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 '교도통신' 뉴스로 3월 15일 현재 일본 코로나19 확진자가 크루즈선을 포함해서 1,513명이며 사망자가 31명이라고 한다. 어제 아베 총리가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상황을 잠재우려고 했지만 오히려 총리의 답변을 듣고 더 불안해진 분위기다. 일본 매스컴에서 코로나19에 대해 보도하는 내용을 보면 내가 주변에서 느끼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거기에는 몇 가지 패턴이 있어서 전문 분야에 따라 전할 수 있는 내용도 다르지만 일반 사람들이 느끼는 일상과 달라서 공감하기 어려웠다. 오늘 읽은 기사 중에 주변 사람들의 수다를 통해서 내가 느끼던 점이 반영된 기사가 있었다. 그 기사와 미세하게 달라진 일본의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쓰기로 한다.
오늘 동경은 맑았지만 추운 날씨였다. 어제 저녁 아베 총리의 기자회견을 보고 열 받고 속이 터진 나는 평소보다 늦게 잔 것도 아닌데 일어나질 못해서 낮이 되어 일어났다. 아베 총리의 영향력이 대단한 줄 알았지만 이렇게 직빵으로 내 몸을 강타할 줄 몰랐다. 하루가 반토막 난 느낌이다. 집에 신선한 야채가 떨어져서 사러 야채 무인판매에 가고, 마트에도 가고 싶었다. 날씨가 추워서 가기 싫은 점도 있었지만 마트는 주말이라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피하기로 했다. 오늘 밖에 나간 것은 쓰레기를 버리러 두 번 나갔다. 쓰레기를 두 번이나 버리니 기분이 좋았다. 자가격리 아닌 자가격리 생활을 하느라 집에서 지내니 집안 정리해서 쓰레기를 버리는 게 좋은데 코로나19 뉴스를 쫓다 보니 그럴 여유가 없다. 내가 나중에 코로나19에 대해서 논문을 쓸 일이라도 있을까?
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많은 지역을 봤다. 3월 15일 12시 현재 자료로 후생노동성 홈페이지에서 확인했다.
1. 홋카이도 141명 인구 538만 명
2. 아이치현 117명 인구 748만 명
3. 오사카부 86명 인구 884만 명
4. 도쿄도 81명 인구 1,350만 명
5. 효고현 53명 인구 553만 명의 순이었다.
코로나19 감염이 인구비례가 아니라는 건 알지만, 인구 비례로 봤을 때, 인구가 가장 많은 도쿄도가 86명 밖에 안된다는 게 이상하다. 오사카부도 마찬가지다. 그에 비해 인구가 그리 많지 않은 홋카이도와 아이치현에 감염 확진자가 많은 이유는 홋카이도와 아이치현에서는 일본 정부의 방침과 달리 검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감염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가능한 검사를 하지 않도록 검사를 한다면 마지막에 중증이 되고 나서야 검사를 하게 되어 있다. 일본 정부 방침은 37.5도 이상 열이 4일 이상 계속되거나 해외여행 이력이 있거나 하는 등 일정 조건을 채운 경우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플루나 폐렴 치료를 받다가 차도가 없으면 마지막에 PCR 검사를 하도록 되어 있다. 아이치현의 경우는 중증이 되기 전에 발견해서 치료하도록 단계를 건너뛰고 증상이 있으면 보건소에 연락해서 상담하고 검사 받을 수 있게 변경했다고 한다. 그 결과 감염 확진자가 늘었다. 검사를 늘리면 감염 확진자가 느니까, 꼼수를 부려서 검사를 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일본 정부는 하고 있다.
요새는 '의료 붕괴'라는 새로운 '혐한' 프레임이 유행하는 모양으로 한국이 코로나19로 인해 '의료 붕괴'되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나는 매일 한국의 코로나19 뉴스를 보고 있지만 '의료 붕괴'가 일어나지 않았다. 만약에 한국에서 '의료 붕괴'가 일어났다면 일본보다 먼저 한국에서 핑크색 점퍼를 입은 분들이 난리를 쳤을 것이다. 한국 매스컴이 옳다구나 하고 정부를 공격하고 뒤흔들며 광란의 파티를 벌였을 것이다. 어제부터 한국이 새로운 감염 확진자 수보다 완치되어 자가격리 해제된 수가 많은 기사를 봐서 반가웠다. 그 기사에 완치된 사람 수가 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는 듯한 댓글만 달려 있어서 도대체 내가 뭘 읽고 있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코로나19는 정치성향이나 종교에 상관없이 누구나 감염될 우려가 있다. 아마 어떤 사람들은 총선을 위해 감염 확진자가 늘고 사망자가 느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서도 그런 기사를 본다. 한국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해서 열심히 하는 것은 총선을 위한 것이라는 걸 볼 때 솔직히 욕이 나온다. 중국이나 한국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서 막아야 했다. 선거가 있든 없든 마찬가지다. 나는 중국 정부와 의료진과 국민이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중국은 선거도 없는데 왜 그랬을까? 일본에서 그런 기사를 보면 일본 정부가 열심히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면피성으로 보인다. 솔직히 일본에 사는 입장으로서는 일본 정부가 선거에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라도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그동안 일본에서 의료 전문가들이 하는 단골 멘트가 "미국이 최고다. 일본이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은 미국처럼 질병 통제 예방 센터(CDC)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CDC가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구장창 떠들었다. 정작, 미국에서도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어 허둥대니 언제 그런 말을 했냐는 듯이 입을 싹 씻는다.
오늘 자 '도요게이자이'에 ['코로나 문제' 보통 사람이 정부에 바라는 솔직한 목소리- 휴교와 특별 조치법, 경제 대책을 어떻게 평가하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간추려서 소개한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통해 [코로나19에 대해서 정부가 해야 할 시책에 대한 앙케트 조사]를 했다.
모집단 수가 적지만 일정의 경향을 읽을 수 있다. 복수 응답에서 가장 많은 것이
'의료지원, 검사와 치료체제의 충실'로 71%,
두 번째가 '정확한 상황 파악과 (투명한) 정보 제공'이 67%다.
다음이 '소득 상실자 지원' 40%,
'금융지원'이 39%의 순으로
'경기 대책과 금융완화'는 16% 밖에 없었다.
결국 보통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한국 정부가 중점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는 내용이다. 우선 사람 목숨을 구하고 감염이 되지 않게 주의하는 것이 먼저다. 목숨을 건지고 안전을 확보한 다음에 생활비나 영세상인을 위한 대출 순이 나온다. 대기업이나 주가부양을 위한 정책은 보통 사람들 입장에서는 가장 거리가 멀다. 일본 정부가 하고 있는 것은 보통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정반대로 하고 있다.
일본 국회가 코로나19 사태를 빌려서 서둘러 통과시킨 '특별 조치법'에 대해서는 '찬성'이 34%, '반대'가 66%였다. '비상사태 선언'에 대해서도 '찬성'이 28%, '반대'가 72%였다. 자유 기입란에 보면 아주 강하게 반대하는 글이 많았다고 한다. 왜냐하면 만약에 필요하다면 현행법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정부가 정한 임시 휴교로 인해 보호자에게 나오는 지원금에 대해서도 모두에게 공정하게 돌아가길 원했다. '휴교 명령에 대한 효과에 의문이 있다'가 52%로 회의적이다. 한편으로 전국적으로 일제히 내린 휴교 명령이 '적절하고 효과적이었다'는 7% 밖에 없었다.
앙케트 조사 결과에 나온 것으로 보면 보통 사람들이 일본 정부가 하고 있는 코로나19 대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정반대의 대처를 일본 정부가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불안해서 화장실 휴지라도 사재기해서 안심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싶다.
결국 인간은 한국 사람이나 일본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전염병 앞에서 누구나 목숨이 가장 중요하고 안전이 우선이다. 살고 나서 생활을 위한 수입과 살아갈 방도를 찾는다. 일본 정부, 아베 총리는 말로만 '국민의 안전을 가장 먼저'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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