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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 19 대책이 없구나!

NHK 보도에 의하면 4월 13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감염자는 91명으로 누계 2,158명이 되었다. 일본 전체 신규 감염자는 258명으로 크루즈선을 포함한 누계는 8,368명이 되었다. 동경도의 PCR 검사를 보면 주말인 11,12일에는 검사가 0이라서 신규 감염자 수도 적게 나온 걸로 보인다. 지금 이 시기에 와서도 주말에 PCR 검사가 없다는 게 일본이다. 

 

일본 정부가 발표하는 내용만 보면 비록 일본에서 감염자가 급증하지만 특별한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제 아베 총리가 집에서 강아지와 함께 차를 마시며 우아하게 지내는 영상을 올려서 많은 사람들이 화가 났다. 오늘 스가 관방장관의 발표에 따르면 "35만 명이나 '좋아요'를 눌렀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다"라고 마치 아주 호평을 받은 느낌을 준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시기라면 총리의 사생활을 공개한 영상으로 애교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지금은 코로나 19와 '전쟁'을 하고 있다. 비상사태 선언을 했다. 그로 인해 생활이 어려워진 사람들도 많다. 그런 영상을 보고 총리가 강아지와 노는 모습을 좋게 평가할 여유 따위는 없다. 아베 총리가 하는 걸 보면 봉건시대 왕 같은 느낌이다. '아베 임금님'이라고 하면 딱 맞을 것 같다. 한국이라면 봉건시대 왕이라고 해도 역병이 돌아서 사람들이 아프고 죽으면 난리가 날 것이다. 일본에서는 사람이 아프고 죽고, 굶어 죽게 생겼는데, 나라가 망할 것 같아도 임금님께서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 내년에 도쿄올림픽만 하면 모든 게 '부활'하는 줄 알고 있나?

 

이틀 전인가도 관동지방에 지진이 있어서 무서웠다. 오늘도 치바에서는 비가 많이 와서 토사붕괴의 위험으로 피난 권고를 받은 지역이 꽤 나올 정도였다. 작년 큰 태풍피해를 입은 지역과 겹친다. 코로나 19로 외출 자제해서 집에 있지만 피난 권고를 받으면 체육관이나 대피시설로 피난해야 한다. 대피시설에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자연재해로 인해 어쩔 수 없는 피난이지만 사람들은 코로나 19도 불안하지 않을까?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이 11도로 낮고 아침부터 계속 비바람이 강해서 추운 날씨다. 다시 겨울로 돌아간 느낌이 들 정도로 춥다. 오늘도 집에서 한국 총선에 관한 뉴스를 보고 코로나 19 뉴스를 보면서 지냈다. 

 

일본 코로나 19에 관한 뉴스를 보고 있으면 일본 정부의 발표와는 전혀 다른 의료현장과 의료진의 목소리와 모습이 보인다. 일본 정부의 발표와 갭이 너무 커서 믿기지 않을 정도다. 오늘 본 뉴스에서 놀란 것은 어느 일본인 의사가 코로나 19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서 준비하는 영상이 있었다. 방호복이 없어서 투명한 비닐 우비를 입고 수영할 때 쓰는 물안경을 쓰고 머리에는 샤워캡을 썼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쓰레기봉투를 방호복처럼 입은 간호사를 볼 때도 저나라에서는 한국이나 일본처럼 제조업이 적어서 필요한 물건을 만들 수 없으니 저렇게라도 대처하는구나 하면서 남의 일로 봤다. 쓰레기봉투를 써도 없는 것보다 나으니까. 그런데 일본 의사가 방호복이 없어서 우비에 물안경, 샤워캡을 쓰는 걸 보고 일본 정부가 너무 대책이 없다는 걸 알았다. 코로나 19와의 '전쟁'에서 병원과 의료진은 최전선이다. '전쟁'을 할 수 있는 무기와 군수물자를 보급하고 싸우라고 해야지. 의료장비도 보급을 해주지 않으면 병원과 의료진이 능력을 발휘하지도 못하고 감염되어 쓰러지게 된다. 평상 시라면 그 의사의 복장은 코미디로 비칠 모습이었다. 지금 일본에서는 코로나 19 최전선의 참담한 모습이다. 

 

또 하나는 알코올과 소독약이 부족하다고 고농도 알코올, 도수가 70-83%로 높은 술을 소독약으로 써도 된다고 후생노동성에서 발표했다. 옛날 전쟁 때 물자가 부족해서 술이 없다고 술을 마시고 싶은 사람들이 공업용 알코올을 마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술을 마시지 않아서 왜 그렇게 되는지 이해가 안 되고 공업용 알코올을 인간이 마셔도 되는 건지도 모른다. 그저 인간이 극단적인 상황에 빠지면 대용품을 잘도 찾는구나 생각했다. 이번은 도수가 높은 술을 소독용으로 쓰는 것은 거꾸로다. 

 

의료용 마스크도 사용 후 멸균해서 재사용하라는 지시가 의료기관에 내려왔다. N95라고, 주로 의료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쓰는 마스크다. 나는 이런 뉴스를 NHK의 보도를 통해서 읽고 있지만 도무지 현실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이렇게도 대책이 없다니,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료진에게 희생이 되라는 말인지. 의료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기가 떨어지지 않을까? 그동안 '의료 붕괴'를 그렇게 떠들더니, 대책이 없었구나. 일본은 제조업의 나라이고 높은 기술력이 있는데, 일본 정부가 하려고만 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리더의 무능이 무섭다. 

 

일본에서 PCR 검사를 받기가 어려운 것에 관한 폭로성 뉴스가 있었다. 주간 아사히가 입수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3조건'이라는 것이다. 3월 26일 자로 동경도 의사회에서 도내 개업의에게 배포한 문서라고 한다. 외래에 온 환자가 검사받을 수 있는 차례를 차트화 한 것인데 검사받는 대상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4월 6일부터 PCR 검사가 의료보험 대상이 되어 전국 869개 있는 '귀국자/접촉자 외래' 의사 판단으로 보건소를 통하지 않고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일반 의원은 보건소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그런 판단기준으로 배포한 문서다. 차트를 보면 아주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발열 37.5도 이상', '권태감'이라는 조건은 후생노동성 홈페이지에도 나오지만 그 외에 '호흡 곤란'과 '잦은 호흡'이나 '청진으로 특정 소리'라는 폐렴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혈액검사나 흉부 X선 검사를 한다. 이런 걸 하고 증상이 4일 이상 개선되지 않을 경우 코로나 19 외래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그다음에 있는 것이 '3조건'이라고 한다. '37.5도 이상' / 'SPO2<93%' / '폐염상+' 가 된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이 기준은 꽤 위험한 상태까지 증상이 악화하지 않으면 PCR 검사를 받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3조건'을 클리어하려면 감염자 대부분이 검사를 받지 못하고, 조건을 채운 사람은 벌써 '너무 늦어'서 손을 쓸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우려가 있다. 이런 이중잣대를 일반 시민에게는 알리지 않고 있다. 이렇게 검사 실시 기준을 엄격하게 해서 검사를 줄이는 것은 동경도만이 아니라, 사이타마에서도 있다는 걸 지역 보건소장이 말하고 있다. 이런 과장을 거치는 동안 감염자가 지역사회와 병원, 의료진을 감염시킨다. 일본 정부나 지자체에서 아예 코로나 19를 배양하기로 한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실질적인 집단면역이다. 

 

감염증 전문 의료기관 의사에 의하면 '의료 붕괴'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시무라 켄이 마지막에 입원했던 국립 국제 의료센터 의사의 인터뷰에 의하면 감염자가 매일 늘고 있다. 3월 말에 PCR 검사를 받은 사람 중 양성은 5% 전후였지만, 지금은 약 20%다. 진단을 받지 않아도 코로나 19에 감염한 사람은 도내에 상당수 있다고 본다. 환자 수용에 관해 얼마 전에 50 시설에서 거부당한 환자가 왔다. 경증이었다. 그보다 좀 전에는 25 시설에서 거부당했다는 중증환자를 받았다. 모두가 병상이 없다고 했다. 여기도 결핵환자용 병동을 통째로 코로나 19 환자를 수용하고 있지만 병상이 부족해서 거절해야 할 때가 있다. '의료 붕괴'는 시작되었다. 중증 환자를 받아들일 의료기관이 부족하다. 경증 환자는 하루에 3명 정도 호텔로 격리하고 있지만 새 환자가 와서 금방 병상이 찬다라고 한다. 25 시설에서 거부당한 환자나 50 시설에서 거부당한 환자가 그런 상상도 못하는 경쟁률(?)을 뚫고 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다는 걸 보면 아주 생에 대한 집착이 강한 특수한 사람들이다. 보통 사람, 특히 아픈 사람이 병원에서 거부당하면 그렇게 끈질기게 입원할 수 있을 때까지 병원을 찾지 못한다. 나이 든 사람들은 감염되면 스스로 '죄인'이 된 것처럼 살만큼 살았으니 해서 포기할 사람도 많을 것 같다. 나도 최대한으로 있는 힘을 다 해도 5 시설까지도 못할 것 같다. 병원에서 하는 말을 듣고 포기하는 게 더 쉬우니까. 아마 대다수의 사람은 입원이나, PCR 검사를 포기할 것이다. 일본의 코로나 19 대처는 시스템 자체가 감염 확산을 조장하고, 감염된 사람에게 생을 포기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너무나 잔혹한 시스템이다.  

 

오사카부에서도 휴업 요청을 냈고 이시카와현에서도 오늘부터 비상사태 선언에 들어갔다. 

 

코로나 19보다 훨씬 더 무서운 것은 정부의 오만함에 더해진 무능함과 무대책이라는 걸 절실히 느낀다. 참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