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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일본, '조작'의 정치

2018/03/27 '조작'의 정치

 

오늘 동경은 아침에는 맑았다가 오후에 들어서 흐린, 저녁이 되면서 비가 같은 날씨였다. 오늘도 도서관에 가서 집중해서 책을 읽었다. 도서관에 가는 길에 공원에서 벚꽃을 찍으면서 천천히 걸어 갔다. 계절이 바뀌면 어떤 옷을 입는 것이 좋은지 헷갈린다. 오늘 봄기분이 나는 셔츠를 입었더니 겨우내 무방비 상태에 있던 복부가 거대하게 팽창했다는 알았다. 그야말로 경악한다는 것이 뭔지 몸을 보고 알았다. 깜짝이야, 완전 놀랐다. 서둘러서 옷을 갈아 입었다. 사회에 혐오감을 조성하는 일은 가급적 삼가하는 것이 좋다. 내가 모르고 저지를 수도 있지만 알면서도 정도의 배짱은 없다.

 

 

집을 나서기 전에 오늘 신경이 쓰이는 뉴스를 보고 나갔다. 오늘은 모리토모 학원의 '문서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사가와 전 재무성 국세청장이 증언을 하는 날이다. 증언은 간단했다. 이재국 내에서 했다. 문제로 여겨지는 아베 총리나 아소 재무성 장관, 수상관저에서 '문서 조작'하라는 지시는 없었다. 그 외 증언은 일절 하지 않겠다. 수사 중이라, 형사소추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정말로 예상대로 짜 맞춘 것 같은 증언이다. 증언이라고는 아베 총리와 아소 재무성 장관과 수상관저가 '문서 조작'을 지시하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엄청난 '범죄'를 자기가 했다는데, 왜 자기가 그런 일을 했는지 해명이 없다. 철밥통 엘리트 중에 엘리트인 재무성 관료가 왜 그래야 했는지 의문에 의문이 더해질 뿐이다. 한편으로 그런 증언일 것이라는 예상을 했기에 예상대로 맞아떨어져서 기분이 상당히 나빴다. 나는 일본 국민이 아니지만, 오랜 기간 일하면서 사는 사람이다. 정치가나 관료라는 사람들이 국민을 깔보는 것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관료가 지금까지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았으면 국민에 대한 나름의 자세가 있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 국회에 증언하러 나와서 성실하게 임하지 않는다. 말만 안 했을 뿐, 국민을 개돼지로 아나보다.

 

야당이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만약에 아베 총리 부인이 증언에 나온다고 해도 짜인 각본대로 연습해서 나와 증언을 하면 끝나는 것이다. 대다수 국민들이 가진 '의혹'을 해명하지도 않고 넘어갈 것 같다. 미안하지만, 거의 '최악'수준에 달한다. 어디까지 갈 것인지 모르지만 아베 총리는 일본을 여러모로 망가뜨리고 있다. 정말로 '조작의 달인'이다. '조작'을 너무 훌륭하게 잘한다는 걸 인정한다. 그래서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에서 '사기의 달인'이던 '사기꾼'이 대통령이 되어 국가와 국민을 상대로 막대한 '사기'를 했다. 사대강을 할 적에 미친 듯이 동조해서 사대강을 망친 어용학자들도 '사기'에 가담한 죄를 물어야 하는 게 아닐까? 멀쩡한 강에 돈을 퍼붓고 강을 썩히는 '사기'를 쳤다. 그돈이 국민복지에 쓰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기본적으로 인간이 아닌 돈을 좋아하는 '사기꾼'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일 자체가 희한하다. 그러나 결국에는 '사기의 달인'도 체포되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에 비해 일본에서는 정치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부정이나 뇌물이라면 모를까, 일본을 망가뜨린 정치에 대해서 비판이나 심판을 받지 않는다. 그렇게 정치가 계승되어 간다.

 

'조작의 달인'께서 일본을 망가지게 한 것은 돈으로 환산하기 힘들지만 망가지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다. 자연재해는 어쩔 수가 없어도 피해복구를 할 수 있다. 정치로 인한 인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절망'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린다. 포기해서 개돼지처럼 살라는 것인가? 학생을 가르치는 내 입장에서도 곤란하다. 젊은 학생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오늘 긴장감을 더한 뉴스는 북중 정상회담이 열린 것 같다는 것이다. 한국만이 아니라, 일본에도 긴장감이 돌았다. 요새 국제정세에서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세계적으로 관심이 쏠려있다.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이라서 참 다행이다. 아베 총리는 어떤 결단을 할 것인가? 여기저기 다니면서 북한이 다른 나라와 대화하는 것을 어깃장 놓고 방해나 할 것인가? 평창올림픽 개막식처럼 남의 잔치집에 가서 재 뿌리고 다닐 것인가? 지금까지 북한을 적대시하면서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효과가 별로 없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납치문제'를 북미 정상회담에서 거론해 달라고 하지만 북한과 직접 대화를 통해서 '납치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말로 북일 정상회담을 한다면 '납치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거꾸로 '납치문제'를 핑계 삼아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할 수가 있다. '납치문제'라는 카드를 어떻게 쓰느냐는 일본 손에 달려있다.

 

정상적으로 건전하게 문제를 풀어 가길 바라면 속이 터지니까, 대다수의 일본 사람처럼 정치에 무관심한 것이 가장 속이 편하다. 일본의 정치가는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을 만들어 내는 천재들이다. 그냥, 노예처럼 일하고 세금이나 내며 살라는 것이다.

 

벚꽃이 피는 계절에는 예쁜 꽃을 보면서 맛있는 걸 먹고살면 그만인가?

 

오후에 무더운 도서관에서 엽서를 썼다. 어제 매화꽃 그림이 있는 걸 쓰려고 봤더니 벌써 벚꽃이 펴서 벚꽃 그림이 있는 걸로 바꿨다. 엽서를 써서 도서관에서 나와 우체통에 넣었다. 저녁에 날씨가 흐려서 어두운 때 교정의 벚꽃이 더 예쁘게 보였다. 흐린 날씨에 벚꽃이 두둥하고 자체 조명으로 떠올랐다. 집 가까이 왔을 때 석양이 오렌지 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석양이 날 위로해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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