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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학생

우울한 아이들

2018/06/07 우울한 아이들

 

오늘 동경은 화창하게 맑은 날씨로 기온도 높았지만 어제 낮은 기온에 비가 후라서 덥지 않았다. 상쾌한 느낌이었다.

 

학생들 분위기, 올 봄학기 분위기를 보면 학생들이 힘이 없다. 학기를 시작할 무렵만 해도 이렇게 힘이 없지는 않았는데 학생들 표정이 세상 재미가 없다는 얼굴이다. 일본에 다소 문제가 있긴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 학생들 취직 상황도 좋고 나쁜 게 없는데 왜 그러냐고?

 

지난주에 집중적으로 학생들에게 물었던 것은 일본 정치가들은 국민을 위해 일을 하느냐는 것이다. 국민을 사랑하는 것 같냐고도 물었다. 학생들이 깜짝 놀란다.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없어서 질문을 받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네 군데 대학에서 물었는데 단 한 명도 정치가가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고 느끼는 학생이 없었다. 정치가가 국민을 사랑한다고 여기지 않는다. 학생들이 자신들이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걸 인정하면서 울 것 같았다. 화를 내는 학생들도 있었다. 정치가들이 국민을 위해 일하기는커녕 국민을 이지메하는 것 같단다. 개인적인 영달이나 사리사욕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지 국민을 위하는 것 같지 않단다. 선거 때나, 국민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늉을 할 뿐 정치가는 특권층이라 자신들 같은 서민들을 알아줄 것 같지 않다고도 한다. 정치가들이 일도 제대로 안 하면서 불륜 같은 각종 스캔들이나 밝혀지고 화가 난다고.

 

나는 정치가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제대로 일을 하지 않는 정치가는 목을 잘라라. 정치가는 제대로 감시하지 않으면 어떤 나쁜 짓을 할지 모른다고 했다. 정치가는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 책무라고도 했다. 학생들은 새삼스러운 말을 듣는 표정이다. 하지만 금방 포기한다.

 

일본에서 부족한 것은 '사랑'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정치가가 국민을 '사랑'한다는 것에는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사랑'에 굶주린 국민들에게 '사랑'을 전하지 않는지? 아마도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겠지? 아니다, DV 하는 남편처럼 국민을 '사랑'한다고 '노동법'을 개악하고 세금을 올리는지도 모르겠다. 국민들에게는 황당하고 괴로운 일이지만 말이다.

 

학생들에게 정치가의 '사랑'을 기대할 수 없다면 가족에게 '사랑'받고 자랐냐고 물었더니 그 질문에도 손을 드는 학생이 아주 적다. 100명 중 3명쯤이다. 손을 들지 않지만 나중에 감상문에 쓰는 경우도 있는데 감상문에서도 더 나오지 않는다. 더 많을 텐데, 왜 손을 들지 않느냐고 했더니, 자신이 '사랑' 받았는지 어떤지 잘 모르겠다고 한다. 반대로 어릴 때 '학대' 받았던 마음의 상처를 가진 학생은 구구절절 감상문에 쓴다.

 

학생들이 국가나 가정, 사회에서 자신들이 '사랑' 받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자신이 없을 것이다. 건강하고 행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학생들이 매우 자신이 없어한다. 자신이 있다는 것은 뭔가를 잘하고 못하는 걸 떠나서 존재에 대해 긍정적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이 없는 것이다. 자존감이 낮다. 자신이 없는 이유에 '이성'과의 만남이 없다는 것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어제는 100명을 상대로 조사했다.

 

'연애' '이성'과의 만남에 대해서 물었다. 학생들 '연애 사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았다. '연애 사정'이 매우 '빈곤'하다는 것이다. 극소수의 '연애 엘리트'가 있었다. 언제나 자신이 원하면 '연애'를 할 수 있다는, 지금 젊은 사람들은 '연애'는 하지만 '결혼'은 버거워서 싫다고도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도대체 자신이 '이성'과 만나서 '연애' 할 기회가 있을지 조차 가늠이 안된다고 한다. 너무 자신이 없다. 소수는 아예, 살아 있는 인간이 아닌 2차원이나 3차원 아이돌과 '연애'도 있다고 주장한다. ,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상대인 것이다. 아이고, 거기까지는 가면 안되는데........'연애'의 가능성을 스스로 아주 좁히고 있다.

 

'연애'를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결혼'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누군가와 만나서 '연애'를 거쳐 '결혼' 할 것이라고 여긴다.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N포 세대라고 하더니 학생들을 가르치는 말이었나? 야심만만은 아니어도 소소한 희망이 있을 텐데....... 졸업하면 취직도 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은 미래를 상상할 수가 없게 만드는 모양이다. 역시 '사랑'이 부족한 탓이 아닐까?

 

우선, 정치가부터 국민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괜히 이웃나라가 평화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겠다는 데 딴지 걸러 다니지 말고, 국민을 안심시키고 '사랑'을 전하라. 국민이 낸 세금으로 월급 받고 있으니까.......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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