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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

일본, 오미크론, 세금, BTS

오늘 아침에 학교에 가느라고 집을 나섰더니 예상외로 너무 추워서 당황했다. 가을 코트 안에는 따뜻한 원피스를 입고 목티에 스카프를 하고 다시 큰 숄도 안에 둘렀다. 집에서 나갈 때 덥지 않을까 했더니 밖에 나가자마자 매우 춥다는 걸 알고 당황했지만 다시 집에 와서 옷을 더 입고 나갈 시간이 없어서 머리로는 이럴 리가 없는데, 아직 11월 말인데 하면서 역까지 갔다. 전철을 탔더니 신주쿠로 가는 급행이라서 사람들이 적을 리가 없는데 환승을 많이 하는 칸에 탔는데도 텅텅 비어서 깜짝 놀랐다. 보통 겨울에는 바깥이 추워도 전철 안에는 난방이 들어와서 따뜻하다. 하지만 코로나로 전철도 문을 열거나 환기를 아주 강하게 해서 바람으로 오히려 춥다. 그렇다고 사람이 많아서 그 열기로 따뜻해지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사는 곳은 교외에 주위 공원이 많아서 겨울에는 더 춥다. 도심에 나가면 기온이 차이가 날 정도로 다르다. 그런데 오늘은 도심에 가도 기온이 별반 다르지 않을 정도로 추웠다. 학생들에게 물었더니 학생들도 춥다고 난리가 났다. 

 

일본에서 오미크론 변이종 감염이 확인되었다.  후생노동상에 따르면 30대 남성으로 나미비아 외교관이라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c768ba00580b9ebd708ca517994a140b6b322d46). 그 기사에 달린 감염증 전문의가 쓴 코멘트를 보면 이런 대목이 있다. "현시점에서 국내 검사는 어떤 변이종 인지도 모르고 코로나 19 양성이냐, 음성이냐로 판단합니다. 통상적인 검사에서 양성일 경우에만 추가 검사로 전 바이러스 유전자 배열을 조사하거나 특징적인 변이 부위에 대해 특정한 PCR 검사를 합니다(즉, 2단계입니다)."라고 나온다. 일본에서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확 준 이유에 이런 검사방법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즉, 첫 단계에서 코로나 음성이냐, 양성이냐에서 많이 걸러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왜 양성인 경우만 다시 PCR 검사를 하는 복잡한 단계를 설정했는지도 참 이해하기가 어렵지만 일본은 워낙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자. 

 

여기서 또 재미있는 것은 같은 비행기에 탔던 71명에 대해서 '밀접 접촉자'로 정해서 보건소에 연락해서 경과를 관찰한다고 한다. '밀접 접촉자'로 분류했으면 PCR 검사를 하는 것이 먼저가 아닌가? 경과를 관찰한다면서 격리한 것도 아니고 그냥 생활하는 거다. 일본에서 하는 걸 보면 치밀하게 한다고 하면서 구멍 투성이다. 그래도 관방장관의 기자회견을 보면 질문을 못 알아듣는지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 다 후생노동상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이런 걸 보고 있으면 마치 연습이 부족한 저학년 초등학생이 무대 위에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치에서는 이런 게 보통이기에 그저 그런가 할 뿐이다. 

 

동경도에서는 오미크론 변이종 감염 '밀접 접촉자'가 40명이라고 한다. 검역에서는 '음성'이고 자택에서 자가격리 상태라고 한다. 그래서 호텔 등 격리시설을 이용하도록 요청하고 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7b73d27219c9cf1b6dd572e53e63f6b3b17b4e5e). 이미 이틀 이상 밖에서 지냈는데 그동안 감염 확대는 없었을까? 

 

오미크론 변이종 양성 판정을 받은 본인은 격리시설에서 지내고 있다고 한다. 동행한 가족 2명은 '음성'이라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b05abd989b891e9235cb65de064c56ad4cd282f2). 그는 격리시설에 있지만 가족은 어디서 지내는 걸까? 일본에서 호들갑을 떨고 있으니 서로 안심하게 지금 신규 확진자도 거의 없으니 충분히 신경을 써서 케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호들갑을 떨지만 실제로 치밀하게 관리할 수 없는 것이 일본이다. 기시다 정권에서는 선제적으로 전면적으로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를 했으니 잘하는 걸로 평가하고 있다. 이미 일본에 들어온 다음에 외국인 입국 금지를 해도 전혀 상관이 없다. 일본 방역은 기본적으로 정치와 국민감정으로 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월요일 낮에 우체국에 가서 세금을 납부했다. 그런데 목요일에 독촉장이 왔다. 지금까지는 납부기한 한 달이 지나면 우편으로 독촉장이 온다. 그래서 언제 독촉장을 발부했는지 봤더니 수요일이다. 월요일에 세금을 납부했는데 수요일까지 기록이 안되나? 하고 있었다. 일본은 일이 느리니까, 세금은 독촉받기 전에 납부했으니 된 거다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세금을 독촉하는 문자가 왔다. 세상에 세금을 납부하고 일주일 이상 지났는데 독촉하는 문자를 보냈다. 같은 지역 내에서 세금을 납부한 걸 우편으로 알려도 벌써 갔을 것이다. 아니다, 세금 낸 돈이 도보로 갔어도 진즉에 도착하고도 남을 기간이다. 이 사람들은 일을 어떻게 하는 걸까? 이미 납부한 세금을 몇 번이나 독촉받는 사람은 짜증이 날 것 같다. 나는 황당하고 기가 막힐 따름이다.  

 

 

지난 주말 BTS가 미국 LA 소파이 스타디엄에서 대면 콘서트를 하는 소식이 유튜브에 올라와서 드문드문 봤다. 미국에서 대환영이고 감사하는 분위기다. 만약, 일본이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있는 것 없는 것 다 동원해서 흠집을 내느라고 난리에 난리가 났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오늘 수업 중에 학생에게 물었다. BTS 팬이 있느냐고 했더니 1명이 손을 든다. BTS가 지금 미국에서 콘서트를 하고 있는데 아주 크게 환영을 받고 고마워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일본이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다. 만약, 일본이었다면 다시 공격하느라고 난리가 났겠지 했더니 팬이라는 학생이 아주 격하게 공감한다. 그래, 일본에 오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이니 했더니, 다른 학생들은 멍하니 있다. 

 

사실, BTS급이 콘서트를 하면 경제적인 파급력이나 사회분위기에서 대단한 영향력이 있다. 학생들에게 그들이 일본에서 콘서트를 하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영향이 크다. 콘서트 티켓 값이 다 한국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 대관료에 필요한 스텝들, 굿즈를 판매하는 사람들, 콘서트를 보려고 오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교통편, 숙박, 식사 등 복합적으로 일본에 떨어지는 돈이 많다. 다른 나라에서도 콘서트를 보려고 사람들이 온다. 어마어마한 규모로 움직인다. 미국 소파이 스타디엄에서 기록을 세웠다고 감사하다고 한다. 미국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자기네 나라에 와달라고 대통령에게 외교적으로 부탁을 할 정도다. 일본과는 전혀 다르다고 했다. 

 

그래도 지금은 '분하다'거나 '억울하다'는 표현을 하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 BTS에 대해 '분하다'거나 '억울하다'는 학생들이 있어서 나는 깜짝깜짝 놀라서 학생에게 물었다. 같은 업계에 종사하느냐고, 경쟁상대냐고 했더니 아니란다. 왜 보통 사람들이 BTS를 상대로 경쟁하는지 모르겠다. 그들은 프로야, 그것도 세계적인 사람들이지. 같은 업계에서 경쟁하는 상대라면 말이 되지만 전혀 상관이 없는데 왜 그렇게 '분하고 억울할까' 했더니 "일본인으로서 '분하다'라고" 한다. 다르게 말하자면 일본인으로서 한국인에게 졌다는 게 분하다는 표현인 모양이다. 참 이해할 수가 없는 정신구조이다. 학생들에게 한국인에게 이겨야 하는 상대가 있다면 서울에 있는 대학생에게 공부로 이겨야 한다고 했다. 대학생이니까, 경쟁한다면 공부라고 했더니 말이 들리지 않는 척한다. 정작 자신들이 해야 할 걸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엉뚱한 상대를 잡아 난리를 피우고 있다. 

 

그 이전에는 BTS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이런 반응을 많이 보였다. '인정할 수 없다'거나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거다. 나는 그런 것에도 놀라서 개인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거나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할 수 있다. 싫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평가는 일본인 개개인에게 허락받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로서 존재한다. 그런 객관적 사실이 있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고 한 적이 있다. 나는 한류 드라마나 K-POP이나, 한국 영화가 일본에서는 일본인 개개인에게 서명이라도 받는 것처럼 인정을 받고 그들이 납득해야 되는 줄 알고 골치가 아팠다. 그런 억지를 부리는 것에 대해서다. 한류는 말 그대로 흐름, 트렌드이기에 일본이 개개인이 인정하거나 납득하는 차원이 아니다. 그들 개개인이 한류에 대한 저항으로 '인정할 수 없다'거나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한 것 같다. 아마, 자신들이 되지도 않는 말로 억지를 부리고, '분하다'고 분통을 터뜨리던 것도 다 잊고 있겠지만 나는 하도 이상한 일들이 많아서 다 기억하고 있다. 정말로 BTS가 일본에 오지 않아서 다행이다. 

 

학생들이 쓴 감상문을 봤더니 BTS에 대한 공격은 한국 사람들이 일본에 대해 '반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너무나 터무니없는 핑계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얼마나 '혐한'이며 적대적인데, 자신들의 적대감정을 한국을 대표하는 BTS에게 화풀이하면서 한국 사람들 탓을 하고 있다. 학생들도 일본 정부와 언론과 똑같은 생각이다. 설사, 백 번 양보해서 한국 사람들이 '반일'이라고 해도 BTS를 공격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없다. 그냥, 자신들이 하는 걸 정당화하고 싶은 거다. 

 

 

 

 

 

 

NHK에 따르면 11월 30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21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82,175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166명으로 사망률 0.83%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132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727,675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373명으로 사망률 1.06%이다. 오늘 발표한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인구의 78.8%이고, 2차 인구의 76.9%이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3,032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447,230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624명으로 사망률 0.81%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인구의 82.9%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93.5%이다. 2차 인구의 79.9%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91.4%이다. 오늘도 사망자가 44명이나 발생했고 중증자도 661명으로 늘고 있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신규 확진자 +333명, +12.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