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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반성의 단발 2012/07/28 반성의 단발 동경도 요새는 살인적인 무더위가 계속되는 모양이다. 소문으로 듣기에는 그제 동경 시내는 35도가 넘었다든가… 이 건 충분히 간접살인이 가능한 더위이다. 엽기적인 더위다. 다행히도 내가 사는 곳은 시내보다 2도 정도 낮다. 특히 집 주위는 공원에 둘러싸여 있어서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반사열을 직접 안 받는 만큼 덜 덥다. 거기에다 나무 그늘에 가리어서 햇볕이 직접 쪼이지 않는다. 드디어 어제로 종강을 했다. 종강시즌이 다가오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예상외로 강의가 잘 먹힌 수업도 있었지만, 잘 안된 수업도 있다. 직업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교육에 관여하는 사람이라, 나름 책임도 느낀다. 강의를 여러개 해도 유난히 애착이 가고 신경이 쓰이는 수업이 있다. 어제 종강한 과목 중 .. 더보기
나를 불태운 학생들 2012/07/26 나를 불태운 학생들 어제는 아주 끈적끈적한 불쾌지수가 높은 날씨였다. 이번 주가 학기말로 방학이 시작되기 전 마지막 강의들이 있다. 화요일에는 강의가 좀 많은 날이다. 화요일에 끝난 강의가 있었다. 올해부터 새로 담당한 과목으로 지역연구/동아시아였는데 키워드가 ‘행복’이었다. 화요일 마지막 시간대에 배정을 해서 학생이 별로 없을 걸로 예상을 했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알바를 가기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산속에 있는 대학에서 강의를 안 듣는다. 나도 학생수가 적은 게 아주 좋다. 막상 뚜껑을 열었더니, 100명 가까이 왔다. 예상외로 아주 많은 숫자이다. 학생들도 거의 다른 학부에서 왔다. 그리고 내가 하는 다른 강의를 들은 아이들이 또 왔다. 이 건 조건면에서 볼 때, 좋은 성과를 얻기는.. 더보기
무대에서 2013/04/22 무대에서 오늘 동경은 화창하게 맑은 날씨였다. 어제까지 비가 오고 흐린 날씨였는 데, 오늘은 맑았다. 그래도 기온은 낮아서 따뜻하지 않았지만, 맑아서 기분이 좋았다. 어제와 그저께는 촉촉히 젖은 창밖의 벚꽃나무에 새들이 날아와서 놀고 있었다.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옮겨 다니며 지저귄다. 작은 새들이 뽀로롱 뽀로롱, 뽀롱 뽀롱 하고 난다. 가지를 옮겨다니면 가지가 흔들린다. 한참을 질리지도 않고 보고 있었다. 새들도 한참을 그렇게 놀고 있었다. 이럴 때는 새들이 내가 심심할까 봐 위로공연을 하는 거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정신없이 멍하니 보고 있다. 많은 새들이 부산하게, 천천히 날고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게, 마치 악기를 연주해서 소리를 내는 과정을 보는 것 같다. 가끔은 이런 꿈같은.. 더보기
학기말 결산 2012/01/29 학기말 결산 오늘 동경은 맑았습니다. 그래도 별로 따뜻하진 않았습니다. 어제로 수업이 다 끝나서 학기말입니다. 채점도 거의 끝나서 입력을 하면 됩니다. 그리고 내년도 수업 시라바스를 입력해야 합니다. 책들도 주문해야 하고… 어젯밤에는 학기 수업이 끝난 기념으로 밤 2시까지 영화를 보고 잤습니다. 오늘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났는 데, 지진이 있었습니다. 확실히 좀 크게 흔들리더군요. 졸업생이 가까운 데까지 온다고 해서 만나러 갔습니다. 치바에서 차를 타고 오느라고 3시간 이상 걸렸답니다. 역에 갔더니 지진 때문에 열차가 많이 늦어집니다. 서로가 늦다보니 만나서 말을 할 시간이 짧아졌습니다. 졸업생이 작년 일년 힘들어서, 우울증에 걸릴 뻔 했고, 사귀던 남자친구와도 헤어졌답니다. 연수로 한.. 더보기
종강을 하고 2016/01/23 종강을 하고 오늘 동경은 흐리고 기온도 낮은 추운 날이다. 어제 본 일기예보로는 최고기온이 4도라고 해서 이번 겨울 가장 추운 날이 되지 싶었다. 어제로 학기가 끝났다. 학기가 끝나면 피곤하기도 하지만, 기분이 싱숭생숭해진다. 종강을 하기까지는 온통 신경이 강의에 쏠려있다. 어제는 전혀 예기하지 못했던 사고가 있어서 결코 만족스럽게 끝난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강을 했다. 금요일에 종강을 한 수업은 이번 학기에 가장 힘들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던 과목들이었다. 내 과목만이 아니라, 학교 분위기, 학생들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수업을 하기가 힘들었다. 목요일에 끝난 여성학과 노동사회학은 수업 분위기도 좋았고 잘 끝난 과목이다. 학생들도 종강을 많이 아쉬워했다. 여성학을 .. 더보기
헤롱 거리는 주말 2016/01/10 헤롱 거리는 주말 오늘 동경은 맑고 따뜻하다. 바람도 살짝 불어서 빨래 말리기에 최적인 날씨였다. 짧았던 겨울방학이 끝나고 지난 주 금요일에 학기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나는 지난 주 화요일에 도서관에 갔다가 감기를 얻어왔는지 다음날부터 으슬으슬 춥더니 밤이 되면 목이 부어왔다. 요새 논문을 쓰느라고 밤늦게까지 일했던 것이 감기를 악화시켰다. 아니, 감기 걸리는 시초를 몰라서 미련스럽게 일 하다가 진짜 감기가 되고만 것이다. 밤이 되면 목이 부어오고 기침을 하면 머리가 울린다. 논문 마감이 걱정되어 목요일 밤에 메일을 했다 최종적으로 언제까지 보내면 되는지… 나는 논문을 빨리 쓰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 논문은 걸리는 것이 많아서 시간이 걸린다. 논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감이 이 .. 더보기
개강날 2014/09/23 개강날 오늘 동경은 맑고 기온이 높은 날이었다. 최고기온 27도였다. 휴일이었지만, 개강이라 학교에 가서 수업을 했다. 휴일에 출근하는 것도 좀 이상하다. 세상 사람들은 놀러 가는 데, 일을 하러 가다니… 첫수업에서 강의를 하지 않는다. 첫날은 그냥 수업 소개를 하고 끝낸다. 오늘도 수업에 들어가서 분위기를 보고 짧게 끝냈다. 2교시와 3교시 밖에 없는 널널한 날이었다. 2교시 수업에 들어갔더니, 남학생 하나가 선생님 저는 친구가 없는 데 어떡하죠? 친구는 여기서 만들면 되는 거야. 맨 앞에 앉은 여학생 둘이 핸드폰을 보면서 계속 수다를 떤다. 그러다가 질문시간에 한다는 질문이 선생님 남자 친구 있어요? 그게 이 과목과 무슨 상관이 있지? 어, 수업과 관련이 있는 걸 질문해야 하나요?.. 더보기
9월, 파주에서 인문학 강의 2015/08/27 9월, 파주에서 인문학 강의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비가 오고 기온이 내려간 날씨였다. 어제 참외를 상자째 사온 터라, 아침에 상자를 돌려놓고 우체국에서 돈을 찾아 세금을 냈다. 비가 오는 중에 한 손에 우산을 들고 한 손에 큰 플라스틱 상자를 들고 길을 헤매고 또 헤매며 상자를 돌려놓고 왔다. 오늘도 참외가 있을까, 기대했지만 없었다. 허긴, 누가 태풍이 몰려오는 비가 오는 날씨에 야채를 사러 가냐고? 나같이 이상한 사람이나 빗속을 헤메고 다니지… 오전에 일을 보고 집에 잠깐 들렀다가 운전면허를 갱신하러 다녀왔다. 여기도 시간을 정확히 맞춰서 최단으로 한 시간에 하려고 갔더니, 최단이 두 시간이나 걸렸다. 수속하는 시간이 아니라, 순전히 기다리는 시간만 한시간 이상 걸렸다. 붐비지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