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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NHK에 따르면 10월 18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132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28,971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436명으로 사망률 1.50%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431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93,931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688명으로 사망률 1.79%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91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71명이고 해외유입이 20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25,199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444명으로 사망률 1.76%이다. 

 

일본에서 코로나 19는 뉴스가 아닌 뉴스, 변함없는 일기예보와 같이 일상이 된 느낌이 든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좀 늘거나 줄어도 사람들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세상이 사람과 사람 사이가 마스크를 통해 투명한 벽을 만들어 거리를 유지하려고 한다. 오늘 주변 공원 주위를 걸었더니 오늘은 다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불과 며칠 전에는 모두 마스크를 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마스크를 하고 있다. 주변에서 보는 마스크 착용률도 일기예보처럼 변화무쌍한 모양이다. 사람들이 아주 민감하게 마스크를 해야 할 때와 하지 않아도 될 때를 구분이라도 하는 것 같다. 나는 항상 같은 장소를 관찰하는 데 이렇게 다르다. 사람들이 다 마스크를 하기 시작한 것은 다시 확진자가 늘고 있다고 해서 마스크를 쓰기로 한 것 같다.

 

일본의 코로나 19 감염에 대해서 확진자 수를 보면 유럽에 비해 아주 적고 사망자도 결코 많다고 할 수가 없다. 하지만 가까운 나라와 비교 했을 때 일본의 성적이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일본의 코로나 19 사태의 특징은 유럽에 비해 감염이 크게 확대하지 않았지만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인 타격이 유럽만큼이나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인 타격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 사람들이 알기 쉽게 보도하지 않는다. 강의를 통해서 보면 학생들은 일본의 코로나 대책이 유럽에 비해 아주 좋은 성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건 맞다. 거기에 코로나로 인한 영향을 더해서 이해하지 않으면 일본의 코로나 사태를 파악할 수가 없다. 

 

또 하나는 일본이 코로나에 잘 대처하고 있다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방역을 잘하고 있는지 모른다. 실질적으로 적극적인 방역을 하는 것도 아니라서 그저 사람들이 협력적인 태도를 취해주길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마스크를 쓰고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하는 것에 신경을 쓰고 손을 잘 씻는 정도이다. 확진자가 늘거나 줄어도 변함없이 의무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으로 알고 있다. 일본 정부나 지자체에서 코로나에 대한 적극적인 방역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보호할 것 같지 않으니 각자도생만이 살 길이라는 점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일관된 자세이다. 내가 보기에는 일본에서 사람들이 코로나 방역에 아주 협력적인 걸로 본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정도로 유지할 수가 없다. 며칠전 우연히 본 기사에 오사카부 신규 확진자 중 70%가 감염경로 불명이라는 걸 보고 오싹 했다. 동경도도 50-60%가 감염경로 불명이라서 실질적으로는 오사카부보다 훨씬 많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정부나 지자체에서 사람들에게 맡기고 나 몰라라 하면 코로나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장기화하면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인 타격이 그만큼 커져서 사태를 도저히 수습할 수 없게 된다. 일본 정부가 그걸 모른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코로나 방역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요새 일본 뉴스를 보면 작은 사건 사고가 많이 나서 사회가 흉흉해지고 있다. 도둑이나 도난, 사기 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 사건으로 나타나지 않는 일들도 많을 것으로 본다. 

 

일본 정부의 코로나 19로 어려워진 사람들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 허술해서 '좀도둑'이 많이 생기고 정작 보조금을 받아야 할 대상자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Go To 캠페인에서도 같은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코로나로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중소기업과 개인 사업자 등에 '집세 지원 급부금'이라는 보조금 제도가 있다. 신청한 지 2개월이 지나도 지급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news.yahoo.co.jp/articles/a72424e2bb25f3890d5f1624c43087e3bad5f8ef). 그 이유로는 보조금을 신청하는데 필요한 서류가 복잡하고 많아서 다 확인하고 심사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거기에 심사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 받지 못한 사람은 다시 신청할 수 있는데 다시 신청해서 받을 수 있게 반려한 이유를 알려주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 기사에 달린 댓글에 심사하는 업무를 담당했다는 사람이 그 내용을 알려주는 게 있었다. 스피드업을 위해 심사하는 사람을 늘린다고 했지만 일이 빨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심사하는 사람 중에는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에는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보통 일이니까. 이런 뉴스를 들으면 정말로 가슴이 답답해진다. 일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 

 

같은 일은 Go To 캠페인으로 관광을 촉진하는 사업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여행사에 대금 지불하는 것이 늦어져서 여행사가 도산할 지경이라고 한다. 여행사는 Go To 캠페인을 이용한 관광으로 숙박업소 요금을 35% 할인하면 우선 그 대금을 포함해서 여행사가 전액을 숙박업소에 먼저 지급하고 3개월 뒤에 정부에서 대납한 35%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기로 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부에서 하는 일이 늦어져서 8월분을 10월 중순에 입금한다고 했는데 11월로 연기되었다고 한다. 그런 금액은 억 단위로 여행사에 따라서는 정부에서 돈을 받기 전에 도산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뉴스를 보고 도대체 왜 일을 이런 식으로 하나? 관광업계를 살린다고 하는 일로 관광업계에서 망하는 사태가 생길 모양이다. 

 

그런 한편으로 Go To 캠페인에 지자체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허점을 이용해서 부정수급을 하는 사례가 발생해서 적발되었다(news.yahoo.co.jp/articles/4dc050f61aad9275e32dde7d8e7c9a0e47adc72e).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가족이 숙박업소에 숙박하지도 않고 숙박했다는 증명서를 발급받아서 보조금을 부정 수급했다고 한다. 

 

Go To Eat 캠페인에서도 부정수급을 하려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 모양이다. 음식점에 전화를 해서 많은 사람이 예약한 것으로 해서 부정 수급하는데 협력하라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게에 나쁜 인상을 주는 후기를 남긴다고 협박을 한다는 것이다(news.yahoo.co.jp/articles/9096ec69219407d30704df6a88375e75d73d82fb). 이전부터 Go To Eat 캠페인의 허술한 점을 악용해서 점심에는 500엔, 저녁 1,000엔의 포인트보다 적은 액수의 음식을 주문해서 차액을 받는 '좀도둑'이 많이 생겼다. 다른 한편으로 캠페인에 참가하고 싶은 영세가게에서는 부담이 커서 참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news.yahoo.co.jp/articles/1eb3eb183c2afb98e31547ed8eb8f6fea18ff1ac). 캠페인은 예약 사이트를 통해서 예약해야 한다. 가게에서 예약 사이트에 예약 손님 한 명당 200엔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음식점에서 한 명당 200엔 수수료는 매상이 크면 모르지만 적을 때는 부담이 커서 오히려 손해를 본다고 한다. 예를 들어 소비 금액이 1,000엔일 경우도 200엔 수수료를 내면 남지 않을 것이다. 500엔이면 오히려 손해를 볼 것이 분명하다. 거기에 캠페인에 참가하려면 컴퓨터도 있어야 하고 컴퓨터를 쓸 수 있어야 하는 것도 어려운 조건이라고 한다. 그런 한편 이용자가 고령자인 경우는 예약 사이트를 통한 예약을 하기가 어려워서 이용할 수가 없다는 난점도 있다. 이런 정책을 만들 때 특정 사람들을 배제하면 안 된다. 일본의 디지털화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왜 이런 식으로 정책을 만들었나?

 

일본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펼친 정책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아베노 마스크'에서부터 하는 일마다 도대체 왜 이럴까? 하는 일이 많다. 아니, 일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는 느낌마저 든다. 그래서 생각해 봤다. 일본 정부가 아예 국민들을 엿 먹일 작정이거나 일본을 망하게 하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많은 루트를 통해서 정치자금을 만들고 있을 걸로 보인다. 덴츠처럼 특정 회사와 유착관계도 숨기려 하지 않는다. 그래도 Go To 캠페인에 사활을 걸고 막대한 세금을 투입했을 때는 그만큼 기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술하게 구멍이 숭숭 난 것은 일본 정부 관계부처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하청을 받아서 실시하는 사람들도 다 코로나 19로 인해 장시간 노동으로 피폐해져서 사람들 능력 발휘할 여유를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머리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해서 이런 일이 생기는 게 아닐까? 상상했다. 확실한 것은 여기저기에 구멍이 많아서 그 구멍으로 세금이 줄줄 세고 있다는 것이다. 정작 보조금이 돌아가야 할 곳에 보조금이 돌아가지 않아 도산을 한다. 캠페인으로 지원을 받아야 할 여행사에 지불이 늦어서 여행사가 도산하고, 지원하는 음식점이 도산하게 생겼다. 정부의 정책으로 도산하게 되면 정말 억울한 사람이 많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