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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 19 대학 온라인 개강

NHK 보도에 따르면 4월 22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감염자는 132명으로 누계가 3,439명이 되었다. 신규 감염자 58%, 77명은 감염경로를 모른다. 동경도의 통계를 보면 여전히 PCR 검사가 들쭉날쭉해서 신규 감염자 수나 누계로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가 없다. 어제까지 동경도의 PCR 검사 누계가 8,435명이다( https://toyokeizai.net/sp/visual/tko/covid19/). 퇴원자가 4월 7일 이후 14일 2명을 제외하고 계속 0이다. 이런 수치를 보고 있으면 비상사태 선언을 해서 2주가 지나, 숫자로 보면 신규 감염자가 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감염 확대를 파악하지 못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감염자는 449명으로 크루즈선을 포함한 누계가 12,703명이 되었다. 사망자는 누계 308명이다. 같은 날 한국은 신규 감염자가 11명에 누계가 10,694명, 사망자 누계가 238명이다. 일본의 코로나 19는 동경을 비롯한 대도시 중심에서 점점 지방으로 퍼져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하나는 나가사키항에 정박하고 있는 이탈리아 선적의 크루즈선은 승객이 없지만 승무원이 623명이다. 1월 말에 입항해서 2월 초부터 수선을 하고 있다. 그중 증상이 있는 57명을 검사했더니 양성이 33명, 음성이 23명에 재검사가 1명으로 '집단 감염'이라고 한다. 지금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일본에서 감염되었다고 볼 수 있다. 나가사키항 크루즈선도 일본의 통계에서 제외할 것인가?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의 사례를 교훈 삼아 나가사키에서는 재빨리 전수 검사하고 분류해서 제대로 격리와 치료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부디 그렇게 되길 바란다.

 

오늘부터 동경에 있는 일부 대학에서 온라인으로 개강을 했다. 내가 담당하는 과목도 그중 하나이다. 어젯밤에 안내하는 내용을 올리고 참고자료도 올렸다. 나도 처음 쓰는 시스템이라서 익숙하지 않다. 학생들에게 그 점을 주지시키고 오늘은 강의에 대한 안내만으로 끝내고 짧은 감상문을 쓰라고 했다. 어젯밤부터 학생들이 등록이 안된다는 연락이 왔다. 내가 설정을 할 수 있는 부분인지 아니면 대학에서 입력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강의 시간이 시작되기 전에 메일과 온라인 강의 시스템을 둘 다 로그인해서 양쪽에서 폭주하는 학생들의 질문에 답했다. 대학 시스템이 얼어서 움직이지 않았다. 메일은 알겠는데, 시스템에 답신을 쓰면 나와 보낸 학생만 볼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수강자 전부가 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번 과목 수강생이 152명이라고 한다. 교실에서 강의를 하면 한 번에 끝나지만 온라인으로 하면 더 복잡한 것 같다.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는 환경정비가 필요해서 아직 쌍방이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형식이 아니다. 이쪽으로 가려면 학생들이 온라인 수강을 할 수 있는 환경인지, 확인해야 한다. 컴퓨터 한 대로 가족이 쓰고 있으면 다른 가족도 강의를 들어야 할지 모르고,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 컴퓨터나 헤드세트와 카메라도 필요하다. 그런 준비가 되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일본은 생각보다 집에서 컴퓨터를 쓰지 않는다. 간단한 것은 휴대폰으로 가능해서 휴대폰을 이용하고 과제는 학교 컴퓨터실을 이용하는 학생도 많다. 

 

페이스 북에 동료가 올린 뉴스에 명치학원대학이라는 기독교 계통 사립대학에서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학생들이 알바를 못해서 수입이 준 학생이 많다고 한다. 그런 학생들이 온라인 수강을 지원하기 위해서 학교에서 학생 한 명당 5만 엔을 지급한다고 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부모가 실업하거나 경제적인 문제에 봉착한 학생에게는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거의 모든 대학에서는 수업료 납부 기일을 4월 말에서 5월 말, 다른 일정으로 연기했다. 동료가 올린 기사에 댓글을 썼다. " 정말로 다행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알바를 못해서 학생이 수입이 감소했다. 이런 지원을 받으면 학생에게 도움이 되고 심리적으로 큰 격려가 될 것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학생들 60%가 알바 수입이 줄었다. 부모의 40%가 수입이 줄었다. 13명 중 1명이 퇴학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반 이상의 대학생이 '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돈을 빌린다. 그 돈으로 학비를 내고 생활비는 알바를 해서 충당하는 학생이 꽤 있다. 졸업해서 사회인이 되어도 빌린 '장학금'이라는 빚을 갚아 나가야 한다. 원래, 일본이 급료가 적은데 빚도 갚아야 하니 젊은 사람들 생활이 힘들다. 그래서 결혼을 할 수가 없다는 말도 나올 정도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19 사태는 얼마나 큰 피해가 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오늘 첫강의라고 해도 자료를 올린 게 전부지만 강의 시간 내내 학생들 질문에 답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서도 학생이 대학에 문의하고 다른 교수에게 문의했던 내용, 이미 해결한 내용이 다시 메일로 오고 난리였다. 그중에는 나에게 메일도 보내지 않고 지도교수에게 내가 메일에 답장이 없다고 해서 그 교수가 나에게 메일을 보냈다. 다 체크해서 메일이 온 것에는 다 답장을 아침에 했고 게시판에도 공지를 했고, 다시 과목 자료로도 올렸다. 그 학생은 메일을 하지 않았지만 내가 메일을 하겠다고 했다. 학생에게 메일로 알려주고 다른 교수가 메일을 보내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이렇게 난리를 친다고 해서 학생에게 수업 효과가 있을 걸로 보이진 않는다. 단지 일이 훨씬 많아져서 시간을 많이 쓰고 신경도 쓰지만 수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학생들의 수강환경을 파악해서 쌍방통행을 할 수 있는 온라인 강의가 돼도 문제가 많다. 보통 선생들은 이런 방식에 익숙하지 않다. 나도 컴퓨터 화면에 152명 학생 얼굴이 나온다는 걸 상상만 해도 이상하다. A4를 3장 동시에 펼치고 일하는 화면이 큰 편인 모니터를 쓰고 있지만 수강생 전체를 파악하기는 힘들다. 강의를 하면서 화면을 보고 학생들 질문을 받고 대답하고 동시에 할 수 있을지 전혀 자신이 없다. 그래도 상황이 되면 카메라 울렁증이 있는 나도 온라인 강의를 할 것이다. 강의는 괜찮다. 그런데, 어학의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 원래 교실에서 하는 걸로 설계가 되어 있어 온라인으로 하기에 맞지 않은데, 그래도 할 수밖에 없다.

 

동경 부근 대학에서 개강이 늦어졌다. 온라인 개강을 이번 주부터 하는 곳은 아주 이른 편이다. 다른 대학에서 온 연락을 보면 5월 6일까지 개강을 연기한 것을 다시 한 달 이상 연기해서 6월 11일에 개강 예정이라고 한다. 이것도 예정이다. 그동안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는 기간이 된다. 학생들에게도 온라인 수강을 위해 컴퓨터와 헤드세트, 웹카메라를 준비하라고 한다. 알바가 없어진 학생과 가족에게 부담이 커진다. 대학 가까이에 사는 학생은 학교 컴퓨터실을 이용할 수 있지만 코로나 19 감염 방지를 위해 학생이 모이면 안 된다. 지금 대학에서는 선생이나 직원도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학생들도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게 제한하고 있다.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를 위해 장비가 없는 선생님은 학교에서 장비를 대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에는 직원이 없습니다 라는 안내가 와서 황당했다. 장비는 있지만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서 빌리지 못한다. 

 

지금 동경에서는 그런 걸 황당하다고 하면 안 될 정도로 정신이 없다. 지금 추세로 보면 여름방학까지 온라인 강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강의라고 하지만 지금 하는 것은 그냥 자료만 올린 정도로 정말로 학습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파워포인트에 음성을 녹음할 수 있는 것도 봤더니 기계가 말하는 것 같았다. 오히려 학생들 집중력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온라인 강의 예시를 보고 참고하려고 유튜브를 켰더니 참고 듣지 못할 정도였다. 내용 어쩌고 이전에 말하는 투가 듣기 싫다. 이런 걸 전문적이라고 예시로 올라오는 자체가 이상하다. 왜 이런 식으로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 힘들게 유지하는 모티베이션을 파괴하는 예시로서 유용할 정도다. 저런 강의를 들어야 한다면 학생들을 고문하는 레벨이다. 내가 너무 과장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일본에서, 대학이나 학회에서 보면 재미있는 것은 아주 드물다. 보통은 극기훈련처럼 참는 훈련을 하는 것과 같은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보면 된다. 나도 그런 수업을 받았지만 강의는 하나도 듣지 않았다. 단순히 듣기가 어려워서다. 대학을 학부부터 박사까지 10년이나 다녔지만 기억하는 강의는 다섯 손가락에 차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원래 대학은 사회인이 되기 위한 관문으로 공부하는 곳으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다. 대학원에서는 그냥 자기가 연구하고 공부하는 식이다. 물론, 분야와 지도교수에 따라 많이 다르긴 하다. 나는 혼자서 다 했다. 

 

개강에서 학생들이 열심히 온라인에 적응하려는 걸 보고 지금 이런 비상시국이라서 학생들에게는 더욱 대학이나 강의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다른 나라에서는 온라인 강의를 많이 해서 온라인 강의에 대해 많은 것이 축척되었다. 그에 비해 일본에서는 거의 온라인 강의가 보급되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 대학 강의도 재미가 없는데 그보다 더 어려운 온라인 강의에서 학생들의 집중력을 유지하고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강의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적을 것이다. 그래도 대학은 대학이고, 지금 일본, 동경은 코로나 19와 '전쟁'중이지만 '전쟁' 이후의 세계도 있고 그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도 대학은 대학의 역할을 해야 하겠지. 

 

현재, 동경에서는 코로나 19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전혀 앞이 보이지 않는다. 일본 정부의 방역은 전국적으로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휴업을 요청해서 사람들이 외출 자제시키는 것이 중심이다. 사람들도 협조적이라고 본다. 이런 걸로 코로나 19 감염 확대가 방지될지는 의문이다. 그런 한편, 오늘도 사이타마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경증이라고 혼자 자가격리 중이던 50대 남성이 쓰러져 가족이 발견해서 병원에 이송했지만 사망했다. 자가격리를 시켜도 관리하는 케어가 없는 모양이다. 이건 그냥 방치가 아닌가? 그런 걸 일본에서는 한국보다 인권을 중시해서 어쩌고, 한국처럼 강력하게 규제할 법률이 저쩌고 하는 말을 들으면 화가 난다. 전염병에 걸린 사람을 케어하지 않고 방치하는 건 인권 중시가 아니라, 인권 모독이다. 인도적인 차원에서도 그러면 안된다. 사람이 살아야 존중할 인권이 있다. 우선 최선을 다해서 사람을 살렸으면 좋겠다. 아베노마스크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화제를 제공하는 핫한 물건이라, 나도 실물을 보고 싶다. 

 

오늘 동경은 맑고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날씨였다. 창밖은 형광색 연두색 새순으로 빛나는 날씨였다. 오후에 마트에 가서 둘러보고 머위를 따서 다듬었다. 죽순에 어묵을 넣고 조리다가 머위를 넣었다. 머위의 향기가 죽순에 배어서 봄의 생기와 입맛을 돋궈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