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무너지는 것이 마치 언덕을 굴러가듯 가속도가 붙은 모양이다. 오늘 아사히 신문을 봤더니 일면에 지소미아 연장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일본은 지소미아를 연장하길 바라면서 마치 한국이 필요해서 연장해야 할 것처럼 보인다. 국제관계에서 어떻게 일본처럼 자신들 입맛에 맞는 것만 택할 수가 있나? 일본이 한국에 대해서만 절대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한다. 자신들 스스로 하지도 못하면서 미국의 힘을 빌려서 한국을 억지로 굴복시키고 싶어 안달이 났다.
오늘 동경은 아침에 비가 왔는지 일어났더니 지면이 젖어 있었다. 창밖을 보니 어제 창문을 말끔하게 닦아서 단풍이 들어 예쁜 색감에 비가 온 물방울이 더해져서 햇빛 조명을 받아 빛나는 환상적인 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이렇게 창문 청소와 단풍과 가을비가 맞아 떨어져 기가 막힌 장면을 연출하다니, 어쩌다 이런 행운도 있어야지.
일본이 정치를 비롯해 경제까지 한꺼번에 와장창 무너지는 현장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아베 내각은 극우 내각이며 혐한 내각이라고 했다. 아베 총리가 연임할지 모르지만, 이번 내각에 오른 사람들은 원래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었기에 연달아 사퇴하는 일이 벌어져도 놀랍지가 않다. 사퇴하는 일이 나지 않더라도 일을 제대로 할 것이라는 기대가 1도 없다. 일을 제대로 하기는 커녕 일본을 더욱 나쁜 상황으로 몰고 가는 쪽으로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내각의 가장 중요한 일은 아베 총리의 눈밖에 나지 않는 일이 아닐까?
요새 문제시하고 있는 '벚꽃 스캔들'에서는 아베 총리 선거 사무소가 조직 폭력배를 동원해서 일을 시켰는데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류' 막장 드라마 뺨치는 내용이다. '벚꽃 스캔들'로 인해 지지율이 내려가고 야당의 공격을 받고 있다. 거기에 사와지리 에리카라는 유명 여배우가 마약을 소지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연행되는 것을 생중계하고 난리가 났다. 체포하는 것을 경시청이 TBS와 분슌에 사전 정보를 흘렸다고 한다. 아베 총리의 '스캔들'을 덮으려고 경시청에서 의도적으로 정보를 흘리고 현장을 덮쳤다는 기사가 나고 있다. 사와지리 에리카는 2005년 영화 '박치기'에서 민족학교에 다니는 재일 조선인 여학생이라는 인상적인 역할로 두각을 나타내며 유명해졌다. 그녀에게는 영화의 배역이었지만, 일본 극우에게는 '재일 조선인 여학생'이라는 이미지가 떨어지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기본적으로 기승전결 '혐한'이다. 이유야, 어떻든 결론이 정해져 있다. 이번 사건이 전개되는 걸 보면서 일본 극우들 시점에서 보면 아베 총리를 '스캔들'에서 지키기 위해 '재일 조선인' 역을 했던 여배우 사건으로 덮는데, 극적인 '쾌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한다.
아베 총리는 워낙 '조작의 달인'이시다. 국민들이 아베 정권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일본 경제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한국과 북한, 중국에 대해 강경하게 대하면 된다는 정도 일 것이다. 자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내각을 실질적으로 장악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일본 회의'는 결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자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한국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자와 동일시해도 무관하다. 거기에서도 아베 정권의 핵심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 회의'는 거의 '컬트 집단'에 가깝게 보일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베 정권이 '컬트 집단'과 같아 거의 종교적인 수준이라서 현실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아베 총리의 연임을 지향하는 것도 아베 총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가장 그럴듯한 권위를 갖춘 '간판'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차기 총리로 유력하게 보는 이시바 씨도 극우 보수이지만, 권위로 볼 때 아베 총리와는 비교할 수가 없다. 한국에서 권위로 보면 박근혜와 비교할 사람이 없는 것과 같은 이유다. 그렇기에 이시바 씨가 총리가 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 유력하다는 고이즈미 주니어도 간판으로 쓰기에 마스크가 좋다는 의미이다. 국민의 입장에서 봐도 마스크가 좋다는 것이 인기가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아베 내각이 무너진다면 아베 총리의 실책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세력의 선택에 의한 것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 아베 총리를 대신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계속해서 어떻든지 간에 '개헌'을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아베 총리의 목적은 '개헌'이고 '일본 회의'도 같은 목적이다. 국민이 아우성을 치지도 않지만, 야당이 아무리 떠들어도 아베 정권은 언론과 사법과 모든 걸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눈치를 보면서도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할 것이다.
아베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좀 내려갔다고 하지만, 그렇게 낮지 않다. 지지율에 대해서도 이상하게 느낀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보면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지만, 지지하지 않는 사람도 볼 수 있다. 일본에서 주위를 보면 아베 정권을 지지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학생들에게 물어도 지지하는 수는 극소수라서 매스컴에서 발표하는 지지율이 어떻게 나오는 것인지 믿을 수가 없을 정도다. 거기에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세력은 '혐한'과 '혐중'을 '애국'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아베 총리는 지지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한국과 북한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
그런데,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아베 정권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이 커다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일본을 쳐부수고 있다. 한국 시민들이 자발적인 불매운동으로 어마어마한 성과를 거두었다. 한국 시민이 일본, 아베 정권에 대해 압승했다. 일본에서는 한국의 불매운동으로 인한 어마어마한 타격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아 보통 사람들은 인식을 하지 못할 정도로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속이 쓰리고 아프고 한국이 괘씸하기 짝이 없지만, 매스컴에서 제대로 보도할리가 만무하다. 일본이 망해도 한국에게 잘못했다는 반성 따위는 없다. 갈데까지 갈 뿐이다.
아베 정권의 폭주를 막는 것이 결국 한국 정부와 한국 시민이 될지도 모른다. 경제가 '폭망' 수준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아무리 권위가 있어, 지지자에게는 거의 신의 반열에 든 아베 총리라도 더 이상 '간판'으로 앉혀 놓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은 일본 경제가 망해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급격하게 악화되는 시기가 올림픽 이후로 봤는데, 한국에 대한 공격이 자살골이 되어 그 시기가 앞당겨졌고 엄청난 가속도가 붙어 버리고 말았다.
사진은 어느날 갑자기 엄청난 새떼가 나타나서 아주 재미있는 광경을 연출하고 사라졌다. 보통은 상상하기 힘든 광경이었다. 지금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도 상상하기 어려운 이상한 상황이다. 하지만, 일본은 역사적으로 보면 이런 일이 드물지 않았다.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을 공격할 때도 미국과 전쟁해서 이길 승산이 있는 걸로 본 사람이 없었지만, 전쟁을 강행했다. 국민도 같이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