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아베 총리가 독단적으로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라는 명목으로 한국과 중국에 대한 실질적 입국 금지에 대해 피해를 입는 것은 단지 일본에 와야 하는 한국인과 중국인 만이 아니다. 한국인과 중국인보다 일본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설마, 이런 엄청난 일을 아베 총리가 단독으로 정한 것이 아니겠지? 했다. 처음에는 전문가 회의에서 정했다고 해서 전문가 누가 그런 발언을 했느냐고 했더니, 발언한 전문가가 없었다. 회의에서 정했다고 해서 회의록을 보여 달라고 했더니 회의록이 없다고 한다. 일본에서 회의를 했는데 회의록이 없다는 말은 있을 수가 없다. 초등학교 학급회의나 반상회를 해도 회의록을 남기는 '기록'을 중시하는 나라다. 결국, 아베 총리가 극우 친구들이 트위터에 자랑하듯 극우 친구들의 조언대로 한국과 중국에 대해 입국 금지를 함으로써 '혐한과 혐중'의 클라이맥스를 보여줬다. 아베 정권에서는 당연히 있어야 할, 없으면 안 되는 중요한 '기록'이 마법처럼 사라지는 마술까지 부린다. 이전까지는 발각하면 사임해야 했던 공문서 '조작' '은폐' '날조' '폐기'가 빈번하고 발각해도 처벌을 받는 일도 없다는 것에 이제는 익숙해지고 말았다. 국가의 수장이 대놓고 저런 부정을 하는 것을 국민이 용인하고 있는 셈이다. 아베 정권을 보고 있으면 사이비 종교 단체도 아니고 도대체 뭔지 모를 정체불명의 보이지 않는 손이 많이 개입한다. 트위터에 자랑하는 극우 친구도 같은 종교인가? 싶다.
오늘 동경은 맑고 따뜻했는데 오후에 들어서 바람이 강하게 불어 날씨가 추워졌다. 낮에 바깥공기를 맡고 산책을 겸해서 야채를 사러 나갔다. 평소에 잘 가는 야채 무인판매에 갔는데 오늘 새로 나온 야채가 하나도 없다. 오늘 야채를 내지 않은 모양이다. 공원에 가까운 곳도 봤지만 없었다. 그렇다면 다른 곳으로 강가에 있는 곳에 갔는데 여기도 오늘 야채를 내지 않은 모양이다. 오늘이 무슨 날인가? 밭에는 야채가 자라서 수확해야 하는 게 눈에 보이는데 왜 이렇지? 집에는 봄나물을 다 먹어서 나물이 없다. 마지막으로 고구마라도 사려고 헌책방에 갔다. 고구마는 없고 가부라고 작고 부드러운 동그란 무와 잎을 먹는 야채가 있어서 한 묶음 샀다. 점원이 마스크를 하고 있지 않아서 깜짝 놀라 얼른 돈만 놓고 야채를 가지고 나왔다. 이런 시국에 손님과 가까운 거리에서 접촉하는 점원은 마스크를 썼으면 좋겠다. 날씨가 따뜻해서 공원을 거치면서 봤더니 공원에서 아이들이 꽤 놀고 있었다. 엄마들은 모여서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다. 가까이에 있는 유치원 마당을 봤더니 평소에는 마당에 아이들이 바글바글하게 꽉 차는데 오늘은 아이가 아주 적었다. 세어보니 여덟 명에 보육교사가 두 명이었다. 유치원은 휴교 명령에 들어가지 않지만 부모들이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지 않는 게 보였다. 대신에 여기저기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는 것이 보인다. 주변을 바라보면 코로나19와는 전혀 상관없이 겉으로는 아무런 긴장감이 없고 평화롭기 짝이 없다. 마치,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을 두려워하는 공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느낌이 든다. 아니다, 불안하기 짝이 없지만 그런 말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니면 그런 대화조차 나눌 수도 없는 숨 막히는 세상이다.
어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일본이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 힘을 보탠다고 100만 명분의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제공한다고 SNS에 올렸다가 역풍을 맞아 2시간 만에 철회했다고 한다. 나는 그 뉴스가 아주 재미있었다. 손 회장이 한국 핏줄이 맞는구나, 그런데 눈치가 없구나 했다. 왜냐하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서도 손 회장이 개인으로는 가장 많은 금액 100억 엔을 기부했다. 그 엄청난 기부에 대해서도 반응이 싸늘했다. 만약에 일본인이 같은 일을 했다면 '신의 반열'에 들어가서 사회와 국가적으로 추앙을 받고 전설적인 인물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손 회장은 귀화해서 일본 국적이지만, 원래 '조선인'이다. 그런데, 손 회장의 기부에 대해서 감사하는 사람들은 후쿠시마 사람들이었다. 정작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는 감사한 일이었지만 일본 여론으로서는 '조선인'이 좋은 일로 주목받는 것은 영 기분 나쁜 일이다. 이번 코로나19 진단키트에도 같은 맥락이 보인다. 일본에는 검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손 회장이 기부한다면 잘 받고 의료체계에 혼란이 오지 않도록 조정하면서 검사를 받아도 되는 일이다. 그게 아니라, 일본의 국난급 재난에 '조선인'이 돕겠다고 손을 내미는 것에 대해 일본인으로서 자존심이 상한다. 일본 정부가 감추고 싶은 코로나19 감염이 드러나게 되고 만다. 이런 일은 동일본 대지진에서 한국이 국민적으로 성금을 모아 일본에 전해서 돌아온 일본의 반응은 대규모 '혐한' 데모였다는 것과 결이 같다. 사실, 동일본 대지진이 났을 때 재일동포들이 많이 나서서 기부도 하고 지진 피해를 복구하는데 열심히 활동했다. 그 결과 일본의 반응은 '혐한'과 '헤이트 스피치'로 나타났을 때 재일동포들은 억장이 무너졌을 것이다. 재일동포에게는 일본과 한국/북한을 놓고 저울질하라는 것 자체가 가혹한 일이다. 어머니와 아버지 중 하나를 택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손회장은 한국에 가서 펭수에게 '눈치 챙기는 법'을 배워야 할 모양이다.
같은 날 사이타마시에서 비축했던 마스크를 보육원과 유치원, 방과후 교실, 고령자 시설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배포하면서 조선유치원과 민간학원을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래서 조선유치원에서 시에 항의했더니 담당 직원이 조선유치원에서 되팔기 할 가능성이 있어서 배포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마스크 대란으로 온라인에서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마스크 되팔기가 성행해서 자신이 산 가격 이상으로 되팔기 금지하는 법률까지 제정할 정도다. 아예, 처음부터 지자체가 기본적인 인권과 인도적인 측면을 무시해서 마스크를 배포하지 않고, 오히려 조선인을 '범죄자'로 보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코로나19사태라는 국가와 인종을 막론하는 전염병의 대처에서도 일본에서는 이런 일은 보통이다. 참고로 조선인도 일본에서 일하며 세금을 내고 산다. 똑 같은 일은 동일본 대지진 때도 있었다. 지진 피해를 입은 조선학교만 쏙 빼고 지원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때 뉴스를 보면서 어쩌면 같은 지역에 사는 인간으로서 일본이 그럴 수 있나? 동일본 대지진 때 모금운동을 하고 기사를 쓰고 있던 내가 충격을 받았다. 위기에 재일동포를 '희생양'으로 삼는 일본의 센스가 다시 한번 빛났다.
한국 정부에서도 일본에 대해서 코로나19와 관련해서 돕겠다고 제발 나서지 말길 바란다. 한국에서는 선의라도 일본에서 보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마, 코로나19 검사를 하는데 세계가 한국에서 선행한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행해도 일본에서는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가뜩이나 검사하기 싫은데 한국에서 먼저해서 성공한 사례를 일본에서 본받아 한다는 것 자체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동일본 대지진 때 성금도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는 하나도 반갑지 않고 고맙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니까, 일본에서 한국만 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이다. 괜히 눈치 없이 일본에서 무슨 일이 있으면 도와야 된다는 사람들을 보면서 왜 일본이 싫어하는 일을 할까? 괜히 신경 쓰고 돈 쓰고 욕먹을 일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일본은 자존심이 강해서 절대로 한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일은 없겠지만, 일본 정부에서 정식 요청이 있을 때 못 이기는 척 돕는 것이 좋다. 그 외에는 도왔다가 욕먹을 줄 알기 바란다. 일본에는 신경을 끄고 한국의 실속을 차리고 잘하면 된다. 부디 일본의 자존심을 존중해서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본에서는 힘들 때 모르는 척하는 것이 배려다.
일본에서 한국과 중국에 대한 입국 금지에 대해 국회에서 아베 총리에게 질문을 했다. 한국보다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더 많은 이탈리아에 대해서는 입국 금지를 하지 않느냐? 한국을 입국 금지해야 할 과학적 근거가 있느냐고 했다. 아베 총리는 확실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당연하다. 한국과 중국의 입국 금지 결정은 역학적이나 과학적 근거가 없는 정치적 판단이기 때문이다. 좀 더 말하자면 감정적인 판단이었기 때문이다. 아마, 일본에서 이탈리아에 대해 입국 금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이지만, 이탈리아의 감염 확진자와 사망자 수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과 중국에 대한 처사에서 볼 수 있듯 '혐한과 혐중'이라는 '극우적 마인드'의 판단이다. 일본과 이탈리아와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추축국으로 삼국 동맹 조약을 맺고 세계 정복을 시도했던 관계이다. '극우적 마인드'에는 아직도 그 동맹 관계에 대한 '환상'이 남아있다. 지금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것은 부국강병의 명치시대로 회귀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대일본 제국 시대 '동맹'이었던 이탈리아에 대해서 입국 금지를 내리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 아베 정권, 특히 아베 총리가 하는 일은 일본의 '극우적 마인드'로 봐야 문맥을 이해할 수 있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의 감염 확산 방지를 이유로 한국과 중국에 대해 실질적 입국 금지를 발표해서 일주일이 된다. 일본 정부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한국과 중국 유학생에게 일본 대학에서 어떤 대처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지난번에 써서 올렸다. 이번에 쓰는 것은 그동안 경과를 지켜보고 현 단계에 올라온 정보에 관한 것이다. 내가 잘 알고 있는 대학 네 군데 홈페이지에 업데이트한 코로나19와 관련해서 공지를 올린 것을 확인했다. 우선 두 군데는 3월 5일 발표한 한국과 중국에 대한 입국 금지에 대한 내용이 아예 없다. 내가 알기로는 유학생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대학에서 유학생에게 중대한 사안이라는 걸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아무리 국제학부나 국제 커뮤니케이션 학과가 있어도 유학생에 관련한 사항에 관심이 없다는 게 드러난다. 유학생을 10%정도 확보하려는 대학에서는 "일본 정부의 발표에 따라서 유학생이 행동하기 어려운 점이 있으니까, 가능한 4월이 되어 돌아오라"는 공지가 떴다.
내가 흥미롭게 본 것은 A대학이었다. 작년에 국제가 들어가는 학부를 두 개나 신설한 상위권 대학이다. 적어도 그 두 학부에는 유학생이 꽤 있을 것으로 본다. 먼저 입국 금지(입국 제한)에 대해서 썼다. 3월 9일에 업데이트한 내용이다.
1. 일본 입국 전 2주 내에 일본 정부가 정한 감염증 위험 레벨 3 지역에 체재한 적이 있는 사람은 입국할 수 없다. 입국 제한이 해제될 때까지 일본에 올 수 없다.
2. 3월9-31일 사이에 한국(인)과 중국(인)에서 입국하는 경우 격리, 정류, 혹은 검역소장이 지정하는 장소에 14일간 대기해서 일본 국내 대중교통을 사용하지 말라는 요청이 있습니다. 자세한 격리 등을 실시하는 정보는 현재 아직 모르기 때문에 무리해서 입국하지 말고 현지에서 상황을 알 수 있을 때까지 대기하기를 권합니다.
3. 입국전 2주 내에 일본 정부가 정한 감염증 위험 레벨 2 지역에 체재한 경우는 입국 후 2주간 경과 관찰 기간을 갖고 코로나19 감염 여부 경과를 봅니다. 자세한 경과 관찰 기간 중의 대처는 다른 페이지를 참고하세요.
마지막에 중요한 사항이 실렸다. 본 대학은 이번 입국 제한으로 인해 해당 학생이 신학기부터 수업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배려할 생각입니다. 상황파악과 이후 연락을 위해 상기에 해당하는 학생과 교직원은 조속히 소속 학부 사무실, 대학원 사무실, 부과실에 연락을 바랍니다.
새로 비자를 취득해서 입국할 유학생에게는 3월 6일 문과성의 사무연락에 따르면
[1. 중국과 한국의 일본 대사관과 총영사관에서 발급한 1차/수차 비자의 효력 정지.
2. 홍콩과 마카오, 한국에 대한 비자면제 조치 정지가 포함된다.
이런 조치는 3월 9일 0시부터 운용 개시해서 3월 말까지 실시된다. ]
따라서 이미 취득한 비자는 상기 조치 기간이 종료하면 유효하게 되어 입국에 사용될 것으로 봅니다.
본 대학에서는 일본 정부의 정보 발표에 따라서 적절한 대응을 할 예정입니다. 상세한 결정이 내리면 공식 홈페이지(국제연계/유학)에서 알리겠습니다. 새로 비자를 받고 입국 예정 유학생은 문의사항이 있으면 별도 연락하세요.
결국, 일본 정부, 아베 총리가 내린 결정에 대해 관련 부서인 문과성에서도 자세한 내용을 모른다는 걸 볼 수 있다. 대학은 일본 정부와 문과성의 지시를 받으니까, 대학에서도 문과성에서 자세한 내용을 알려주지 않으면 어떤 대처를 해야 할지 모른다. 정부에서 입국 금지를 발표한 일주일이 지나도 자세한 내용에 대한 연락이 없다니 참 엉망진창이다. 애꿎은 유학생만 공중에 붕 뜨게 생겼으니 일본에 오지 말고 본국에서 상황이 수습될 때까지 대기하라고 한다. 즉, 유학생을 보호하고 케어해야 할 대학에서는 손 놓고 일본 정부의 판단과 문과성의 지시를 기다리겠다는 말이다. 그래도, 입국 금지에 해당하는 학생에게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배려한다고 한 줄 쓴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할 따름이다. 하지만, 어떻게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다.
만약에 한국에서 같은 일이 났다면 어땠을까, 유학생이 들어와 자가격리를 하든 말든 상관이 없는 일본과 달리 대학에서 움직였다. 공항에 가서 픽업을 하고 기숙사에 배정해서 식사를 제공하고 자가격리를 할 수 있도록 케어를 했다. 일본에서는 국제적으로 오/모/테/나/시(후한 접대) 문화라고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그런 걸 실감한 적이 없다.
어차피 한국인과 중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는 코로나19의 이름을 빌렸지만 방역이나 과학적 근거가 없는 정치적인 판단이었다. 기한을 3월말까지 정했지만 정치적인 판단이기에 일본의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대학의 3월 중 행사 졸업식은 온라인으로 대체하거나 작은 행사도 취소 되었다. 4월 입학식도 온라인으로 대체한 곳도 있다. 동경이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도저히 3월말까지 코로나19가 잡히지 않을 것 같다. 그에 따라서 대학이 개강을 연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학사 일정으로 봐서 개강을 늦추기는 힘들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택하는지 아니면 도쿄올림픽을 택할 것인지에 따라 개강 시기가 정해질 것 같다. 일본에서 코로나19는 전염병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인 느낌이 든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에서 국민의 안전과 도쿄올림픽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아베 총리만이 아니라, 일본 국민도 도쿄올림픽을 택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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