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보도에 따르면 오늘 4월 9일 동경의 코로나 19 신규 감염자가 181명으로 최다를 갱신했다. 그중 67%에 달하는 122명은 감염경로를 모른다고 한다. 동경도의 코로나 19 감염자 누계는 1,519명이 되었다. 일본 전체로 신규 감염자가 576명으로 최다를 갱신하며 전체 누계(크루즈선 포함) 6,260명이 되었다. 일본은 근래 급격히 감염자가 늘고 있지만 한국에 비하면 적은 편으로, 인구비례로 보면 훨씬 더 적기(한국의 4분 1?)에 일본 의료현장에서 힘들다고 하는 게 정말일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다. 한국에서 버티고 있으니 일본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이니까!
오늘로 일본 7 지자체에 코로나 19 감염 확대 방지를 목적으로 국가 비상사태 선언 이틀째가 된다. 아이치현에서 독자적으로 10일, 내일부터 비상사태 선언을 한다고 했다. 내일부터는 일본 8 지자체에 비상사태 선언이 된다. 아베 총리가 비상사태 선언을 할 때, 한국과 중국의 예를 들면서 일본도 양국처럼 감염이 느는 속도를 억제하고 싶다고 했다. 일본 정부, '혐한과 혐중' 대마왕 아베 총리가 처음으로 한국과 중국의 코로나 19 대처를 평가한 것은 하나의 사인이었다. 내가 느낀 어리광스럽게 양국에 대해 협조를 청하는 느낌이 맞아떨어졌다. 일본은 그동안 아베 총리를 필두로 정부나 관계부처, 매스컴을 총동원해서 한국과 중국의 코로나 19 대처를 조롱했다. 바로 이틀 전에 본 기사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를 위해서 '거짓말' 한다고 보도했다. 거기에 달린 댓글을 보면 "한국인이 멍청하다"로 요약할 수 있다. 거의 다 욕으로 도배가 된다. "한국인이 세계를 속이고 있다"라고 했다. 한국이 잘한다는 기사에도 댓글은 다 욕으로 도배되는 게 일본 스타일이다. 극우만이 아니라 대다수의 일본인이 뼈에 사무칠 정도로 '혐한'이다. 나는 일본에서 '혐한'으로 정부와 기업, 국민까지 대동 단결하는 정신이라면 코로나 19 정도는 가볍게 물리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오늘 아침 기사를 봤더니 주한 일본 대사가 아베 총리와 입을 맞추듯 인터뷰해서 "코로나 19 대응을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경축사에서 빌려온 형태이지만, 자신들 입맛에 맞게 참 몰염치한 요구를 하고 있다. 코로나 19 사태로 한국인이 대피하는 전세기에 일본인을 같이 태워 귀국한 것에 대해 일본에서는 기사 한 줄도 없어서 모른다. 정작 자신들이 먼저 문을 걸어 잠근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반성도 없다. 거기에 일본 매스컴도 따르고 있다. 이제야, 일본 능력이 부족해서 PCR 검사를 할 수가 없다. 일본에서 검사해서 한국으로 보내자. 한국이 당연히 일본을 위해서 도와야 한다는 식이다. 바로 엊그제까지 "한국이 멍청하다"면서 비웃던 사람들이 혀에 침도 마르기 전에 이제는 정반대로 한국이 일본을 돕는 게 당연하다는 식의 요구하고 있다. 참 대단하다. 자신들 입맛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이 태도가 변한다. 지금도 한국이 일본 '식민지'의 '노예'인 줄 알고 있는 모양이다. 어제까지도 매일 '혐한' 기사가 적어도 2-3 꼭지씩 실리는 일본이다.
일본은 한국에 협조를 요청하지 말고 중국에 요청하길 바란다. 중국은 거의 끝났기 때문에 여러모로 여유가 있고 일본이 협조를 구하면 기쁘게 받아 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고비를 넘겼을 뿐, 일본을 도울 여력이 없다. 지금 한국에게 일본을 도우라고 요구해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일본이 갑자기 입국 금지할 때도 중국과는 사전에 교감을 했고 한국에는 연락도 없었다. 만만하다고 대놓고 무시해놓고 한국에 대해 협조 요청하면 안 된다. 일본의 자존심을 지키고 여유가 있는 중국에 협조를 구하면 중국과 일본 양국의 관계도 발전적으로 개선되고 여러모로 일본에 좋다. 코로나 19가 끝나면 도쿄올림픽 때 중국에서 관광객이 물밀듯 들어 올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한국은 어차피 불매운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에서 그렇게 문재인 대통령을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었고, 문재인 정권을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뭐든 한다는 자세가 아니었나? 그걸 잊으면 안 된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 '혐한'에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이 도를 넘었다. 조국 전 장관, 강경화 장관까지 한국의 각료를 들먹이면서 '저격'했다. 일본 학생들이 자기 나라 법무부 장관은 몰라도 한국 법무부 장관을 알게 되었고, 일본 외무장관은 희미해도 한국 외교부 장관을 알 정도로 언론 플레이를 했다. 그래서 일본 정부나 매스컴, 국민이 무섭다.
만약, 한국이 협조를 해도 이번에는 또 뭘 트집 잡아 어떤 뒤통수를 맞을지 모른다. 한국에 대해서는 우주에서 가장 까다로운 일본 사람들 구미에 도저히 맞출 수가 없다. 어쨌든 욕을 먹는 게 정해져 있다. 상관을 하지 않으면 욕도 덜 먹는다. 일본에서 '혐한'은 '마약 같은 영양제'라서 심각하게 중독된 상태이기 때문에 '혐한'없이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인이 박혔다. 사람들은 설마 그럴 리가 없다고 내가 이상하다고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일베'에 해당하는 '넷우익'이 사회학자의 조사에 따르면 적게는 총인구의 5-6%, 많게는 10%로 봤다. 나는 아주 적게 본 수치라고 생각한다. 그런 겸손한 숫자로 봐도 6%는 756만 명이며, 10%면 1,260만 명이다. 그들은 인터넷에서 활동하기에 숫자보다 영향력과 파급력이 엄청나다. 그에 반대하는 세력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한국에서 '일베'의 비율은 어떻게 될까? 일본의 '넷우익'의 특징은 고학력에 전문직, 경제적으로도 중상위에 속하는 사람들로 아주 활동적이며 사람들이 상상하는 '루저'가 아니다. 일본에서는 '극우'나 '넷우익'이 주류로 세상을 장악하고 있다. 아베 정권은 '북한 때리기'를 먼저했다. 다음은 '한국 때리기'다. 아베 정권 지지율이 내려가면 정해진 코스처럼 '한국 때리기'를 하면 한방에 지지율이 수직상승한다. 아베 정권이라는 '극우'정권이 장기 집권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본 국민의 요구이다. 문재인 정권은 한국의 전 정권에서 배설한 오물을 치우기도 힘든데, '혐한' 정권이라는 아베 정권의 무능함으로 빚은 옆 나라 악재까지 도와야 할 의무는 전혀 없다. 그렇게 완곡히 뜻을 전한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일본 정부가 어떻게 했나? 지금까지 한국에서 일본의 피해를 입었을 때 많은 성금을 보내도 '고맙다'라고 한 적이 있었나? 돌아간 것은 '혐한'이었다. 외무장관이 한국의 검사 키트에 대해서 항의한 것도 엊그제다. 일본 의사들은 한국 검사 키트 정확도가 50%도 안된다고 도저히 쓸 수가 없다고 했다. 나도 일본에 사는 입장이라서 하루빨리 동경의 코로나 19 사태가 좋게 되길 바란다. 그렇기에 일본의 코로나 19 대처를 중국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 좋다. 중국에서는 축척된 노하우를 가지고 일본에 협력할 준비를 해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 20도로 맑고 따뜻한 날씨였다. 오전에는 뉴스를 보다가 오후가 되어 산책 겸 밖으로 나갔다. 길가에는 사람이 없지만 공원에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마트에 갔을 때도 평소보다 적지만 사람들이 있었고 물건을 많이 사고 있었다. 평소와 조금 다르지만 그다지 차가 없었다. 나는 휘리릭 둘러보고 무인 야채 판매에 가서 파를 샀다. 밭에서 일하는 아저씨와 잠시 수다를 떨었다. 내가 먼저 "요새 하는 일도 없는데 왜 이렇게 피곤한지 몰라" 했더니 아저씨도 "세상이 뒤숭숭해서 그래. 동경 사람들이 다른 곳에 간다고 오지 말라고 하잖아. 가라오케는 안돼도 골프는 괜찮다고 했는데, 예약했던 골프장에서 전화가 왔어. 태풍으로 취소가 될 때 외에는 골프장에서 전화 오는 일이 없는데, 시국이 시국이니까, 예약을 취소했더니 골프장에서 고맙다고 하더라니까. 동경 사람들이 지방으로 가면 코로나 19 감염이 확산된다고 골프장에서도 오지 말라는 거지" 아저씨가 괘씸하다는 어조로 말한다. 한국에서는 '서울'에 산다는 자부심이 있듯이 일본에서도 '동경'에 산다는 자부심이 크다. 특히,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이 더 강하다. 그런 '동경'을 지방에서 '차별'을 하다니 있을 수가 없는 일이 코로나 19로 세상이 뒤집어지고 말았다. 사람들이 주의해서 행동하고 있지만, 괜히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주는 느낌이 들어. 마트에 가도 주위를 보면서 범인을 찾는 눈길이라니까. 잘못한 것도 없는데 뭔가 죄 진 느낌이 든다고, 둘이 느끼는 세상 분위기였다.
친한 이웃과 강아지를 데리고 강가를 산책하고 있을 때, 다른 이웃이 왔다. 근처 라면집에서 알바를 하고 있어서 요새 어떠냐고 했더니 손님이 줄었다고 한다. 그래서 할 일이 없어서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끝난다고, 이러다가 잘리면 어떡하지 한다. 정부에서 세대당 30만 엔을 준다는 것도 결국 내년이 돼야 해당이 될지 안될지도 모른다면서 돈을 주려면 '지금' 줘야지. 내년까지 견디지 못하는 사람도 많은데, 왜 일을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지금' 힘든 사람들에게 내년까지 버티라니, 펭수가 아베 총리를 가르쳐 줬으면 좋겠다. 힘든 사람들에게 '힘내라'라고 하는 게 아니다. 친한 이웃은 코로나 19의 상황에 너무 불안해하고 있다. 내가 '전쟁'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런 시국이 되어 보니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된다. 편하게 숨을 쉬고 걷지도 못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일본에서 비상사태 선언을 한 8개 지자체는 인구밀도가 높은 순으로 1-8번까지다. 코로나 19의 감염 확대는 인구밀도와 관련은 잘 모르지만 인구밀도가 높은 의미가 '도시화'이기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과 회사와 학교 등 밀폐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특성상 전염이 되기 쉽다. 블로그를 쓰기 전에 비상사태 선언을 한 지자체의 PCR 검사수와 감염자를 비교해 봤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예를 들어 수도권, 동경도와 치바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의 인구를 합치면 3,671만 명으로 일본 전체 인구의 29%다. 그런데 PCR 검사에서 보면 19% 밖에 안된다. 감염자는 50%나 된다. 수도권에 사람이 몰려있고 다른 기능도 집중되어 있어서 감염자도 많은데 왜 이렇게 조사가 적을까? 오히려 독자적으로 검사를 늘린 아이치현이나 후쿠오카현, 효고현이 감염자 수 대비 검사를 많이 했다.
지역/ 인구/ PCR 검사수/ 감염자/ 인구밀도 순위(PCR 검사, 감염자 4월 9일 현재)
동경도 / 1,390만 명/ 4,992명/ 1,519명/1
오사카부 / 880만 명/ 1,792명/ 616명/3
가나가와현 / 920만 명/ 2,203명/ 381명/2
치바현 / 628만 명/ 1,500명/ 354명/6
아이치현 / 755만 명/ 3,467명/ 301명/4
효고현 / 546만 명/ 3,327명/ 287명/8
사이타마현 / 733만 명/ 1,839명/ 285명/5
후쿠오카현 / 511만 명/ 3,109명/ 250명/ 7
(일본 총인구 2020년 4월 1일 현재 12,602만 명)
비상사태 선언을 한 지자체가 인구밀도가 높은 순위와 감염자가 많은 것과 겹친다. 코로나 19는 높은 전파력을 갖기에 인구밀도와 일본의 특성상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고 회사 등에서 사람이 밀집되어 있기에 이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나는 일본이 한국이나 중국을 지금에 와서야 평가하면서 동시에 협조를 바라지 말고 일본의 독자적인 방식을 구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일본에는 충분히 그런 역량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 아베 총리가 '정치적인 판단'으로 코로나 19를 대처해 왔는데, 여기에 와서 흔들리면 안 된다. 일관되게 쭉 밀고 나가는걸 국민이 원하는 게 아닐까?
참고로 아베 총리가 배부한다는 면 마스크 2장에 걸리는 비용이 466억 엔이라고 한다. 전에 언급했던 손정의 회장이 기부하는 마스크 100만 장은 벌써 도착해서 필요한 곳에 배부한다고 했다. 손정의 회장이 검사 키트 100만 명 분을 기부한다고 했을 때 욕먹고, 마스크 기부에서도 욕먹었다. 손정의 회장의 아이디어와 결단이 선견지명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옛날 '조선인'이었기 때문에 선행을 하고도 욕을 먹는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에서 한국은 '원죄'와 같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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