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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학생

BTS 아미를 관둬!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밤까지 비가 오는 날씨였다. 지난 주 '강제연행' 판결 여파로 인해 일본이 '혐한'으로 난리가 나는 바람에 너무 피곤한 일주일이었다. 학생들이 나를 공격하고 수업 중 부잉을 하고 있고 난리도 아닌 난리를 보면서 지냈다. 일본이 완전히 '혐한'으로 뒤집어 진 것 같다. 동경에서 가르치는 일을 한지가 꽤 오래서 한 30년 된다. 지금 대학에서 가르치는 학생들 조부모 세대부터 3대쯤 가르치는 셈이 된다. 캐리어가 꽤 긴 나로서도 설마 대학 강의실이 이렇게 뒤집어 지고 난장판이 될 줄 몰랐다. 학생들은 완전히 매스컴의 영향을 받아 '한국인'인 나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다. 



오늘 아침 2교시에 갔더니 BTS (일본인)아미가 울 것 같은 얼굴이었다. 나는 BTS가 일본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 예정이었는데, 취소 된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수업이라 학생과 개인적으로 그런 말을 할 시간도 없다. 우선 수업을 시작해 놓고 학생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다. BTS가 TV에 출연할 예정이 취소되었다고 한다. 나는 감이 잡히는게 있어서 "반일 아이돌이라고 한거지?" 했더니 그렇단다. 그럴 줄 알았다. 지금까지 한국 연예인을 확실하게 '공격'해서 '격침'시키는데 '반일'이라는 딱지를 붙여서 성공했거든. BTS에도 똑 같은 수법을 썼구나 했다. 


"아니, BTS가 이번 판결에 대해서 별다른 발언을 한 것도 아닌데 왜?" "맞아요, 억지로 정치문제에 결부시키고 있어요"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반일 아이돌이라고 할 줄 알았어" 10월 하순 도스포가  "BTS가 일본에 컴플랙스를 느껴서" 어쩌고 하는 기사에 대해서도 아미인 학생이 "기사 내용이 터무니 없다고 BTS가 일본에 컴플랙스를 느낄 이유가 없는데" 하면서 억울해 했다. 아미로서는 BTS를 비하하는 것으로 받아 들인 것이다. 나도 아미는 아니지만 일본측 해석이 억지스럽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런 일이 하루 이틀도 아니니 그렇거니 했다. 


"뭘 문제시 한건데?" "티셔츠요, 지금 입은 것도 아니고 일년 이상 지난 걸 왜 지금에 와서 문제삼는지 모르겠어요" 한다. 나는 어떤 티셔츠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미인 학생이 어느 정치가나 평론가 보다 훌륭한 의견을 썼다. 모든 것을 억지로 정치문제화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아미로서 BTS가 일본에서 활동을 못하게 될까봐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학생이 BTS팬으로 있는 것이 무섭다고 주위에서 공격 받는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너무 깜짝 놀라고 말았다. '강제징용' 판결의 여파로 '혐한'이 불타도 '한국인'인 내가 공격 받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치자. 일본인 여학생이 BTS 팬이라는 이유로 공격을 받다니, 기가 막혔다. 너무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너의 안전이 가장 중요해, BTS 아미 당장 관둬! BTS 배신해! K-POP 좋아 하지도 마!


점심시간에 중국연구를 하는 동료와 의견을 교환했다. 학생들이 이런 상태로 내 수업을 듣는데 힘이 없다고, 공격 받고 있다고 했더니 "(일본이) 중국과 사이가 나쁠 때 제 수업을 듣는 학생들도 그랬어요" "2012년 '혐한'돌풍이 불기 전에는 한국어 수업이 수강생이 너무 많아 3년을 기다렸다는 학생들이 있을 정도였다. '혐한'으로 돌더니 바로 학생이 10분의 1로 줄더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에서 얼마나 극단적으로 움직이는지 자각이 없지만 기가 막히다고 했다. 동료는 설마 하는 눈치였다. 그러면서 지금 상태가 "마치 전쟁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 한다. "아마, 일본정부와 일본국민 들 심정은 '전쟁'일 겁니다. 북한에 납치된 일본일을 탈환하기 위해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했잖아요" "아, 맞네요. 그런 발언을 했지요" 일본이 얼마나 호전적인지, 주변과 문제가 생기면 곧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날뛰는지 자신들은 잘 모른다. 이번은 아베총리가 나서서 깃발을 휘날리며 외무상이 '전쟁'처럼 일을 벌이고 있다. 일본정부로 보면 일종의 '전쟁'인 것이 틀림없다.


다음 수업이 끝나면서 받는 감상문에 몇몇 학생들이 BTS가 일본을 비하하는 '원폭 티셔츠'를 입은 것 때문에 일본 TV에 출연을 못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이 나왔다. 일본 전체가 방방 뜨는 모양이다. 학생들은 풀이 죽어 있다. 나는 '원폭 티셔츠'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BTS가 적극적으로 '반일'을 할리는 없고 평화를 염원하는 그들이 '원폭 티셔츠'를 입었다는 것도 이해가 안되었다. 지금 일본 분위기가 무서워서 자기네가 공격을 받는다고 무섭다고 난리다. 다 일본 남학생들이다. 여학생도 아니고 남학생들이 무서워서 떨어야 할 만큼이라니, 학생들 말을 들으면서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도대체 일본이 얼마나 망가진 것일까? 나는 남학생들에게도 소리를 질렀다. 


무서우니까, 절대로 K-POP 좋아 한다고 하지마! 진짜로 좋아 하지도 마! 뭔 일을 당할지 모르니까.


5교시까지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고 BTS가 TV아사히 뮤직스테이션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취소가 되었다는 걸 알았다. 그 이유가 멤버가 입었던 티셔츠가 '원폭' 그림이 있다고 '반일'이라는 것이다. '원폭' 그림이 있어서 상처 받는다면서 자신들이 휘날리는 욱일기(전범기)가 과거에 침략했던 주변국가에 어떻게 비치는지 상상하려고도 않는다. 항상, 일방적이다. 아, 그렇구나. BTS가 공격하기 좋은 절호의 타겟이 된 것이다.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내용을 봤더니, 일본에서는 '원폭 티셔츠'라면서 BTS 멤버가 하는 것을 '반일'로 매도하고 있었다. 이성을 잃었다. 허긴 총리가 나서서 '혐한'을 선동하고 '혐오'를 부추기는데 매스컴이 앞장서서 북치고 장구치는데 이성이 있을리가 만무하다. 자신들이 얼마나 미친듯이 날뛰는지 모른다. 학생, BTS를 좋아 하거나 K-POP을 좋아 하는 아이들이 그 이유로 공격을 당할지도 모른다고 무서워 할 만큼 지금 일본은 흉흉하다. 일본정부와 매스컴에서 말하는 것은 한국에 관련된 모든 것이 '반일'이 될 정도다. 


한국에서는 '광복 티셔츠'라는 걸, 일본에서는 '원폭' 그림이 있다고 '원폭 티셔츠'라고 일본을 비하할 의도라고 '반일'이라니, 억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국이 하는 것은 모든 걸 '반일'로 해야 직성이 풀릴 모양이다. '반일'로 해야 한국을 공격할 구실이 된다. 한국에 총공격을 가하고 있다. 


나는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지금 위험하니까, 한국에 관련된 것에 절대로 관여하면 안된다고 주의를 준다. 살아 남는게 중요하다.


한편으로 이런 현실에 있으면서 이게 정말 현실인가 하는 느낌이 든다. 




혹시 일본에 올 예정이 있는 분들은 부디 조심하시길 바란다. 일본에 오래 산 사람이나 일본인도 무서워 할 정도로 '혐한' 분위기가 고조되어 있다.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 아니,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살인이나 테러가 일어나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정말로 미쳤다. 마치 한국과 '전쟁'을 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한국에서 일본의 제멋대로 '전쟁'에 동조할 필요는 전혀 없다. 나홀로 '전쟁'을 하면서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다. 일본은 '전쟁'할 상대가 없어서 환장할 지경이지만, 절대로 상대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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