이밍에 좋은 구실로 사퇴를 하게 되었다. 앞으로 자신의 무능과 실책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지 않으면서 권력에 대한 집착을 보여도 지금까지 해온 일에 책임을 지게 생겼다. 국가나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비상시국에 도망치듯 사퇴하는 것이지만, 총리 입장에서 보면 출구전략을 잘 짜서 성공한 것이다.

 

어제부터 아베 총리를 미화하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한다. 최장수이지만 최악의 총리라는 여론이 어디로 갔는지 태도를 바꿔서 아베 총리가 대단한 위업이라도 달성한 것처럼, 엄청난 실책으로 일본을 망하게 했는데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일체 볼 수가 없었다. 나는 현재 놓인 상황에 대해 객관적인 분석을 할 줄 알았다. 아니었다. 미화가 아닌 우상화하는 수준으로 보도가 바뀌는 걸 보고 정말 언론 플레이가 끝내준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낀다(https://news.yahoo.co.jp/articles/d22a36ad8aebafa71a926a4c4ff7b25860fe7456). 언론이 그런 방향으로 흐른다면 아베 정권이 장기집권으로 쌓인 적폐가 대단한데 전혀 청산할 수가 없다는 의미로 일본의 앞날은 더 갑갑하고 어둡게 된다는 걸 약속한다. 

 

오늘 한국에서도 민주당이 새로 이낙연 당대표가 선출되었다. 일본에서도 아베 총리 후임을 9월 15일에 지명한다고 한다. 통상적으로 총재선은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과 지역 당원, 지원단체들의 투표로 정해지는데, 이번은 중도사퇴 후임을 정하는 것이라서 지역 당원은 빼고 국회의원만 투표를 할 모양이다(https://news.yahoo.co.jp/articles/4fc4423a72c43bcce10416b7395c915cc9c40c7b). 거기에 아베 총리 입김과 니카이 간사장의 영향력이 가미된다. 이번은 남은 임기 1년 정도를 채우는 구원투수 성격이라서 고이즈미 환경상이나 고노 방위상 등 젊은 사람은 총재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어제부터 댓글을 보면 열혈 애국자를 자칭하는 넷우익들이 고노 방위상이 되어야 한다는 걸 볼 수가 있다. 오늘은 고노 방위상도 주위와 의논을 해서 정한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pickup/6369630). 고노 방위상을 미는 이유는 한국과 중국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이유다. 다른 말로 하면 혐한과 혐중 노선을 강하게 밀고 나가길 원하는 것이다. 지금 언론에는 넷우익의 목소리가 가장 크게 들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여론이 주로 넷우익의 목소리가 주도하게 된 지 오래되었다. 넷우익과 극우의 아이돌 같았던 아베 총리가 중도 사퇴를 했으니 패닉 상태로 고노 방위상처럼 자신들의 뜻을 대변할 후계자를 지지하고 응원해야 한다.

 

포스트 아베로 지금 유력시하다는 후보는 대충 세 명으로 좁혀진다(https://news.yahoo.co.jp/pickup/6369614). 아베 총리의 후계자로 알려진 기시다 후미오 정무조사 회장이 있다. 두 번째로는 아베 정권의 이인자로서 쭉 보좌해온 스가 관방장관이 있다(https://news.yahoo.co.jp/pickup/6369646). 세 번째로는 아베 총리가 싫어하지만 지지율이 가장 높은 이시바 시게루가 있다. 이시바의 경우 당내 국회의원에게는 세력이 약하지만 지방 당원에게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아베 총리보다 인기가 있다. 자민당 내의 야당적인 존재라고 보고 있다. 아베 총리와 현 아베 정권에서는 이시바가 되는 걸 막고 싶다. 그렇다고 기시다를 지명했다가는 인기가 없어서 자민당 지지율이 더 떨어지고 다음 선거에 진다. 그렇다면 스가 관방장관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아베 정권의 연장선이라서 갑갑하지만 아베 총리의 장기집권을 보좌했기에 믿음이 간다는 면이 있다. 아베 총리도 약한 기시다를 밀었다가 자신을 지키지도 못하고 자민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선거에 져서 정권교체가 되면 누구보다도 자신이 위험해진다. 우선, 1년 구원투수로 스가 관방장관이 무난하다고 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언론에서는 차기를 스가 관방장관으로 보고 띄우기에 들어갔고 아부를 하고 있다. 이번 총재선에 열쇠를 쥔 니카이 간사장과도 친하다. 대충 이렇게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아베 정권의 유산을 물려받아 계승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상한 것은 아베 정권이 실패한 정권으로 경제가 폭망 했는데도 유산을 상속하고 계승하라는 것이다. 

 

리테라의 기사에 의하면 아베 총리가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되었다는 기간에 병의 증상과 맞지 않는 고기를 중심으로 기름진 메뉴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https://lite-ra.com/2020/08/post-5606.html). 결국, 건강 이상설은 출구전략으로 쓰였고 실은 최측근들의 체포당해서 재판을 받고 있는데 아베 총리가 피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건강 이상설이면 사람들 동정도 사고 재판에 증인으로 가지 않거나, 만에 하나 체포당하는 걸 모면하기 위한 꼼수가 아닐까 한다. 실은 아베 총리를 기다리는 일은 많다(https://news.yahoo.co.jp/articles/e9a10cb54aa10ff4cde48abd4e3f4d73355b7ac8). 청산하지 못한 의혹들이 아베 총리를 기다리고 있다. 많은 의혹을 밝히지 않고 도망치는 것인가?라는 기사도 있을 정도니까. 언론에서도 마지막까지 아베 정권의 이미지 메이킹에 언론이 가담했다는 전 NHK 기자의 비판도 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19bcec3a354f13702d53ae302fd18205620a5f83). 리버럴 한 학자나 정치가는 아베 정권에 대해 아주 비판적이다(https://news.yahoo.co.jp/articles/482bf8b9f1c3616ee7daf3d79750f2bd6540ebf6). 앞으로 그런 비판적인 시선으로 아베 정권을 평가해서 일본의 정치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이번 총재선이라는 후계자 지명을 보면 국가나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시점이 보이지 않는다. 아베 총리의 안위나 자민당의 권력을 연장하는 것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밖에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