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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미쳤나?

2015/12/09 미쳤나?

 

오늘 동경은 맑았지만, 추운 날씨였다. 어제부터 갑자기 완전히 겨울 날씨가 되었다. 겨울 날씨라는 것은 최저기온이 1도로 내려가고 최고기온이 10도 전후라는 것이다. 어제 아침에 일어나니 겨울이 와있었다. 12월 중순에 접어든다는 것은 달력상으로도 겨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창밖은 아직도 가을이다. 가을이 남아있는 정도가 아니라, 단풍이 한창이다. 뭔가 이상하다. 요즘 이상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겨울에 피는 동백꽃과 봄에 피는 철쭉꽃이 같이 폈다. 혼란스럽다. 세상이 어지러운 데, 꽃까지도 덩달아 혼란스럽게 만든다. 동료네 집에는 여름에 따먹은 토마토가 다시 열렸단다. 비닐하우스도 아니고… 기적인가?

요새, 논문준비 때문에 자료를 힘들게 읽느라고 눈이 침침하고 어깨가 뻐근하다. 참 한심하다. 장사를 일 이년 하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읽으면 읽는거지, 왜 힘이 들어가냐고, 괜히 힘주고 읽어서 몸이 고생한다. 오늘도 일교시 수업이 끝나서 점심을 먹고 도서관에 가서 다음 주 강의에 쓸 책을 찾아서 집중해서 읽다가 왔다. 도중에 책을 찾으러 갔더니 남학생이 옆으로 다가온다. 내가 책을 찾아서 보고 있는 곳에 손을 내밀어 책을 꺼내서 보다가 집어넣기를 반복한다. 변탠가? 앞에서 책을 찾고 있으면 좀 떨어져 있거나, 손을 내밀어서 꺼내진 않는다. 내가 오늘 도발적으로 트인 분홍색 원피스를 입어서 그런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옆에 와서 비비적거리면 안 되잖아?? 집중해서 자료를 고르는 데 방해된다. 변태로 말하자면, 하루도 빠짐없는 일상이기도 하다. 매주 화요일에 전철을 갈아타는 곳에서 나를 타깃으로 쳐다보는 걸 목적으로 쫓아다니는 아저씨가 있다는 걸 지난주에 확실히 알았다. 어제는 타는 차량을 바꿔탔다. 이 나이에 매일 변태에 쫓긴다는 현실, 내가 미친 것이 아닌가? 변태 연령 폭이 넓어져 간다

며칠 전에 페북에 올라온 사진과 문구를 보고 경악하고 말았다. 읽으면서도 도무지 믿기지 않아서, 드디어 내가 미쳤나? 했다. 이나다 도모미라는 자민당 의원의 발언이었다. “전쟁은 인간 영혼의 진화로서 최고의 종교적 행사라는 것이 일관된 제 삶의 근본”이라고 했단다. 나는 그녀가 변호사이며 국회의원이 아니라, 위험한 신흥종교 신자인 줄 알았다. 재특회에서 정치헌금을 받은 적이 있고, 국기 앞에서 네오나치 단체 대표와 기념사진을 찍은 것도 유출되었단다. 그래도 아베정권에서는 별문제가 안된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이, 그녀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지금 아베정권의 핵심이 이런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내각부 특명 담당 대신(규제개혁 담당), 국무대신이기도 했다. 어제 다른 동료에게 보였더니, 미쳤다고 도대체 제정신이 아니란다. , 그렇구나, 내가 미친 것이 아니었구나. 그 보수적인 동료가 데모하러 가고 말았단다. 요새 상황을 보니 도저히 집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단다. 흥분해서 나에게 보고한다. 놀랍다! 아베정권은 얌전하고 조신한, 아마 평생 데모는 생각도 못했던 사람들을 데모하게 만들고 있다. 시민의식 고양을 위한 지대한 공헌이다. 아베정권이 막가면 갈수록 일본 사람들 정치의식이 향상될지도 모르겠다

도서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달걀을 사러 가는 길에서 못 볼걸 보고 말았다. 춥지만 맑아서 기분이 좋아 상큼한 발걸음으로 걷는 데, 길가에 새로운 아베 포스터가 바람에 나부끼는 것이 아닌가. 뭐야, 확 기분이 상했다.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아서 이상하게 더 눈에 띄었다. 왜 이렇게 아베 포스터는 많은지? 방범대책인가? 저 포스터를 보면 사람들이 더 울화병이 나거나, 우울해지는 거 아닌가? 지지하는 사람이면 자기네 안방이나 침실에 모셔놓던가. 왜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냐고 이해를 못하겠다. 전철을 타면 변태에, 자살사고로 불안하다. 그렇다고 길도 안심해서 못 걷는다. 불쾌감을 주는 것들이 많아서다.

계란집에 가서 초란과 유자를 사고 동백꽃을 덤으로 얻어서 돌아왔다

사진은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2주 전에 다카하타후도에 갔던 걸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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