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경은 최고기온이 33도로 어제에 이어 뜨거운 날씨였다. 나는 아직 여름을 맞을 채비를 마치지 못했다. 오늘은 집중해서 겨울을 마치고 여름을 맞을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목욕탕 욕조에 남은 물에 세제를 풀고 거실로 쓰는 방에 깔았던 카펫을 걷어내 담갔다. 담요도 한 장 같이 넣어서 발로 밟아서 빨았다. 어제도 침대에 깔았던 큰 담요를 한 장 빨아 말려서 벽장에 넣었다. 카펫이 커서 빨 때 물을 흡수하면 여간 무거운 것이 아니다. 머리를 써서 물을 많이 빼서 헹구기를 몇 번인가 하고 탈수해서 널었다. 잘 말려서 벽장에 넣는 것으로 끝난다.
낮에는 겨울옷을 집어넣고 여름옷을 꺼낸다. 같은 상자를 쓰기에 여름옷을 먼저 꺼내고 밖에 나와 있는 겨울옷을 상자에 넣어 벽장에 넣는 것이다. 날씨가 더워서 베란다에 물을 끼얹어도 더워 땀을 뻘뻘 흘리면서 순식간에 해치우는 것이 요령이다. 아침과 점심에도 힘든 일을 해서 피곤해 좀 쉬면서 했다.
오후에는 일요일에 정해진 행사인 청소를 좀 더 꼼꼼하게 했다. 카펫을 걷어낸 거실과 다른 곳도 걸레질을 꼼꼼하게 하는 것이 포인트다. 걸레를 빨 때 화장실 레이스 커튼도 떼어서 빨아 탈수해서 다시 걸었다. 걸레를 빨아 말리면 일요일 청소가 잘 끝난 기분이 든다. 아직 여름을 맞을 준비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큰 일은 대충 한 것 같다. 저녁에는 이웃네 강아지와 산책하는 시간에 맞춰서 나가려고 했는데, 더위가 남아 있을 것 같아 무서워서 나가지 못했다. 더위 때문에 피곤해지는 것이 싫어서다.
오마이블로그에 썼던 글을 티스토리로 옮기기로 했다. 오늘 5월 26일과 같은 날에 쓴 것을 기계적으로 옮기기로 했다. 같은 날 올린 내용을 옮기다 보면 계절을 느끼는 감각이 비슷한 글이 올라오겠지 싶다.
새로 글을 쓰려고 준비한 것이 많다. 읽고 내용이 좋아서 글을 올리려고 책에 표시를 해놓고 기다리는 것도 있는데, 글을 쓰는 것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다른 것에 신경이 쓰여서 집중력이 분산되다 보니 그렇다. 그렇게 많은 일을 하지 못한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낀다. 내가 게을러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스트레스를 느낄 정도로 열심히 하고 싶지 않은 기분도 있다.
오늘은 더운 날씨였지만, 집안 일을 아주 많이 해서 충실한 기분이 든 날이다. 내일도 최고기온이 33도라는데, 내일부터는 최저기온도 확 올라간다. 더위가 무섭고 두렵다. 세상에 무섭고 두려운 것도 많다 못해 날씨까지 무섭다. 추위가 공격적이라는 건 알기가 쉽다. 더위도 사실 아주 공격적이다. 추위와 공격하는 성향이 달라서 더위의 공격이 실은 더 무서운 것 같다. 날씨가 좋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데, 나쁘면 날씨를 원망할 수도 없고, 무섭기까지 하는 사태가 일어날 줄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그런데, 날씨까지 부담스러워지니 날씨만이라도 지내기 수월했으면 하는 바람이 강해진다. 나는 날씨의 영향을 받기 쉬운 야외에서 일하거나,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날씨가 아주 중요하다. 더운 날 바깥에서 육체노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실내에서 에어컨을 켜서 일하는 사람에게도 날씨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더위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까.
사진은 한참 전에 폈던 제비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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