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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와 폭파 예고가 대유행

NHK에 따르면 11월 11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317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3,377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468명으로 사망률 1.40%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1,542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112,876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76명으로 사망률 1.66%이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46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113명이고 해외유입이 33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27,799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487명으로 사망률 1.75%이다. 

 

일본에서 다시 코로나 19가 다시 크게 감염 확산이 되고 있다. 아직도 일본에서는 '제3파'라고 하기를 꺼리고 있다. 오사카에서도 '제3파'라고 했지만 일본 정부도 이제야 조금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news.yahoo.co.jp/pickup/6376186). 이름이야 어떻든 코로나 19가 대유행하고 있다는 걸 부정할 수가 없다. 이제야 긴장한다고 해도 별다른 대책이 없을 것이다. 오늘 확진자 1,542(317) 명은 지난 제2파에서 피크가 8월 7일 1,605(462) 명에 가까운 수치이다. 8월 8일 1,568(429) 명, 7월 31일 1,557(463) 명 8월 1일 1,536(472) 명이 제2파에서 신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날과 수치이다. 괄호 안은 동경도의 수치이다. 금요일과 토요일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면 오늘은 수요일이니 이번 주 목금토 요일을 향해서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은 동경도의 수치가 제2파보다 적고 홋카이도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제2파에서 많은 확진자가 나왔던 후쿠오카와 오키나와에서는 확진자가 많지 않다. 거기에 현상황이 피크가 아니라 한참 더 갈 것으로 보인다. 신규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면 사망자도 증가하게 된다. 오늘도 사망자가 12명이나 발생했다. 

 

오늘 일본에서 신규 확진자가 100명 이상 발생한 지역을 다음과 같다. 동경 317명, 오사카 256명, 홋카이도 197명, 가나가와 130명, 사이타마 116명, 아이치 104명의 순이다. 오사카는 오늘 신규 확진자가 과거 최대치라고 한다. 

 

 

목요일 강의가 있는 대학에서 메일이 왔다. 13일은 임시 휴강으로 학교를 폐쇄하고 전면 출입금지가 된다는 공지였다.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어서 그런가 했더니 메일 내용이 심상치 않았다. 어제저녁에 폭파와 방화 예고 메일을 받아서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한다. "13일 오전 7시 7분에서 오후 2시 7분 83초에 폭파한다. 11월 13일 오후 3시 34분에 방화한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내일은 4시 이후에 학내 시설을 점검하고 문을 잠근다. 13일에는 학생이나 직원을 비롯한 모든 사람이 출입금지이다. 참고로 같은 지역 초중학교에도 폭파와 방화 예고 메일이 갔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오후 3시 이후 대학 홈페이지에서 공지한다고 했는데 대학 서버가 고장이 났는지 오후 2시부터 홈페이지와 수업 관련한 시스템도 정지가 되었다. 나는 밤늦게 검색했는데도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설마, 이렇게 절묘한 타이밍에 하필이면 대학 서버에 이상이 생기다니 괜히 불안하다. 내 강의는 내일이니까, 자고 일어나면 서버가 회복되기를 바랄 뿐이다.

 

나도 지금까지 살면서 폭넓은 경험을 한 축에 속한다. 테러의 현장에서, 사실 테러 예고였지 테러가 일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남의 나라에 가서 TV 생중계하는 가운데 노랑 테이프를 걷고 나온 적도 몇 번 있다. 옆에서 총을 쏘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그럴 때는 현실감이 없어서 놀라는 것이 아니라, 멍해진다. 버스에 잊고 내린 내 짐가방에 든 이스터 초콜릿을 폭발물이라고 경찰이 출동하고 난리가 나서 그 난리를 중계로 들은 적도 있다. 그때도 들으면서 내가 이상한 건지 초콜릿을 폭발물이라고 난리를 치는 경찰, 특수부대까지 출동하고 헬기까지 떠서 작전이 되었다는 걸 믿기가 힘들었다. 일본에서도 출근길에 전철이 멈추고 철로에 폭발물이 설치되었다고 특수부대가 출동해서 제거하느라고 지각할 뻔한 적도 있다. 장난감 수류탄이었다는 게 나중에 밝혀졌지만 말이다. 나는 그런 테러는 외국에서나 일어나는 줄 알았더니 일본에서도 무기를 쓰는구나 했다. 그때도 현실감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 다양한 '테러 현장' 경험이 있는 나로서도 메일을 보면서 믿기지가 않았다. 

 

대학 서버에 연결이 되지 않아 검색하느라고 봤더니 요즘 일본 전국 각지와 많은 대학에 폭파예고가 대유행이라는 걸 알았다. 예를 들어 오늘도 조치대학과 요코하마 국립대학에 오후 3시 폭파 예고가 있었다고 한다. 조치대학은 오전에 수업을 하고 오후 1시 이후 요쓰야 캠퍼스와 메지로 성모 캠퍼스를 폐쇄했다고 한다. 그에 따라 오오조라 은행에서도 같은 시간부터 폐쇄하고 임시휴업을 한다는 것이 있었다. 내일은 안전을 점검하고 영업을 재개한다고 한다. 요코하마 국립대학도 오늘 1시 이후 휴강과 출입금지 도키와다이 캠퍼스를 폐쇄했다고 한다. 같은 시간에 폭파 예고를 받은 대학은 시즈오카 문화예술 대학도 있다. 아이치 슈쿠토쿠 대학도 12일 폭파 예고로 인해 출입 금지한다고 한다. 치바 경제대학에도 폭파 예고 메일이 왔다고 한다. 

 

고치 역에 10일 폭파 예고 메일이 왔다. 오늘 폭탄을 설치했으니까, 내일 폭파한다는 내용이다. 고치대과 고치 현립대에도 폭파 예고가 있었다고 한다. 캠퍼스에 가까운 역에 염소 가스통을 열어놓고 보도기관에는 사린가스를 뿌린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11월 4일에 고치대와 고치 현립대에 폭파 예고를 보냈다는 혐의로 오사카대 대학원생이 체포되었다. 22세 후쿠야마 히로키라는 그는 문부과학상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그는 고신교라는 종교의 이름을 붙인 그룹의 멤버라고 한다. 지금 일본에서 대학이나 지자체에 폭파 예고를 하는 것은 고신교라는 이름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고신교에 대해서 자세히 쓴 기사를 링크한다(biz-journal.jp/2020/11/post_190223.html). 고신교는 인터넷에 강한 변호사 가라사와 라는 사람이 게시판이나 블로그에 비방중상에 대한 대응하는 걸로 알려진 가라사와를 놀리는 넷 유저의 모임이라고 한다. 그들은 가라사와를 존경해서 스스로 '고신교도'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폭파 예고 메일은 인터넷으로 보내는 것이라서 일본 전국에 동시에 보낼 수가 있다. 사이타마현 히가시마쓰야마 시에는 지난달에도 폭파 예고가 있었는데 이번 달에도 폭파 예고를 하면서 비트코인을 요구했다고 한다. 후지미 시에도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폭파 예고가 있었다고 한다. 11월 4일 메일을 보내서 5일에 폭파 예고를 한 지자체는 교토 마이즈루 시, 나가오카교 시라고 한다. 9일에 메일을 보내서 10일 오후 4시에 시청을 폭파한다고 한 곳은 미야자키현 구시마 시라고 한다. 청사에 침입해서 산탄총을 난사한다고 했다. 홋카이도 루모이 시에도 예고장이 와서 폭파한다고 했다. 그 외 다른 지자체는 기미쯔 시, 야마가타 시, 오오마치 시, 사카토 시, 가시와 시, 야스기 시, 기사라즈 시, 후카야 시 등이다. 가시와시에는 10일 오후 4시 경트럭에 적재한 화약에 불을 붙인다고 했다. 시청을 폭파하고 살해 예고를 했다고 한다. 시가현 쿠사쓰시, 야스시, 마이 바라시에도 폭파 예고가 있었다.

 

폭파 예고에는 좀 비현실적인 만화와 같은 표현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마쓰자키나 가와쓰초에 보낸 것은 10일 오후 4시에 다이너마이트를 던져서 폭파하고 산탄총을 난사한다고 했다. 게임에 등장하는 무기 이름을 쓴 것도 있다고 한다. 내가 강의를 하는 대학 폭파 예고 시간도 '83초'라니 이상하다. 젊은이나나 어린 아이들이 장난 삼아 이런 짓을 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19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이런 일까지 겹치면 사회가 더 불안하고 혼란에 빠진다. 

 

폭파 예고의 트윗을 보다가 일본 넷우익이 날린 트윗을 봤다. 폭파 예고는 "일본 공격 준비에 들어간 중국의 지시로 일본 국내 경찰 기능을 교란시키기 위해 재일 중국 조선인 그룹이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웃을 일이 아니라, 이제 장난이 아닌 테러가 일어난다고 봐야 한다. 당연히 그 테러 뒤에 중국의 대규모 군사행동이 있다는 식이다"라고 한다. 정말로 망상인데 일본에서는 이런 망상이 먹히기도 한다. 말도 안 되는 일이 조선인과 중국인이라면, 중국이라면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항상 조선인과 중국인을 차별해와서 켕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본에서 '테러'는 옴진리교가 동경에서 지하철에 사린가스를 뿌린 것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일본인이었다.

 

이렇게 대량으로 '폭파 예고' 메일을 보내는 걸 보면 일본이 아주 흉흉해진 모양이다. 하필이면 코로나 19가 급격히 확산되는 시기에 이런 일도 일어나서 대유행을 하는 모양이다. 그런 걸 대응해야 하는 사람들이나 휘둘리는 우리도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