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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동경, 공포스러운 무더위

2014/08/20 공포스러운 무더위

 

오늘도 동경은 최고기온이 35도라는 끔찍하게 더운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햇빛을 확인했더니 더위가 주사바늘 같은 게 아니라, 칼날로 보였다. , 무섭다. 도서관으로 도망가야지. 어젯밤도 더워서 제대로 자지도 못했지만, 집에서 지내기는 무서운 더위일 것 같다. 일기예보로는 최고기온이 34도였지만, 34도가 아닌 것 같다

아침을 먹고 샤워를 해서 집안은 창문을 꼭꼭 닫고 커튼을 내렸다. 창문을 꼭꼭 닫고 커텐을 내리는 게 덜 덥다. 9시가 되기 전에 집을 나섰다. 길은 나선 김에 신선한 야채를 파는 곳에 들러서 가기로 했다. 한 곳에 들렀더니 토마토 한 봉지와 참외를 한 봉지 샀다. 또 한군데서 방울토마토를 한 봉지 사서 가방에 넣었다. 세번째 들린 곳에서 양파도 한 봉지 샀다. 방울토마토는 도서관에서 간식으로 먹어야지

오늘 나갈 때, 위에 긴소매 흰셔츠를 입었다. 밑에는 몸빼바지에 양말을 신고 흰색 샌들을 신었다. 나갈 때는 흰셔츠가 목을 가려서 좋았는 데, 도서관에 도착해 보니 땀으로 흰셔츠가 젖어서 달라붙어 안에 입은 옷이 다 비친다. 과일을 사느라고 걷는 시간도 한시간 정도 걸렸으니 너무 더워서 도서관에 도착했더니 머리가 돈다.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찬물에 손수건을 적셔서 머리를 식히고 벌게진 얼굴도 식히고 땀을 한바탕 닦아냈다

도서관에 가서 반납할 책을 반납하고 전날에 읽은 책은 독서노트에 인상 깊었던 부분을 옮겨 놓는다. 그냥 그런 책은 독서노트에 책이름을 쓰지도 않는다. 다시 관련된 책을 찾아서 보고 빌렸다. 정작 읽으려고 했던 책은 안 읽고 다른 책에 눈이 팔려서 다른 책을 읽고 만다. 책을 찾느라 서고에도 갔고 오늘도 도서관에서 아주 바쁘게 지냈다.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7-8시간 집중해서 책을 읽는 것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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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도서관이 문을 닫아서 읽던 책을 가지고 나왔다. 문 근처 그늘에 앉아서 마저 읽고 반납하고 집을 향했다. 5시반이 넘었는 데도 아직도 더웠다.

돌아오는 길에 야채파는 곳에 들렀더니, 수박이 있고 다시 방울토마토가 있어서 샀다. 도서관에서 책도 빌렸으니 짐이 점점 무거워진다. 등에 지고 양손에 들고 걷는다

집에 도착하는 동안 땀이 줄줄 흐른다. 오늘 더위가 어떤 더위였는지, 아침에 가서 쓰러질 뻔하고 저녁에 돌아오는 길에 정신이 몽롱해졌다. 집은 커튼을 내려놔서 서늘했다. 바깥바람이 선선해진 것 같아 커튼을 열고 창문을 열었다. 선풍기를 돌려서 환기시키고 찬물로 샤워를 했다. 정신이 좀 든다.

그런데 오늘도 좀 많이 산 것 같은 느낌이다. 요즘 마트에 가지 않아서 먹을 게 별로 없어서 그렇다. 오늘 같은 더위면 내일은 집에서 꼼짝 말고 책을 읽는 게 좋을 것 같다

방에 날아오는 매미를 잡아서 다시 밖으로 내보낸다. 가만히 봤더니 매미들이 날개가 찢어지고 만신창이로 너덜너덜 해졌다. 매미도 학기말이 다가온 건가? 매미가 방에서 시끄럽게 울지만 않으면 얼마든지 방을 같이 써도 좋은 데, 시끄럽게 울면 정신을 못 차린다. 


언제면 더위가 좀 가실까? 더위도 너무 계속되니 무섭다. 더위가 공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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