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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미소지니와 제노포비아

일본, 여성에게 'DON'T TOUCH ME'를!

NHK에 따르면 10월 12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78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27,793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421명으로 사망률 1.51%이다. 일본 전국 신규 확진자는 270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90,473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647명으로 사망률 1.82%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98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69명이고 해외유입이 29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24,703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433명으로 사망률 1.75%이다. 일본의 경우, 매주 같은 요일에 비슷한 수치가 나오고 있다. 그걸 일본 신문에서도 7일 만에 신규 확진자 100명 이하라고 호들갑을 떤다. 주말에 PCR 검사가 적어서 그렇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제목을 달고 있다(www3.nhk.or.jp/news/html/20201012/k10012659591000.html?utm_int=all_side_ranking-access_003). 모르는 사람이 읽으면 정말로 신규 확진자가 줄고 있는 줄 알게 써놨다. 

 

오늘도 흐린 날씨였지만 오전에 빨래를 해서 널었다. 월요일이라 도서관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집안일을 대충 마치고 가야 늦게 오거나 비가 와도 걱정이 없다. 그런데 낮이 되면서 햇볕이 나기 시작한다. 이불을 널고 베개도 널고 집안 통풍을 한다. 도서관에 가도 얼마 있지 못할 것이라서 도서관에서 쓸 엽서를 그냥 집에서 썼다. 오후가 되어 이불도 다 집어넣고 빨래도 또 해서 대충 말려놓고 집을 나섰다. 좀 먼 대나무 숲에 기다리고 있는 버섯이 나왔는지 궁금해서다. 

 

어제 집에서 가까운 공원에서 좋아하는 버섯을 조금 딸 수 있어서 대량으로 발생하는 대나무 숲에도 버섯이 났는지 궁금했다. 버섯을 보려고 공원에 들어가면 나무가 많아서 어두워지니까, 밝은 때 가는 것이 좋다. 가까운 공원부터 들렀더니 예상하지 않았던 인디고 밀크 캡 버섯이 있어서 좀 땄다. 작년보다 좀 이른 느낌이 든다. 버섯이 인디고 블루색으로 색이 참 멋있다. 작년에도 많이 따서 피클을 만들었는데 한 번도 먹지 않아서 그대로 있다. 이번 기회에 꺼내서 맛을 보고 올해도 다시 피클을 만들든지 해야지. 버섯을 우편함에 넣고 다시 길을 나섰다. 집에서 대나무 숲까지 바로 가면 도보로 30분 이상 걸린다. 가는 도중에 다른 공원에 들러서 버섯을 관찰하기에 보통 한 시간이 걸린다. 대나무 숲에는 아직 기다리는 버섯이 나지 않았다. 대신 다른 버섯이 나오는 달걀처럼 생긴 것은 몇 개 봤지만 지금 성장하는 중이라 그냥 두기로 했다. 밤을 11개 줍고 감을 10개 땄다. 집에서 길을 건너 달걀버섯이 있는지 갔는데, 없어서 다른 버섯을 땄다. 다른 길을 가면 달걀버섯이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날도 어두운데 길이 미끄러워서 가지 않았다. 몇 시간을 산과 들을 걸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도서관에 가는 것은 뇌에 산소를 공급하는 느낌이 들지만 산과 들을 걸으면 몸에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는 것 같다.

 

오늘 읽은 관심이 가는 기사는 스가 정권에 대한 지지율을 내려가서 NHK 조사로 지난달보다 7% 하락으로 55%라고 한다(www3.nhk.or.jp/news/html/20201012/k10012660021000.html?utm_int=all_side_ranking-social_003). 아직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열심히 하느라고 일을 벌이고 있는 걸로 보이는데 하락하다니? 하락할 요인도 있지만 당초 지지율이 너무 높았다. 아베 정권을 '최악의 정권'이라고 하더니 아베 정권을 계승하는 스가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높다는 걸 이해하기 어려웠다. 재미있는 것은 지지율이 7% 하락하고 '지지하지 않는다'가 7% 상승했다고 한다. 

 

내가 신경 쓰인 기사는 9월 자살에 관한 내용이었다(www3.nhk.or.jp/news/html/20201012/k10012659631000.html?utm_int=all_side_ranking-social_005). 일본에서 지난 9월 한 달 자살이 속보치 1,805명으로 7월 이후 전년 동기 대비 자살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하루에 60명이 자살로 사망한 꼴이다. 특히, 여성의 자살이 늘고 있는 추세여서 원인 규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9월 자살은 작년 동기 대비 +8.6%로 +143명이라고 한다. 남성이 0.4% 늘어서 1,166명이다. 여성이 급격히 +27.5%나 늘어서 639명이 발생했다. 그중에서 동경도가 194명으로 가장 많다. 다음은 아이치로 109명, 세 번째는 가나가와가 95명이다. 자살은 기본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월등히 많다. 지금 문제시하는 것은 7월 이후 여성의 자살이 급증한 것에 대해서다. 아무래도 코로나 19의 영향이 장기화되다 보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서 여성에게 부담이 커진 탓도 있겠지. DV와 아동학대가 늘고 있다고 한다. 거기에 코로나 19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다른 사람들과 교류가 어려운 상황이 자살로 연결된 것은 아닌지? 혹시, 자살로 집계되는 사망원인에 코로나 19 감염으로 사망한 사람들도 있는 것이 아닐까? 참고로 일본에서 아베 정권과 스가 정권은 여성에게 '최악의 정권'이 될 것 같다. 

 

나는 기본적으로 TV를 볼 수가 없어서 한국 프로그램도 유튜브에 올라온 걸 보는 정도다. 지난 토요일 저녁에 발표한 '놀면 뭐하니'라는 프로그램에서 새 그룹을 결성한 '환불 원정대'의 신곡 'DON'T TOUCH ME'를 우연히 보고 들었다(www.youtube.com/watch?v=KeXb_4b1sBQ). 평소에 음악을 듣는 사람이 아닌데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듣고 있다. 20대, 30대, 40대, 50대 여성 가수가 콜라보를 했다. 나는 외국에 나온 지 오래되어 엄정화가 어떤 활약을 했는지, 이효리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 모른다. 그들이 활약하던 시대에 나는 거기에 없어서 한국에서 그들의 지닌 상징성도 모른다. 화사가 인기 있다는 것도 짐작할 뿐이고 제시가 요새 물이 올라서 제대로 평가받는 모양이구나 할 뿐이지 그들의 음악을 아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불 원정대'를 결성한, 그런 아이디어를 낸 이효리가 새삼스럽게 대단하다. 2020년 예상에도 없었던 코로나 19로 인해 세계가 뒤집어지고 말았다. 세상도 뒤집어진 것 같이 불안정하기 짝이 없다. 거기에 자연재해까지 더해져서 사람들이 정말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BTS의 'DYNAMITE'가 모두에게 위로를 전하는 곡이었다고 한다. 모두에게 위로를 전하려는 마음이 참으로 가상하고 그에 위로를 받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어쩌면 여성이 가장 힘든 처지에 놓인 것이 아닐까? 위에 일본에서 7월 이후 여성 자살이 늘었다고 했다. 코로나 19로 세계적으로 DV와 아동학대가 늘어서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여성들이 힘을 얻고 건강해야 아이를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제멋대로 '환불 원정대'의 신곡 'DON'T TOUCH ME'를 여성을 향한 응원가로 생각한다. 그렇다고 남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여성그룹이 힘든 상황에 놓인 여성을 향해 응원을 보내는 걸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전혀 다른 연령대 여성이 새로운 그룹을 결성해서 보여주는 '시스터 후드'가 멋있다. 신곡이 더 많은 여성에게 '시스터 후드'를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DON'T TOUCH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