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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김포공항 국화

2017/10/29 김포공항 국화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밤까지 비가 오는 춥고 컴컴한 날씨다. 태풍이 온다는데 지금 시간은 조용하다. 나는 아침 늦게 일어나 고구마를 쪄서 머슈룸 스프와 같이 먹었다. 어젯밤에 것이 2시를 넘어서라, 아주 늦게 것이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 나빠서 주말 행사인 청소와 빨래도 못하고 하루 종일 집에서 빈둥빈둥 쉬며 지냈다.

 

급한 일이 있어서 지난 목요일 밤부터 어젯밤까지 서울에 다녀왔다. 마침, 금요일은 축제로 휴강이었다. 목요일 수업이 끝나고 그 발로 공항에 가서 밤 비행기를 탔다. 10 25분에 도착하는 비행기였다. 비행기에서 빨리 내리기 위해 가방도 가지고 탔다. 초고속으로 입국심사와 세관을 통과해서 전철을 탄 것이 40 몇 분이었다. 전철을 기다리는데 시간이 걸렸다. 숙소를 김포공항에서 가까운 곳으로 잡았다. 목동역에 내려서 간 화곡동이었다. 숙소에서 역까지 마중을 오셨다. 밤늦게 도착해서 잠을 잘 잤다. 이튿날 아침 식사가 아주 맛있었다. 아침에 주민센터에 가서 인감증명을 떼려고 봤더니 주민등록이 말소되어 있었다. 주민등록을 살리고 어쩌고 당황했지만 다행히 예정했던 일을 무사히 다 볼 수가 있었다.

 

토요일은 날씨가 따뜻했다. 코트를 벗고 티셔츠 차림으로 시내에 가서 돌아다녔다. 이번에 간 것이 너무 갑자기라서 주위에 알릴 시간도 없었고 일정이 짧아서 연락도 없이 그냥 다녀왔다. 시내에 갔다가 숙소에 돌아와서 가까운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 발로 가까운 재래시장에 가서 구경하러 다녔다. 사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예정에 없던 일이라, 가져오기도 힘들 것 같아 사지 않았다. 산 것은 수면양말과 목이 긴 버선 한 켤레 씩이다..

 

 

김포공항에 일찍 와서 간식을 사 먹고 있다가 안으로 들어갔다. 달항아리 옆에 국화축제를 한다고 국화로 만든 비행기 모형과 기념사진을 찍는 코너가 있었다. 국화꽃을 전시한 것을 보니 시간이 몇십 년 전으로 거슬러 간 것처럼 복고풍이었다. 국화꽃 전시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닐 텐데 마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것 같은 느낌이다. 또 한쪽에는 가을이라는 계절감을 내는 장식을 했다. 거기에는 쉴 수 있게 의자도 놓여 있었다. 코너를 장식한 것도 어린이 학예회 무대처럼 보였다. 의자에 앉았더니 의자가 불편했다. 김포공항을 이용하면서 보면 그 공간을 유효하게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곳은 사람들이 외국에 나갈 때 통과하는 곳으로 특별한 인상을 주는 곳이다. 그런 특별한 장소라서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유감스럽다. 공항은 그 나라의 인상을 좌우하는 현관으로 특별한 곳이기도 하다. 그런 곳을 마치 몇십 년 전의 전시행정처럼 성의 없이 공간이 쓰여져 유감이다.

 

출국장에 들어와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다. 아시아나 항공이 출발이 지연된다는 방송이 나온다. 7 50분 출발이 8 10분 출발로 바뀌었다. 출발 시간은 더 늦어져서 도착도 늦어질 것이다. 하네다 공항에 도착 후에 비행기를 내린 곳에서 입국 수속하는 곳까지 멀어 시간이 걸린다. 입국 수속과 세관을 통과해서 나오는 시간이 꽤 걸린다. 비행기가 연착하면 잘못했다가 집까지 전철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출발도 지연되고 도착도 늦어졌다. 비행기가 착륙한 것이 밤 10 30분경이었다. 비행기가 도착한 곳이 입국 수속을 하는 곳과 멀리 떨어져 있었다. 짐을 끌고 달리고 또 달렸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왔더니 세관을 통과하는 사람들이 한 무더기 줄을 서있어서 나가는데 시간이 걸린다. 이 늦은 시간에 세관 통과를 빨리 시켜주길 바랬다. 하네다에 도착했더니 비가 오고 있어서 습기가 나를 공격한다. 갑자기 습기의 공격을 받아서 몸이 무거워진다. 동경은 내가 없던 사이에도 비가 많이 온 모양이다.

 

세관을 통과하고 나와서 버스를 봤더니 마지막 버스가 끊겼다. 서둘러 전철을 타러 달렸다. 전철을 타고 봤더니 10 43분 출발의 빠른 전철이다. 내가 얼마나 빠르게 효율적으로 움직였는지 스스로 놀라웠다. 한편으로 다행이었다. 시나가와 도착이 11시가 되기 전이었고 야마노테선을 타고 신주쿠에 도착해서 게이오선으로 갈아타려고 온 것이 11 30분 전이었다. 가장 빠른 전철 출발 시간이 37분이라, 그 걸 타고 조후에서 집으로 오는 전철로 갈아탔다. 집까지 오는 모노레일도 운행이 끝나서 역에서부터 비가 오는 가운데 짐을 끌고 왔다. 집에 도착했더니 밤 12시가 넘었다. 발 빠르게 움직여서 최단 초고속으로 와서 이 정도 시간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도중에 멈추거나 꾸물거렸다면 집까지 전철로 도착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동경에 살면서 공항을 그렇게 수없이 다녔지만, 항상 불편함을 느낀다. 일본은 공항을 오가는 사람들의 편의 따위는 그다지 고려할 마음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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