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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멘붕 온 아베 정권

2018/03/29 멘붕 온 아베 정권

 

오늘 동경은 맑고 더운 날이었다. 최고기온이 25도까지 올라갔으니 어제에 이어 5 수준으로 더운 날씨였다. 오늘도 벚꽃구경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도서관에 가면서 소소하게 즐기기로 했다. 도서관에 가는 길에 자료 카피하려고 잔돈까지 바꿨는데 정작 카피할 것을 집에 두고 갔다. 그냥 도서관을 향했다. 대학 캠퍼스에는 지금 벚꽃이 한창 펴서 어느 보다도 벚꽃나무 아래 사람들이 있었다. 학생들과 직원에 동네 사람들도 보러 모양이다. 벚꽃으로 주위가 조명을 받은 듯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거기에 있는 사람들도 벚꽃 조명을 받으며 주체할 수가 없어서 약간 들떠있다.

 

 

도서관에 가기 전 아침에 뉴스를 보고 나갔다. 도서관에 가서 가장 먼저 신문을 읽는다. 아사히신문이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아사히신문을 읽는 사람이 많아서 항상 누군가 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도쿄신문을 먼저 보고 아사히를 본다. 요새는 아사히를 보는 사람도 약간 준 것 같다. 오늘도 요미우리를 먼저 보고 산케이를 읽는 학생을 봤다. 산케이를 보는 학생은 신문을 읽는다. 산케이를 읽는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한다. 오늘 아사히신문 기사는 일면에 북중 정상회담이 실렸다. 북한이 그 중심에서 미국과 중국, 한국과의 관계를 정리해서 보여준다. 일본은 미국과 4월 중순에 정상 회담한다는 게 나왔다. 그 옆에 북일 정상회담이 6월 초에 열릴지도 모른다는 뉘앙스의 기사가 있다. 확실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일본 정부는 북중 정상회담에 아주 당황한 눈치다. 사전에 정보가 입수되었다면 그리 당황할 것도 아니다. 사전에 정보가 입수되지 않았고 중국에서 알려줬지만 상세하게 설명한 수준은 아닌 모양이다. 일본 정부에서는 중국에서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서 협의하겠지만 북한에 대해서 어떤 압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일본이 가장 조바심을 내는 것은 대북제재가 완화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중국에서부터 대북제재가 완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신경이 쓰이는 것은 제팬 패싱이다.. 지금 상황은 제팬 패싱에 가깝다.

 

오늘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려서 다음 달 27일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 일본에서는 남북회담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을 건너뛰고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처럼 대하고 있다. 일본은 북미 정상회담을 견제하려고 그에 앞서 4월에 미국과 정상회담만 하면 되는 줄 알고 있었다. 거기에 북중 정상회담이 기습적으로 열리고 말았다. 세력구도가 변화한 것이다. 북한과 중국은 관계가 나쁠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이 말하는 대로 '혈맹관계'이다. 북한은 이번 북중 정상회담으로 미국을 견제할 수 있게 된다는 큰 선물 보따리를 절묘한 타이밍에 중국에 안겨준 것이 된다. 북한에서는 중국의 경제제재를 완화시키고 경제협력도 끌어낼 수가 있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소원했던 관계를 다시 확인한 모양새다.

 

중국은 한국에 대해서 북중 정상회담에 관한 설명을 하러 특사가 간다. 이 것은 한국이 중국에 대해 외교적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설명한 것과 같은 일이다. 그에 비해 일본에는 아무것도 없다. 남북을 중심으로 긴박하게 돌아가는 동북아시아 정세에서 일본만 소외된 것이 아니냐, 일본이 주도적인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 것을 보면 동북아시아에서 일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적이 없다. 자신들 이익만이 중요한 일본이 그런 역할을 할 생각도 없겠지만 빠지면 섭섭하다. 아베 정권에 들어서 주변 국가와 관계가 최악이다. 근래에 들어 중국과 관계 개선을 한다고 나섰지만 그동안 일본 매스컴이 날이면 날마다 '혐한과 혐중'을 세트로 깠다. 일본이 관계 개선을 하겠다고 해도 그동안 했던 일이 없었던 것이 되지는 않는다.

 

영토분쟁에 관해서도 중국이 올 때는 사전에 연락을 취하는데도 마치 제멋대로 하는 것 같이 보도해왔다. 일본이 분쟁을 더 야기시킨 것이다. 한국과의 관계도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북한에 대해서 일본에 조총련이 있으니까, 일본에서는 아주 유리한 입장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재일동포와 한국인, 조총련에 대한 박해가 도를 넘었다. 주변국과의 관계를 파괴한 것은 일본, 아베 정권이다.

 

특히 북한과는 아베 정권이 '북풍'을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덕을 본 최대 수혜자다. 북한은 언제까지나 전쟁을 불사하고 일본을 침략한다는 '거짓말'로 헌법을 개정해서 군사대국으로 갈 작정이다. 북한이 평화를 위한 대화를 한다고 나선 것은 아베 정권에서 보면 '배신'으로 마치 북한에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북한이 대화로 나선 지금도 일본이 고장 난 레코드처럼 하는 말이 자신들이 주도한 경제제재가 유효했다는 것이다. 미안하지만 국제적인 제재하에서 북한이 경제가 성장한 것에 대한 정보는 일본에서 일체 본 적이 없다. 북한이 평화적인 노선을 택한다면 일본에서 개헌해서 군사대국으로 가는 전제조건이 없어지고 만다. 오히려 일본이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가 된다.

 

이틀 사이에 일본에서 갑자기 보도하는 톤이 바뀌었다. 북한에서 북일 정상회담을 미끼로 일본 돈을 뜯어 낸다는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해봐야 북한에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단지 명분을 얻을 뿐이다. 역시 돈을 주는 것은 일본이다. 그래서 북한은 북일 정상회담을 해서 일본과 국교정상화를 하고 싶을 것이란다. 이건 완전 일본이 하고 싶은 것을 썼다. 말은 바로 해야지, 북한이 일본에 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 식민지 지배에 대한 청산을 하지 않았다. 빚을 갚지 않은 것은 일본이다. 식민지 지배를 싹 빼고 마치 북한이 무턱대고 일본에 돈을 요구하고 일본이 돈을 내준다는 식이다.

 

오늘 2002년에 북일 간에 있었던 '평양선언'을 봤다. 북한은 '평양선언'에 맞춰서 납북한 일본인을 일시 귀국시키는 등 '평양선언'을 지키는 노력을 했다. 북한으로 귀국시키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은 일본, 다름 아닌 아베 총리다. '평양선언'에 약속한 것도 지키지 않은 것은 일본이다. 지금 이 상황은 주변 국가가 일본을 '왕따'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자초했다.

 

일본은 그동안 '혐한과 혐중'을 세트로 쭉 했어도 중국이 대인배로 접하고 한국도 신사적으로 접하는 걸 당연시했다. 일본은 중국이나 한국에 대해 아직도 식민지 지배라도 하는 양 무시해왔다. 미국과의 관계만 좋으면 되는 줄 알았다. 아베 정권은 외교를 잘하고 있다고 ''을 쳐왔다. 예상치도 못했던 북한이 적극적으로 외교에 나섰다. 그것도 북중 정상회담을 봤을 때 아주 성공적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도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 북미 정상회담을 견제하고 싶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완전 '멘붕'이다.

 

그런 와중에도 '납치문제'가 있는 일본으로서는 확실한 성과가 기대할 수 없는 대화에는 나설 수가 없다고 한다. 그냥 그렇게 있으면 된다. 미국과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을 견제하고, 한국을 견제하고, 중국을 견제하고, 러시아를 견제하고 모든 걸 견제하면 된다. 일본에서는 어차피 지구가 일본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것으로 돼있으니까, 아무 걱정이 없다. 지금까지 하던 대로 그냥 쭉 밀고 나가면 된다.

 

아베 정권이 곤란한 것은 더 이상 북한을 물어뜯지 못하면 어떡하나? '혐중과 혐한'도 물렸다. 러시아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미국 친구가 싫어할 것 같아서 안 되겠지?? 가까운 곳에 '적대국'이 있어야 하는 데 멘붕이다.

 

 

오늘 찍은 벚꽃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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