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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너무 덥다

2017/08/25 너무 덥다

 

오늘도 동경은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간 더운 날씨였다. 아침에 일어나니 9시에 벌써 30도가 넘었다. 10시에 32도나 되었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내일은 최고기온이 32도에 비가 오는 걸로 되어 있다. 연속해서 더운 날씨가 계속되면, 더위도 추위처럼 쌓이고 축척되는 모양이다. 밤에 열기가 식기도 전에 다시 뜨거워지니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주위에 나무가 많아서 다른 곳에 비하면 아주 시원한 편이다. 내일을 비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

 

아침을 먹고 원고 뭉치를 짊어지고 학교에 갔다. 학교에 가는 길도 따가운 햇볕이내리쪼였다. 농가 마당에 들렀지만, 것이 없었고 돌아가는 길에 있는 야채 무인판매에서 매운 고추를 봉지 샀다.

 

학교에서는 쾌적한 냉방에서 원교를 교정했다. 나도 집중해서 책을 읽고 일을 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번 주에 쓰고 있는 학부 도서관 앞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몇 시간이나 화장실에도 안 가고 물도 안 마신다. 이런 폭염에는 가끔 물도 마셔줘야지. 나도 가만히 앉아 있었더니, 내 몸에서 낯선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땀을 흘린 탓에 땀이 말라서 옷에 냄새가 배이는 모양이다. 나는 한 시간에 한 번은 물을 마시고 원고를 손으로 넘기느라고 소음을 내서 미안할 정도로 조용히 공부하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눈치도 없이 들어와서 떠들다가 제풀에 나가 지치는 학생도 있었다.

 

바깥이 더워서 학교에서 느지막이 나올 생각이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일이 일찍 끝나서 일찌감치 집에 돌아오기로 했다. 원고 뭉치만 가지고 가서 시간을 보낼 것이 없었다. 아직도 강한 햇볕이 내리 쪼이는 4시를 넘은 시간이었다. 중간까지는 그동안 냉방에서 몸이 식어서 괜찮았는데, 집에 도착하니 땀범벅이 되어 정신이 아득했다. 찬물로 샤워를 하고 입었던 옷을 벗어 손빨래해서 널었다. 집에 와서도 한참을 커튼을 내린 채 어둠 속에 있었다. 저녁으로 가지를 볶아서 소면과 양배추에 싸서 먹었다.

 

오늘 학교에서 원고를 읽으면서 기분이 착잡해진 것도 있었고, 감동한 부분도 있었다. 힘이 나는 것도 있었다. 이렇게 가끔 이전에 쓴 것을 교정하듯 꼼꼼히 읽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일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그냥, 지금 현재 이렇게 있는 게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원래는 다른 원고를 쓸 예정으로 저녁도 일찌감치 먹고 준비했다. 그런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일을 못 하겠다. 9시가 넘었는데 30도로 선풍기에서도 따뜻한 바람이 부는 것 같다. 블로그를 짧게 올리고 나중에 정신을 차려 원고를 쓰기로 했다. 머리가 뜨겁다.

 

 

사진은 어제 학교에 가면서 찍은 나비와 꽃, 학교에서 책을 읽고 일을 하면서 먹은 간식과 점심이다. 간식과 점심은 가면서 산 작은 토마토와 오이였다. 정신을 집중해야 쓸 수 있는 내용을 쓰기에 오늘 밤은 너무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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