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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 제3파에 한파가

NHK에 따르면 11월 7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294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2,42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461명으로 사망률 1.42%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1,331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108,26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30명으로 사망률 1.69%이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89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72명이고 해외유입이 17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27,284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477명으로 사망률 1.75%이다. 

 

 

오늘 일본의 신규 확진자는 한국의 약 15배나 될 정도로 늘고 말았다. 지금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걸 보면 첫 번째는 잘 몰랐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치더라도 제2파에서도 학습을 하지 않은 모양이다. 주어는 일본 정부이다. 기본적으로 일본 정부는 처음부터 일관된 정책으로 집단감염을 중점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처음에 그런 식으로 했고 제2파도 경험하면서 자신들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걸 몰랐는지 알면서도 하지 않은 건지 모르겠다. 아니다, 제2파와 제3파는 일본 정부가 강행하는 Go To 캠페인 영향이니까, 일본 정부는 감염이 확산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강행하는 것이니까. 경제를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 방역을 더 적극적으로 하면서 사람들의 이동과 소비를 촉진시켜야 하는 게 아닌가? 오늘 스가 총리가 코로나에 대해서 "감염이 확대되어간다고 하면서 감염 확산을 저지하겠다"라고 했다. 뭘, 어떻게 저지하는지 구체적인 방안을 밝혔으면 좋겠다. 저지할 생각이 있었다면 이렇게 확산되기 전에 잡아야 하는 게 아니었나? 스가 총리가 취임한 9월 중순은 그래도 안정된 추세였다. 스가 정권으로 바뀌어서 코로나 방역에 신경을 쓴다는 인상이 전혀 없다. 아베 정권에서부터 코로나를 말로만 다 때려잡을 것처럼 했다. 말로 때려잡을 수 있는 바이러스라면 얼마나 좋을까?

 

동경 신규 확진자 294명, 약 300명은 8월 20일 339명 이래로 많다고 한다. 거진 3개월 만의 수치인 것이다. 이런 경향은 다른 지역도 같은 마찬가지이다. 오사카 191명, 홋카이도 187명, 가나가와 137명, 아이치 113명 순으로 신규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다. 홋카이도와 가나가와는 하루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신규 확진자가 많이 나온 지역 지자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현재 상황을 좀 살펴봤다.

 

동경은 신규 확진자 58%가 감염경로 불명에 양성률 4.6%였다. 신규 확진자도 늘었지만 양성률이 높다는 것은 PCR 검사가 적은 걸로 보인다. PCR 검사는 3,474건이라고 나온다. 얼마 전에 고이케 지사가 기자회견에서 동경도 PCR 검사 능력을 현재 하루 1만 2천에서 12월부터 2만 5천 건으로 올린다고 하더니 검사 능력이 있어도 검사를 하지 않고 있다는 건가? 일본에서 이런 것이 한두 개가 아니고 하루 이틀이 아니니 기자회견을 기억하고 자신이 한 말을 지켜줄 걸 바라는 내가 잘못된 것인지도 모른다. 

 

오사카가 가장 심각하다. 오늘 신규 확진자 73%가 감염경로 불명에 양성률 9.7%이다. 73%가 감염경로 불명이라는 것은 추적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만이 아니라 현재 어느 정도 감염이 확산되었는지 상황을 짐작할 수도 없는 수치가 아닐까? 양성률 9.7%라는 것은 PCR 검사가 압도적으로 부족하다는 뜻이다. Go To 캠페인을 해서 관광과 외식을 장려했으면 코로나 방역을 철저히 할 수 있게 힘써야 하는 게 아닐까? 10월 말 할로윈에도 도심에 사람이 많이 모였다. 거기에 오사카도 구상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그 영향이 나오는 것은 아닐지? 심각하다 못해 무서운 수치로 보인다. 오사카만이 아니라, 효고 등 인접한 지역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오사카부에서 그동안 오사카도 구상 주민투표에 올인해서 코로나 대책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닐까? 그렇게 코로나 방역을 잘하는 것처럼 언론 플레이를 하더니 이런 수치가 나왔다는 것은 방심했다는 걸로 보인다. 

 

홋카이도는 53.7%가 감염경로 불명에 양성률이 6.8%이다. 홋카이도는 삿포로시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양성률이 높은 것은 PCR 검사가 부족한 것이다. 홋카이도의 경우는 신규 확진자의 급격한 증가에 대처가 따라가지 못하는 걸로 보인다. 오늘부터 스스키노라는 홋카이도의 대표적인 환락가에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했다. 거기에 경계 레벨을 올렸다. 이런 대응은 홋카이도가 신속히 결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에서도 의료진을 홋카이도로 보내고 있다고 한다. 

 

가나가와는 신규 확진자가 3개월만에 높은 수치라고 한다. 가나가와는 감염경로 불명이 44.1%로 다른 지역보다 훨씬 낮다. 양성률을 4.51%이다. 양성률은 높은 편이다. 감염경로 불명에 대해서도 일본의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지만 결코 낮은 것이 아니다. 

 

아이치는 지자체 홈페이지에 가서 코로나에 대한 걸 봤지만 다른 지자체와 달리 내가 알고 싶은 감염경로 불명이나 양성률에 대한 정보를 알기가 어려워서 확인하는 걸 포기하고 말았다. 

 

일본은 요새 날씨도 급격히 추워져서 겨울이 일찍 올 것 같은 느낌이다. 코로나 감염이 다시 확산되고 있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버티고 있는 것은 일본 사람들이 마스크를 잘하고 나름 주의하는 덕분이라고 본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아무리 마스크를 하고 주의를 해도 장기화로 인해 피로와 긴장감이 풀어지고 있는 면도 있다. 나는 평소에도 주의를 하면서 지내는데 주말에는 마트에 사람이 많을 것이라 가지 않는다. 오늘은 잠깐 살 것이 있어서 갔더니 평일보다 훨씬 사람이 많았다. 계란과 말린 새우와 빵을 사서 나오는데 사람들이 마트 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나는 마트에 갈 때는 항상 마스크를 쓰고 입구와 출구에서 알코올로 손을 소독한다. 그래도 사람이 많으면 긴장된다. 

 

밖에서 보면 공원에서 노는 사람들과 피크닉 하는 식으로 지내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밖에서 아이들이 마스크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들도 마스크를 하지 않은 사람들을 꽤 볼 수가 있다. 하지만 밖에서는 주위에 사람이 적고 넓은 공간이라서 사람들이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사람들의 행동을 보면 때와 장소에 따라 마스크를 쓰거나 거리를 유지하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잘 쓰고 거리를 유지하는데 신경을 써도 Go To 캠페인으로 사람들이 관광을 가고 외식을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감염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를 위해서 소비를 촉진시켜야 한다는 걸 안다. 코로나 방역에 힘써서 안정시키지 않으면 경제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제3파에 한파도 같이 오고 있다. 독감도 같이 올지도 모른다. 당분간 일본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느는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일본이니까, PCR 검사를 확 늘리는 일이 없어서 폭발적으로 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일은 일요일로 통상적으로 줄어드는 날이다. 다음날은 월요일이라서 일주일 중 가장 적게 나오는 날이다. 하루나 이틀 줄었다고 해서 감염이 확산되는 추세가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을 보고 있으면 한국이 새삼스럽게 대단하다고 느낀다. 일본을 보면 알 수 있듯 국민이 아무리 노력해도 코로나가 잡히지는 않는다. 한국처럼 국민이 정부와 방역당국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하고 방역당국은 투명한 정보공개와 방역에 최선을 다하는 노력, 한국의 시스템과 지도자 등이 어우러져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게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돌아가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요새 한국 언론의 보도를 보면 주로 다음 포털을 보는데, 뉴스가 너무 이상한 것들이 많다. 한국이 코로나 대책을 비롯해서 열심히 일군 성과를 쳐부수고 싶은 세력들이 미친 듯이 날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한국의 수치를 보면 8.15 집회 이후 사망자가 늘기 시작해서 거의 매일 같이 사망자가 나오는 경향으로 바뀌었다. 코로나를 보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서 공든 탑을 쌓아도 조금 방심하면 어디선가 구멍이 난다. 한국은 몇 번이나 그런 고비를 잘 넘겼다. 그래도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결국, 모두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계속 주의를 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지금 일본에서 보면 코로나 이후 한국은 전혀 다른, 일본이 범접할 수도 없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 한국이 선도해서 코로나 이후 어떻게 될지 짐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본은 제3파를 맞았지만 어떻게 또 넘길 것이다. 일본 정부의 방역대책을 신뢰할 수 없는 일본 사람들은 각자도생으로 노력하고 있다. 일본의 제3파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귀여운' 정도라고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일본 경제와 사회에 미친 영향은 미국이나 유럽과 비슷할 정도라고 본다. 일본은 코로나 이후가 어떻게 될지 정말로 막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