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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학생

피곤한 학기말

피곤한 학기말

일본대학생 2013/01/23 20:57 huiya


오늘도 동경은 따뜻한 날씨였다.

어젯밤에는 집창문이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불어서 날씨가 아주 추워질 줄 알았다. 오늘 아침은 예상외로 포근한 것이다. 오늘은 아침 첫교시 강의가 끝나는 날이였다. 레포트는 채점을 마쳐서 가져갔고, 출석통계도 프린트해서 가져갔다. 학생들에게 확인을 하라고 지난 주까지 10번 이상 결석을 해놓고 단위를 달라고 생떼를 쓰던 여학생은 포기를 했는지 안보인다. 지각해서 온 학생이 수업이 끝나서 취직활동 때문에 5번 결석을 했다고 선처를 해달라고 한다. 취직활동 때문에 결석한 증명을 가져오라고 했다. 나중에 가져온 걸 보니 어디서 인쇄를 해왔는지 정체불명의 종이를 가져왔다. 이게 어떻게 취직활동과 관련이 있는지 알수가 없다. 내가 봐서 너의 취직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서류라고 판단이 서는 걸 가져오라고, 다시 지시를 했다. 요즘 학생들은 아인지, 어른인지 구분이 안간다. 그 학생이 츄리닝 바람에 학교에 왔는데, 츄리닝이 꽤 더럽다. 속으로는 얘야, 옷도 좀 따뜻하고 깨끗하게 입고 다녀라, 말을 하고 싶지만 참는다. 취직활동을 해서 제대로 취직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학기말이라서 사무적인 일처리와 다른 마무리를 하면서 다른선생과 수다를 떤다. 요새 '이런' 학생들이 와요. 그전에는 '그런' 학생들이 없었는데, 어떻게 해야, 학생들을 잘 가르칠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이런게 나이를 먹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네요. 그런 저런 말을 하면서 다른선생들도 같은 문제로 고민을 한다는 걸 안다. 항상 학기말이 되면 피곤하고, 여러가지로 마음이 복잡해 진다. 이번은 무사히 평화스러운 학기말을 맞을 줄 알았는데 세상에 쉬운게 없나보다.



오전중에 일라운드를 마치고 점심으로 가져간 유부초밥을 먹고 도서관으로 갔다. 도서관에 가면 새로나온 책이 있는 곳으로 간다. 운이 좋은 날은 읽을 만한 책이 많이 있다.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였다. 열 권쯤 책을 골라서 쫙 훝어봤다. 그리고, 집에 데려가서 읽을 만한 것을 엄선한다. 세권이였다. 먼저 빌린 책을 반납하고 새로 책을 빌리려고 했더니 시험기간이라고 책을 못 빌린단다. 시험기간이 끝나길 기다려야지 정신집중을 해서 책을 한무더기 읽고 났더니 오랫만에 청소를 한 것 처럼 상쾌하다. 가끔 정신집중을 해서 단시간에 책을 집중적으로 읽다보면 스트레스 해소와 기분전환이 된다.



학교에서 나와 이번에는 헌책방에 들렀다. 그리고 그림책인 잡지를 한참 봤다. 아주 성이 차게 실컷 그림책을 봤다. 한권도 안사면서 그리고 강가를 지나, 공원을 거쳐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심호흡을 하면서 집에 돌아왔다. 피곤함을 내보내고 신선한 공기를 순환시킨다. 공원을 거쳐서 오면서 겨울나무들을 찍었다.



마침 참새들이 저녁 미팅 시간이였는지 동네 참새가 다 모였다. 짹짹 시끄러웠는데 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조용해 졌다. 긴장을 했나 보다.






집에 와서는 아침에 열고 나갔던 창문들을 닫고 고구마를 쪄서 먹었다. 그리고 영양가없는 드라마를 보면서 뜨개질을 한다. 이렇게 학기말에 싱숭생숭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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