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기사에 따르면 4월 19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감염자가 107명으로 누계가 3,082명이 되었다. 그중 62%인 67명은 감염경로를 모른다고 한다. 일본 전국의 신규 감염자는 374명으로 누계가 11,519명이 되었다. 사망자는 251명이다. 한국은 신규 감염자 8명으로 누계가 10,661명이고 사망자는 234명이다. 단순한 수치는 한국을 넘었지만 일본에서 말하듯 인구비례로 보면 아직 한국의 절반도 안된다고 한다. 나는 수치보다 코로나 19의 감염을 체크하고 분류해서 격리와 치료를 하는 시스템 정비가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에서는 초기단계에 시스템이 정비되었고 무사히 엄청난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거의 석 달이라는 시간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는 게 결정적인 차이라고 본다. 시스템이 정비되어 있다면 감염이 된다고 해도 안심이 된다. 반대로 시스템이 정비되어 있지 않으면 감염되지 않은 상태여도 불안하기 짝이 없다.
오늘 뉴스에 치바 마쿠하리 코스트코에서 마스크를 사러 달려드는 사람들 동영상이 올라왔다. 그에 대해 한국에서는 일본 사람들 질서 정연하다는 게 거짓말이었나 하는 댓글을 본다. 현재 일본, 동경 상황에서는 마스크가 부족해서 어쩔 수가 없다. 질서 정연한 것은 그게 가장 합리적일 때 하는 행동 패턴이다. 마스크를 사러 달려드는 행동도 상황에 따라 가장 합리적인 행동일 뿐이다. 일본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 단지 그게 많은 널리 알려지게 된 것뿐이다. 코로나 19 사태를 맞아 세계적으로 '사재기'가 일어난 것을 뉴스를 통해 보지 않았나? 일본의 경우, 코로나 19 사태라는 비상사태를 맞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주 오래전에 뉴스를 본 기억이 있다. 지역에서 꽃을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를 위해 공원에 미리 꽃을 준비했다. 이벤트 식전을 하고 난 다음에 나눠줄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벤트를 하기도 전에 사람들이 와서 꽃을 다 가져가 버려서 준비했던 이벤트에서는 꽃이 하나도 없었다. 정말로 하나도 남지 않았다. 뉴스에서는 시민의식을 개탄했지만, 그다지 드문 광경이 아니다. 예전부터 바겐세일이나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행사에서는 사람들이 격투하듯 물건을 쟁취하는 것은 아주 흔한 광경이다. 이제는 그렇게 과열 경쟁하면서 살 물건이 없어서 사람들이 좀 심심할지도 모른다. 일본에서 얌전히 있다가 밀려서 살 것도 못 산다. 나도 요새 마트에서 '사재기 광풍'에 밀려서 물건을 사지도 못하고 다리에 힘만 풀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일본에서 경쟁은 눈에 띄지 않으면서 전략적으로 어떻게 자신이 원하는 걸 손에 넣느냐가 포인트다. 한국은 경쟁이 겉으로 다 드러나지만 일본은 드러나지 않게 하는 스타일이다. 아마, 일본 사람들 의식에는 코스트코에서 마스크를 사러 달려드는 사람들 모습이 한국인으로 보일 것이다. 스스로 시민의식이 높다는 일본인이 절대로 하지 않을 행동으로 보여서 현실을 부정하고 싶겠지만 현실이다.
강가에 산책을 가서 일주일 만에 친한 이웃과 강아지 산책을 같이 하는 사람도 만났다. 아베노마스크가 화제가 되었다. 임산부에게 배달된 마스크에 불량품과 머리카락이 든 불결한 마스크가 1,900장이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디 외국에 그런 위생에 관한 제품을 만든 적도 없는 사람들에게 만들라고 한 것이 아닐까? 아니다, 일본에서 야마구치현 아베 총리 친구네 회사에서 만든다고 했다. 일본에서 만들었다면 그런 제품을 만든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일본에서 만들지 않았다면 가격이 그렇게 비쌀 리가 없다면서 의견을 교환했다. 그 대화의 저변에는 일본 정부가 하는 일이 한심하다는 의식이 깔려있다. 그러면서 요새는 마트에서 가끔 마스크가 있는 걸 보기도 한다면서 알려준다. 친한 이웃은 마스크 파동이 나기 전에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어서 마스크를 많이 사서 비축했다. 60장에 490엔이었다고 한다. 옆에 있는 사람이 요즘 샀는데 품질이 더 나쁜 것이 한 장당 60엔이라고 했다. 가격이 8배 정도 올랐다. 나에게 인터넷에서 많이 팔더라고 해서 내가 인터넷에 나온 걸 보니까, 한 장에 천 엔 이하는 없었다. 두 장에 3,000엔도 많다. 내가 직접 보고 한 장에 천 엔을 낼 가치가 있으면 사겠지만 사진만 보고 한 장에 천 엔이나 주고 배송비를 물면서 사는 것은 리스크가 높기에 사지 못한다. 요새는 인터넷에서 마스크를 주문하면 마스크 그림이 그려진 책이 배송되기도 한다는 황당한 시절이다. 아베노마스크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바느질을 하는 이웃을 이틀 전에 만났더니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마스크가 필요하냐고 해서 내 것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우선 두 장을 부탁했더니 만들었다. 보통은 이웃네 현관에 앉아서 차와 과자를 먹는데 지금은 시국이 시국인지라 밖에서 주고받기로 했다. 오후에 머위장아찌를 가지고 가서 물물교환처럼 마스크 두 장을 받아왔다. 마스크 값을 주는 게 부담이 없다고 했더니 나에게 마스크를 써보고 보완할 점을 알려달라고 한다. 모니터를 해주면 된다고 해서 그냥 받아 왔다. 친한 이웃에게도 머위장아찌를 가져갔더니 집에 머위가 많아서 장아찌를 담갔다고 한다. 강가에서 산책을 마치고 마지막에 이불집 가까이서 헤어졌다. 이불집에서 판다는 마스크를 사기 위해서다. 이불집이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문을 닫았다. 이불집 옆에서 누가 손을 흔든다. 길 건너에는 나밖에 없는데, 나도 손을 흔들었지만 누군지 전혀 모르겠다. 모자와 안경을 쓰고 마스크까지 썼으니 알아볼 수가 없다. 마침 신호가 바뀌어서 만났더니 공원 옆에 사는 이웃이었다. 지난번 텃밭에서 나물을 뜯고 파도 뽑고 집에서 만든 다꾸앙도 받았다. 오늘 손에 들고 있던 머위장아찌를 건넸다. 그랬더니 친구에게 재료를 주고 부탁해서 마스크를 만들었다면서 수제 마스크를 한 무더기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나에게 한 장을 줄 수가 있다고 한다. 한 장 골랐더니 다른 타입을 한 장 더 준다. 이렇게 나는 이웃에게서 수제 마스크를 넉 장 얻었다. 머위장아찌와 물물교환을 했다고 할까, 그래도 내가 뭔가 줄게 있어서 참 다행이다. 일주일 만에 수다를 떨 수 있는 사람들을 봤더니 단지 수다를 떨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자숙'하라고 해서 '자숙'을 하고 있지만, 사람과 접촉을 의도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맑고 기온도 올라간 따뜻한 날씨였다. 내일은 다시 춥고 비가 오는 날씨가 된다는 예보다. 날씨가 좋아서 이불을 널고 빨래를 해서 말렸다. 목욕탕도 청소했다. 보통은 청소하는 날 다 같이 하는데 오늘은 세탁기를 돌리고 손빨래를 하다 보니 내친김에 목욕탕 청소까지 했다. 다음주부터 온라인으로 개강한다니까, 준비를 해야 한다. 어떻게 될지 전혀 모르지만 해보는 수밖에 없다.
일본이 코로나 19 감염 확진자가 하루 500명 단위로 늘고 있다. PCR 검사가 그다지 늘지 않은 가운데 신규 감염자만 폭증하고 있는 셈이다. 동경도를 봤을 때 여전히 PCR 검사는 많았다가 없었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신규 감염자가 증가하는데 퇴원하는 사람이 아직은 적다는 걸 보면 호텔에서 격리를 하거나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게 된다. PCR 검사까지 워낙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검사 결과가 나올 무렵에는 중증이 된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일본, 특히 동경에서 코로나 19 대책을 보면 감염을 확산시키고 있고 병을 키우고 있다. 그래서 PCR 검사를 많이 해서가 아니라, 늦게 중증인 사람만 검사하기 때문에 '의료 붕괴'까지 키우고 있다. 일찍 PCR 검사를 해서 격리나 입원을 분류하면 감염을 방지할 수가 있을 텐데, 증상이 무겁게 되는 사이에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선별 진료소나 드라이브 스루, 워크 스루처럼 외부에 독립된 검사장소를 만들지 않으면 병원에서 감염이 확산된다. 일본에서는 이런 사례가 많이 발생했다.
일본 하토야마 전 총리가 '한국에서 배우자'는 트윗을 소개한 기사(https://www.daily.co.jp/gossip/2020/03/16/0013197514.shtml) 나 생물학자가 한국과 대만을 평가하는 트윗 기사(https://headlines.yahoo.co.jp/hl?a=20200419-00000089-dal-ent)에 대한 댓글을 보니 한국(방식)을 비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일본은 인권선진국이라서 한국처럼 인권을 짓밟는 방식을 채용할 수 없다. 일본은 비상사태에서 강력한 규제를 할 수 있는 법률이 없어서 안된다는 등 언뜻 보면 그럴 듯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넷우익'의 '혐한' 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 이 시점에 와서도 일본을 한국과 비교해서 '자화자찬'하지 않으면 못 견디는 정신승리를 축하한다. 절대 한국으로부터 배우면 안된다. 일본인으로서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적어도 배우려면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대방을 비난한다는 것은 배울 상대가 아니라는 의미다. 나는 처음부터 현명하고 완벽한 '일본 방식'을 구축하길 바랐다. 특별한 대책도 없이 석 달이나 보내고 지금에 와서 전국적으로 비상사태 선언이 내렸고, 감염자가 하루에 500명 단위로 늘고 있는데 어디 방식이든 상관없이 사람을 구하는 것이 먼저다. 그래도 '혐한'을 그만 둘 수가 없다. 그래서 '대만'이 '최고'라고 하니까, 빨리 '대만 방식'을 도입해서 위기를 탈출했으면 좋겠다. 한국 방식을 도입하려고 해도 그동안 하도 한국을 비난해서 자신들 스스로 자승자박 한 탓에 움직일 수가 없다. 매스컴에서 '혐한'을 부추기는 기사밖에 볼 수가 없으니 한국을 비난하는 풍조가 당연한 것이 되었다. 오늘 연합뉴스에서도 한국이 오늘 신규 감염자가 8명이라면서 드디어 10명 이하로 떨어졌다는 보도를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기사 한 줄이 통계를 잡는 기준이 세 번이나 바뀌었기 때문에 한국의 통계는 믿을 수 없다는 식이었다(원문이 어떤지?). 한국의 통계를 믿지 않아도 좋다. 일본 통계는 더 황당하지만, 한국이 어떻든 일본이 잘해주길 바란다. 언제까지나 자승자박으로 감염을 확대해서 피해를 늘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일본의 '넷우익'은 한국의 '일베'에 해당한다. 한국에서는 '일베'가 보통 이해하기 힘든 '일탈'한 사람들이지만 일본에서는 주류라고 봐도 된다. 아베 정권과 결을 같이 하고 아베 정권의 든든한 지지기반으로 정권의 스피커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혐한'은 일본에서 '애국'이라는 의미다. 그런 논리로 '넷우익'이 '애국자'라는 식이다. 그들의 영향력이 막대해서 정상적인 의견이 표출되기 어렵다. 오늘 기사에서 소개했듯이 사회적 지위와 권위를 가진 인사들이 지극히 당연한 발언을 해도 그들이 비웃고 깔아뭉개면 단지 시국을 모르고 마치 한국을 위한 발언처럼 보이게 된다. 한국의 '극우'가 같은 생각을 가진 유튜버의 영향력으로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듯이 일본 '극우'도 같다. 한국 '극우'는 정권을 잡지 못했지만, 여전히 매스컴이나 검찰, 경제적 영향력을 독점하고 있다. 요새 공기가 아주 조금 바뀌는 느낌이 들지만 말이다. 일본에서는 그들이 정권과 연동하고 있어서 권력의 중심에서 모든 걸 장악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에 대항하는 시민들의 영향력이 미미해서 보이지 않는다. 아베 정권은 그들과 같이 해왔기 때문에 '혐한'의 틀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들은 일심동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자승자박이라는 표현을 썼다.
일본에서는 자신들만 똑똑한 줄 알고 있다. 나는 그 신앙과도 같은 믿음으로 일본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일본 정부를 믿을 수가 없고, 전문가도 정권에 입맛에 맞는 사람만 있는 모양이다. 의료현장에는 장비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해서 마스크를 소독해서 재사용해야 하고 방호복이 모자라서 쓰레기봉투를 쓰고 있다.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의 사기를 위해서도 필요한 장비를 마련해서 지급하는 것이 우선이다. 소독용 알코올이 부족하다고 도수가 높은 술을 사용하는 건,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기쁜 일인가? 모든 것이 뒤죽박죽, 엉망진창이다. 이제는 믿을 수 있는 게 뭘까? 일본 사람들이 그렇게 똑똑하다니까, 자신들을 믿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자신들만 똑똑하다는 '오만'으로 상황판단을 잘못해서 점점 일을 더 키우고 어렵게 하는 것 같지만, '일본 방식'을 존중한다. '일본 방식'이라고 했지만 내용은 모르겠다. 뭔가 '일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비밀에 상자에 든 것이 있겠지. 밖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렵고 참 독특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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