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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아베 정권의 망상

2018/03/26 벚꽃의 시작 1

 

오늘 동경은 흐렸지만 따뜻한 날씨였다. 월요일은 도서관에 책이 들어오는 날이다. 오늘도 책이 알고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에 가는 도중 지나가는 공원에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지난 금요일까지도 벚꽃이 피지 않았는데 이틀 사이에 벚꽃이 많이 피었다. 예년에 비해 열흘 정도 일찍 같다. 내가 사는 곳은 도심보다 일주일 늦게 피는데 올해는 도심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같다. 기후변화는 종잡을 수가 없으니 그냥 따라갈 수밖에 없다. 불과 며칠 전에 분명히 눈이 왔는데 벚꽃이 피었다. 다행히도 피기 시작하는 시기부터 동경에 있으니 올해도 벚꽃을 즐길 있을 같다.

 

도서관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신문을 읽는 것이다. 아베 내각은 사퇴하라는 데모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개헌안에 자위대를 명기해서 밀고 간다는 것이 주요 뉴스였다. 내일 27일에 '문서 조작'에 관여한 핵심인물인 전 재무성 국세청장 사가와 씨가 증인으로 나오는 걸 기다리는 중이다. 이 사건에 관해서 지난번에 재무성 직원이 자살했지만, 그 전에도 자살한 사람이 있다. 일본의 관료기구를 보면 사가와 씨가 독단적인 판단으로 '문서조작'을 했다고 볼 수가 없다. 만약에 사가와 씨가 그런 위험한 일을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아니면 자신만이 아니라, 재무성이라는 관료 중에도 가장 엘리트 관료의 아성인 재무성을 폭파할 정도의 위력을 가진 사건이다. 엘리트 관료가 그런 일을 할리가 만무하다. 단지, 사가와 씨가 진실을 말하느냐, 아니냐는 모른다. 벌써 두 명이나 죽었으니 이 사건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알고 있지만, 진실이 밝혀질지는 모르는 일이다.

 

아베 총리가 재무성 직원을 두 명이나 죽이면서 지키고 싶은 것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만약에 사가와 씨가 증인으로 나와도 해명이 안된다면 아베 총리 부인이 나와야 한다. 아베 총리 부인까지 나와도 진상이 밝혀지지 않고 그냥 넘어가서 아베 정권이 연장된다면 앞이 캄캄하다. 아베 정권을 지지하는 극우세력들의 세상이 되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단지 아베 총리를 지지하고 아니고를 넘어서 모리토모 학원이 시행하고 있는 교육처럼 2차 세계대전 이전 시대로 돌아가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보수를 넘어선 전체주의인 것이다. 일본 시민들이 끔찍해하는 것도 '문서 조작'은 표면적인 것이고 아베 정권이 표방하는 명치시대로의 회귀 부국강병, 주변 국가를 침략한 군국주의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인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정신이 아니다. 아베 정권을 지지하는 핵심세력은 아직도 2차 세계대전에서 졌다는 걸 받아들일 수가 없다. 2차 세계대전이 아시아 해방을 위한 '성전'이라는 환상에 젖어있다정신적으로는 아직도 만주국이 있고 조선이나 대만이 식민지라는 망상 속에 살고 있다. 21세기라는 현실과는 달리 그 망상에 맞춰나가는 정치를 지향한다. 일본이 고립되는 걸 두려워한다지만 일본이 자초한 것이다. 주변국가와의 거리는 이웃나라가 아닌 지구 밖에 나간 것 같이 떨어져 있다. 일본의 고립은 외압이나 주변 국가로 인한 것이 아니라, 일본이 원해서 택한 길이다. 국가적으로 히키코모리가 되어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노는 걸 좋아한다.

 

벚꽃 피는 봄이 왔다. 개구리도 겨울잠에서 깨서 깡총거리고 꽃들이 만발하다. 일본도 고립이라는 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주위와 소통하며 봄을 만끽하길 바란다.

 

 

벚꽃이 피면서 주위가 한층 밝아졌다. 벚꽃으로 인해 세상이 조명을 받은 것처럼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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