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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 19 전쟁하는 방식

NHK의 보도에 따르면 4월 8일 동경도 코로나 19 신규 감염자는 144명으로 하루 최대를 갱신하고 누계 1,338명이 되었다. 신규 감염자 144명 중 95명(66%)은 감염경로를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감염자 503명으로 크루즈선을 포함한 누계는 5,673명이 되었다. 하루에 신규 감염자가 300명 대에서 처음으로 500명대에 진입했다. 한국이나 다른 나라처럼 적극적으로 PCR 검사를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이정도로 신규 감염자가 나왔다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다. 

 

어제 아베 총리가 코로나 19의 감염 확대로 인해 국가 비상사태 선언을 했다. 어제 아베 총리가 비상사태 선언을 발표하는 어조는 다른 때와 달리 차분하면서 미소를 띤 온화함까지 풍겼다. 아베 총리의 태도가 차분하고 온화한 것은 비상사태 선언이 다른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포석인 느낌이 풍긴다. 그중에 한국과 중국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었다. 일본에서 한국과 중국에 대해 나오는 것은 기본적으로 '비난'과 '조롱'으로 '혐한과 혐중'이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오늘 우한이 봉쇄 해제로 우한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뉴스가 있었다. 그에 대해 일본 보도가 코로나 19에 대해 중국을 믿을 수 없다면서 '거짓말'로 '은폐'하고 있다고 한다. 우한 봉쇄가 풀려서 사람이 다른 도시로 이동하면 코로나 19의 감염을 확산시킨다고 한다. 만약에, 우한 봉쇄 해제로 사람이 이동해서 코로나 19 감염이 확산된다면 중국 정부나, 우한이 그런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 왜냐하면 누구보다도 우한과 중국 정부가 코로나 19의 감염 확산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우한 사람들도 자신들이 겪은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일본 매스컴은 한국이나 중국에 대해서는 신랄하게 보도하면서 정작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중국에 대해 '거짓말'과 '은폐'라고 하는데, 일본은 어떤가? 다른 나라에서는 일본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은폐'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어제 아베 총리는 코로나 19에 대해 "한국과 중국은 일본에 비해 확진자는 많지만 감염 속도를 상당히 떨어뜨렸다. 일본도 그들처럼 감염 속도를 억제하고 싶다"라고 한 것을 주목했다.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코로나 19와 관련해서 한국과 중국에 대해 객관적으로 처음 언급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부분을 아베 총리의 어리광스럽게 완곡한 양국에 대한 협조 요청이라고 읽었다. 지금까지 한국이라면 엎어지고 넘어지면서 성급하게 요청하기 전에 일본에서 필요로 하는 것 이상을 제공하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이나 아베 총리는 어린이가 아니다. 일본 정부에서 정식 요청이 있으면 그때에 가서 관계부처와 논의하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결정해도 늦지 않다. 지금 세계 각국에서 요청이 밀려있는 상태다. 내가 보기에 일본에서 중국이라면 모를까, 한국에 대해 공식으로 협조를 요청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일본에서는 충분히 코로나 19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 단지 자신들의 실력을 감추고 아직 실력 발휘를 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한국에서 혹시라도 일본을 돕겠다고 설레발치고 나서면 실례다. 일본이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지켜보는 것이 좋다. 작년 7월 이후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 규제'라는 이름으로 경제적으로 공격한 것과 한국 시민의 불매운동을 잊으면 안 된다. 일본에서 한국에 대해 공조나 협조를 요청하기에 너무나 높은 벽을 만들어 놨다. 일본의 기본적인 정서가 '혐한'이라는 걸 잊지 말기 바란다. 

 

오늘 동경은 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간 따뜻한 날이었다. 나는 어제 비상사태 선언까지 스트레스가 쌓여서 피로도 피크가 되었다. 오늘은 늦게까지 일어나지 못하고 오전까지 자고 말았다. 낮에 아침 겸 점심을 든직하게 먹었다. 접시도 봄 기분이 나는 핑크색을 꺼내서 베이컨을 많이 넣고 볶다가 계란을 두 개나 프라이하고 달래와 유채나물을 볶아서 빵과 같이 먹었다. 달래와 유채나물을 볶으면 양이 줄거라고 많이 했더니 많았다. 

 

세계적인 코로나 19와의 '전쟁'에서 한국이 승리하는 추세다. 중국에서는 거의 끝났고, 승리했다고 한다. 어쨌든 양국은 통제가 가능하다. 일본은 어떤가? 일본의 코로나 19와 '전쟁'은 오히려 지금부터 본편이 시작되는 느낌이다. 비상사태 선언까지 했다. '전쟁'으로 치면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된 것이다. 나는 일본과 한국의 코로나 19 사태를 계속 관찰하고 있다. 일본이 아무리 싫든 좋든 코로나 19는 중국에서 가장 먼저 일어났고 대처를 했다. 다음은 한국이다. 둘 다 방식이 전혀 다르지만 통제 가능하다는 의미에서는 선례가 된다. 한국과 중국을 빼면 세계적으로 아직 선례로 들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게 객관적 사실이다.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면 한국은 PCR 검사를 중심으로 선제적인 대처를 하고 있다. 한국이 세계에서 평가를 얻고 있는 것은 한국 정부와 질본, 의료진, 시민이 연대해서 이루어낸 결과이다. 결국, 민주주의가 이룬 성과라고도 할 수 있다. 일본 국민은 아베 총리를 신뢰할 수 있는지, 신뢰받고 있는지? 관계부처나 전문가, 의료진은 어떤가?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진은 열심히 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가장 앞서 싸우는 대장인 아베 총리를 신뢰하기가 힘들다. 얼마 전까지 도쿄올림픽에 올인했고 코로나 19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에도 경제와 국민의 목숨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었다. 결국, 비상사태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지만 경제를 놓치지 않는다는 엉뚱한 사인을 내고 있다. 긴박함을 보기가 힘들다. 후생노동성에서도 한국의 코로나 19 대처를 까기가 바빴다. 감염자가 가장 많아서 그래프가 가파르게 올라가는 동경의 도지사도 '전쟁'하는 '장군'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아베 정권의 전문가는 혹시 아베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아베 총리는 전문가 회의를 들먹이면서도 결정적인 장면에서는 항상 '정치적인 판단'이라고 한다. 코로나 19를 '정치적'으로 대하는 대표적인 나라가 몇 개 있는데, 공통점이 대처가 잘 되지 않고 있다는 걸 들 수 있다. 일본도 그중 하나다.

 

어제 게이오 대학 병원 의사들이 회식으로 집단 감염이 일어나 99명이 격리되었다. 후생노동성 직원이 감염되는 등 '전쟁'을 하는 최정예 부대가 기강이 해이하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본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어떤가? 좀 전에 교토 산업대학에서 졸업 축하하는 회식에서 관계자가 감염된 사례가 있었다. 그로 인해 관계자 가족이 차별을 당했다. 대학에 비방과 중상하는 전화가 수백통이나 걸려 왔다. '감염 학생 주소를 대라' '죽인다' 음식점에서 학생 입점 거부, 입사식에 별도로 참가, 직원 아이 유치원 입학 거부, 감염자 비난 등이 쏟아졌다. 며칠 전에 소개한 '감염하면 정부 탓하지 말라'던 극우 정치가가 올린 트윗 "교토 산업대 학생이 어느 회사에 입사하나?"라고 했던 영향인가? 감염자나 주변 관계자가 '공격'을 받고 있다. 유명인이 확진된 경우도 '사죄'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건 '전쟁'이라면 아군끼리 싸우고 있다. 코로나 19와 싸워야 하는데 싸울 상대가 틀리다. 괜한 곳에서 힘빼면 안된다.  

 

일본에서 코로나 19와의 '전쟁'을 보면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전쟁을 연상시킨다.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엄청난 재난을 당했을 때도 같은 경향을 보였다. 일본 정부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 전쟁시에도 정부는 항상 전쟁이 이기고 있다고 했다. 국민은 믿었다. 실제로는 정부가 '거짓말'과 '은폐'를 하고 있었다. 일본 군대의 대부분은 전쟁에서 '전투'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 식량을 공급하지 않아서 굶어 죽은 '아사'가 많았다. 일본이 대책 없는 전쟁을 한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 때도 일본 정부를 믿을 수가 없었다. 이번 코로나 19와의 '전쟁'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방치해서 코로나 19를 배양했다. 그리고 비상사태 선언을 하면서 국민에게 '전쟁'에서 살아남으라고 한다. 그러면서 '전쟁'에 필요한 물자로 면 마스크 2장을 배부한다고 한다. 사람들이 필요한 마스크도 공급하지 못하고, 방역도 제대로 못했으면서 국민에게 '전쟁'에서 살아남으라고 한다면 사람들은 '사재기'로 피난 보따리를 꾸릴 수밖에 없다. 동경에서 도망갈 곳이 있는 사람들은 지방으로 '피난'을 떠났다. 

 

이런 식이라면 일본은 코로나 19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일본은 기본적으로 호전적인 국가다. '전쟁'에 관해서는 한국이나 중국이 따라잡을 수가 없는 전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다른 '전쟁' 방식을 택해서 전략적인 집단면역으로 가는 모양이다. 내가 블로그에 일본에 코로나 19 '침투 완료'를 쓴 게 2월 14일이었다(https://huiya-kohui.tistory.com/1550 ) 일본 열도를 관통한 감염 확진자가 발생한 날이었다. 그후로도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코로나 19를 키웠다는 게 된다. 일본에서 코로나 19의 집단면역으로 좋은 선례를 남기는 국가가 될지도 모른다. 이게 코로나 19와 적극적인 '전쟁'을 한 한국과 중국과는 다른 일본이 소극적인 최소한의 '전쟁'으로 이기는 선례가 되는 걸 바라는 게 아닐까? 일본의 코로나 19와 '전쟁' 방식은 다르다. 일본만의 방식을 선택했다. 나도 마루타가 된 건가?

 

 

저녁에 문뜩 베란다에 나가서 달을 봤더니 세상에 핑크문이었다. 보도에서는 어제 최대의 슈퍼문으로 핑크문이 뜬다고 했는데 오늘 봤다. 설마했더니 정말로 핑크문이었다. 홀린듯이 집을 나가서 달이 잘보이는 곳을 찾아 다녔는데, 결국 집 베란다가 좋은 장소였다. 달맞이 산책을 하느라 걷는 동안 달이 높이 올라가서 더 이상 핑크문으로 보이지 않았다. 내일도 봐야지.

 

핑크문이 사진으로 판별이 어렵다. 대신 핑크 접시라도 올린다. 같은 접시가 사진에 따라 색이 다르다.

 

비상사태가 내린 첫날 버스가 달리고 있었다. 사람도 꽤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