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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스가정권

일본, 스가 정권 기류 변화에 코로나 최다 경신

NHK에 따르면 11월 14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352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4,496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470명으로 사망률 1.36%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1,739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117,97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901명으로 사망률 1.61%이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205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166명이고 해외유입이 39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28,338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492명으로 사망률 1.74%이다.

 

한국에서도 지역감염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추세에 집회를 하는 집단을 보면 지금 가장 시급한 상황에 눈을 감고 자신들의 주장만 옳다고 하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감염방지에 신경을 쓰고 집회를 한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지지를 받기가 힘들지 않을까? 

 

일본은 최다를 경신했던 어제 1,705명을 넘어서 오늘 1,739명으로 다시 최다를 경신했다. 내일은 일요일, 모레는 월요일이라서 주말에 PCR 검사가 줄기에 내일과 모레는 신규 확진자가 좀 줄 것으로 보인다. 화요일부터 다시 신규 확진자가 올라가는 패턴을 보일 것 같다. 오늘 신규 확진자가 100명 이상 발생한 지역을 다음과 같다. 동경도 352명, 오사카 285명, 홋카이도 230명, 아이치 152명, 가나가와 147명, 사이타마 104명의 순이다. 오사카는 오늘 다시 최다를 경신했다고 한다.  

 

 

10월부터 한일 관계에서 본 스가 정권의 기류 변화가 명확해지고 있다. 스가 총리의 움직임을 보면 경제에 중심을 둔 '실용주의' 노선으로 보인다. 실은 일본의 총리는 대부분 '실용주의'로 이념이나 정치철학의 부재가 특징이었을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스가 총리는 이전의 '실용주의' 노선을 중시하는 인물로 보인다. 일본 전후 총리에 우익은 있어도 극우라고 할 수는 없었다. 이상하게 일본 경제가 침체하고 힘들어지면서 정치상황도 침체가 되어 일종의 '정치의 갈라파고스화'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에 들어와 고이즈미부터 시작해서 아베라는 극우인사가 총리가 되었다. 고이즈미 시대부터 아베 정권까지 연결고리로 극우인 동경도 지사 이사하라 신타로가 있다. 그전에 나카소네를 극우라고 할 수 있지만, 그는 전쟁을 경험했기에 극단적으로 가진 않았다. 스가 정권은 아베 정권을 계승한다면서 내각도 아베 정권과 큰 변화가 없어서 스가 정권의 색채를 내기가 힘들 것으로 봤다. 스가 정권이 성립한 당시나 지금도 아베 전 총리(이하 아베)가 스가 총리보다 자주 매스컴에 등장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강의에서 학생들의 반응을 봐도 "지금 일본 총리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아베 총리는 사퇴했는데 여전히 스가 총리보다 자주 매스컴에 등장한다"라고 느끼고 있다. 일본 언론에서도 스가 총리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지만 그걸로 흔들릴 것 같지는 않다. 예를 들어 일본 학술회의에 관한 것이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어로 트윗을 날렸는데 영어 문장이 능숙하지 않아서 번역기를 돌린 것 같다는 것 등이다. 

 

일본 학술회의에 대해서 스가 총리가 이념적인 관점에서 임명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스가 총리가 '실용주의'를 지향하고 있다면 이념적 성향이 강한 우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자민당이 극우로 기울었지만 스가 총리가 극우적이지는 않은 걸로 보인다. 스가 총리가 일본 학술회의에 대해 특별한 생각이 없이 임명 거부를 한 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것은 이념적으로 볼 때 아주 위험한 것으로 해석되기에 '독재자'라는 말까지 나오고 말았다. 일본 학술회의 임명에 관한 것은 이념적으로 아베 정권의 연장선으로, 시기적으로 아베 정권에서 정해진 사안으로 보기에 스가 총리는 그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는 게 아닐까? 그런 걸 이념적으로 보면 충분히 위험하다고 볼 수가 있다. 영어에 대해서는 학술회의와 연관해서 스가 총리의 출신과 학벌을 연관 지어 지성이나 교양 수준이 낮다고 공격하는 걸로 보여서 오히려 그런 공격을 하는 쪽이 더 수준이 낮아 보이고 만다. 스가 총리가 영어를 잘해서 총리가 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아소 다로처럼 영국 명문대학에 유학을 했던 총리라고 꼭 지성과 교양이 있다고 할 수 있을지? 미국의 명문대학 출신인 모테기 외무상이나 고노 행정개혁상을 보고 지성과 교양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있을까? 

 

스가 총리는 아베처럼 화려하게 언변을 구사하며 언론 플레이를 먼저 하는 것이 아니라 물밑에서 조용히 보이지 않게 장악해서 자신의 색채를 드러내는 타입인 것 같다. 기자회견 같은 걸 거의 하지 않아서 일본에 총리가 부재인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스가 총리는 아베처럼 보여주기 식 스탠드 플레이를 능숙하게 못하는 것이 아닐까? 스가 정권 내부의 권력 투쟁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스가 총리는 야금야금 보이지 않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걸로 보인다. 아베가 나서는 걸 보면 아베를 지지하는 세력이 스가 총리가 아베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에 대한 조바심이 드러난다. 아베 입장에서 보면 스가 총리가 자신보다 성과를 내서 장기 집권하길 바라지 않는다. 지지하는 세력이 재등판을 요구하는데 스가 총리가 성과를 내면 곤란하다. 그렇다고 스가 정권이 너무 못했다가 자민당이 선거에 지는 결과를 가져와서 정권교체가 될 수도 있기에 못해도 곤란하다. 그런 딜레마와 재등판의 달콤한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아베는 지병악화로 인한 사퇴였는데 사퇴하고 난 다음 아주 건강해 보인다. 사퇴해서 두 달이 넘어 조금 있으면 세 달이 되는데 야스쿠니를 두 번이나 참배했다. 그동안 야스쿠니를 참배하고 싶은 걸 어떻게 참았을까 싶다. 

 

스가 정권 내에서도 각료들이 딜레마가 있었을 것이다. 아직 완전히 스가 정권이 안정된 것이 아니라, 덜컹거리는 것으로 보인다. 현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더 이상 출세를 하기가 어렵다. 그런 한편 아베와 의리를 생각하면 스가 정권에 충성을 다해도 될지에 대한 딜레마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권력은 힘이 있는 곳으로 쏠리게 되어 있기에 스가 총리로 기울게 되지 않을까? 스가 총리가 권력투쟁에서 실력을 보인 것은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에 대해서다. 원래 외무상에 방위상까지 지낸 고노에게 행정개혁상은 실질적으로 지위가 격하된 인사이다. 그런데 스가 정권의 핵심과제를 수행하는 부서가 행정개혁상이 하는 일이 된다. 극우와 넷우익의 시나리오로 보면 행정개혁에서 고노가 보란 듯이 성과를 올려서 다음 총리가 되는 것이다. 고노는 좌충우돌하는 즉흥적인 타입이라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부분이 있다. 그런 성향이 SNS로 발신한 결과 인기가 되었다. SNS를 통해서 지지세력을 얻으며 소통하는 정치가로 호의적으로 봐서 환호하고 지지를 보냈다. 그런데 도장을 없애는 것에 올인해서 부작용이 생기고 말았다. 그래서 고노의 인기가 이전과 다르게 흐름이 바뀌고 말았다. 스가 총리가 차기 총리 후보인 고노를 견제한 것이라면 절묘한 실력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손을 쓰지 않고 고노의 실패로 인한 스스로 힘을 잃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고노에게 남겨진 찬스가 없는 것은 아니다. 

 

10월 17-19일에 걸쳐 일본에서 가와무라 한일 의원 연맹 간사장이 한국을 방문해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한국 측 한일 의원 연맹 국회의원들과 만났다. 그 후 10월 28-30일 다키자키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 국장이 강제징용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 자산 매각에 대한 협의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작년 수출규제 이후 한국 측에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협의하려고 해도 응하지 않거나 소극적인 대응을 하던 일본이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8-11일에 걸쳐 박지원 국정원장이 일본을 방문했다. 박 원장의 일본 방문과 강경화 외무장관의 미국 방문 날자가 같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민주당 바이든 후보 당선이 확실시된 이후의 시점으로 연동된 움직임으로 타이밍이 아주 좋아 보인다. 12일에는 한일 외무 차관의 전화 통화를 했다고 한다. 12-14일부터 한일 의원 연맹 회장 김진표 의원 등이 일본을 방문했다. 

 

박지원 원장이 스가 총리를 만났고 스가 총리에게 제안한 것에 대해 한국에서 먼저 보도되고 말았다. 일본에서는 내용에 대한 것은 전혀 보도가 없었고 박 원장이 방문한 것만 살짝 보도한 정도였다. 어제 13일 자민당 니카이 간사장의 기자회견을 통해서 보면 박 원장이 스가 총리에게 내년 동경올림픽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초대해서 남북미일 정상회담을 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또 하나는 김대중 오부치 공동성명에 이은 문재인 스가 공동성명을 제안했다는 내용이다. 일본에서는 박 원장이 먼저 기자회견을 해서 알리고 한국에서 먼저 보도한 것에 대해 당황한 기색이다. 다르게 말하면 박 원장이 선수를 친 것으로 아주 잘했다. 일본에서 뭉개거나 부정을 하기가 어렵게 된다. 

 

그래서 한일 의원연맹 김진표 의원이 스가 총리를 한국에 초대한 것에 대해서는 일본이, 스가 총리가 먼저 발표했다. 한국에서 문제 해결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나는 김 의원에 대해 잘 모른다. 하지만, 불안한 감이 있었다. 지금 이지점에 와서 결정적으로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현안을 뭉개지 않을까 해서이다. 일본 측에서는 자신들이 좋을 대로만 해석하고 싶다. 여기까지 끌고 와서 한국에서 뭉개는 것은 절대로 안되는데 그것도 민주당 의원이 한다면 혼란이 야기되고 문제는 더 복잡해져서 극단적으로 치닫게 될지도 모른다. 강제징용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 자산 매각을 '봉합한다'라고 했다고 한다(news.joins.com/article/23920432). 지금 이 시점에 그런 발언을 하다니 제정신이 아닌 걸로 보인다. 우선 강제징용 피해자를 비롯해서 문재인 정권이나 한국 시민들이 그런 꼴을 보려고 여기까지 견뎌온 것이 아니다. 강제 징용 피해자에게 가해와 같은 발언을 하다니, 아니면 일본이 원하는 대로 강제 징용 피해자가 돌아가시길 기다리라는 것인가? 한 일 의원연맹이 아니라, 일본 국회의원의 발언 같다. 이런 사람들이 한 일 관계를 더 복잡하고 꼬이게 만들고 있구나. 일본에서도 장기적으로 끌면 끌수록 일본이 손해를 보고 힘들어지니까, 이번에 결론을 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 

 

스가 총리와 가장 가까운 사이로 자민당의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니카이 간사장의 어제 기자회견을 들으면 한국과 관계 개선을 해야 한다는 걸 명확히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동경올림픽을 교착상태에 빠진 외교 활로를 찾는 무대로 활용되는 것은 좋다는 것이다. 그 이전에 강제연행 피해자에 대한 판결로 인한 일본 기업 자산 매각과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는다. 일본이 한국과 관계를 적극적으로 나서서 제대로 하지 못하면 세계가 일본을 보는 가운데 리더로서 체면이 서지 않는다는 식의 발언을 한다.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은 일본 국내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일본이 한국에 양보하고 굽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크게 봐서 일본이 잘해야 된다는 식이다.

 

박 원장의 제안이 절묘한 것으로 본다. 지금 일본이 동경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형편이다. 스가 총리가 내년 동경올림픽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대해서 온다면 정상회담을 한다는 발언을 했다. 스가 총리에게 동경올림픽 개최나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은 그 자체로 대단한 정치적인 성과가 된다. 스가 총리의 입지를 견고하게 하는 걸 돕고 한국과 북한도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일본에서 코로나 19 감염 확산으로 국내에서도 동경올림픽을 취소하라는 여론이 강해졌다. 내일 바흐 IOC 위원장이 일본을 방문한다고 한다. 하필이면 이런 타이밍에 와서 동경올림픽 개최를 강행한다는 발표를 했다가 반발을 일으킨다. 그렇다고 동경올림픽 취소를 발표했다가 일본 정부나 IOC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 일본에서는 정치적으로 올림픽 개최를 강행해야 할 입장이다. 거기에 김정은 위원장 초대에 남북미일 정상회담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면 동경올림픽 개최 강행에 명분이 더해지게 된다. 만약에 동경올림픽이 개최되지 않더라도 한국과 북한이 얻을 것을 얻고 일본도 현재 국면을 타개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전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스가 총리나 니카이 간사장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동경올림픽 개최나 김정은 위원장 초대 등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시민들이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멈추는 것이다. 일본 경제에 가장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한국 시민들의 불매운동이다. 일본에 대한 다른 위협은 사실은 일본인 스스로 만들어낸  '혐한'이지만 여기서는 잠시 두기로 한다. 일본에서 원하는 것은 불매운동을 멈춰서 일본 상품을 사고 일본으로 관광 와서 소비로 한국 시민이 일본 경제에 공헌해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한국 시민은 정말로 현명하게 일본의 수출규제에 잘 대처하고 있다. 수출규제 이후 일본이 한국에 대해 어떤 존재였는지 잘 알게 되었다. 한국 정부가 일본 스가 정권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부와 정부가 하는 일과 시민들의 주체적으로 하는 일본 상품 불매운동은 별개의 사안이다. 유니클로가 어쩌고, 상관이 없다. 한국 시민의 일본 상품 불매운동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와 배상하는지 보고 수출규제를 철회하는지, 일본 사회가 이웃나라에 대한 혐오 공격인 '혐한'을 멈추는지 끝까지 지켜보고 생각해도 늦지 않다. 한국 시민 스스로 시작했으니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 뭐, 이제는 불매운동이 생활화되어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다. 일본이 아니어도 세계는 넓고 갈 곳도 많다. 현재 한일 관계에서 한국이, 한국 시민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 

 

스가 총리나 니카이 간사장이 아닌 일본 사람들 입장에서 한국에 원하는 것은 코로나 19 방역에 대한 협력이라고 본다. 그것도 아주 시급하다. 일본 정부를 보고 있으니 '제2파'에서 학습한 것이 없는 모양이다. 현재 확산하고 있는 걸 보면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아베가 사퇴한 것은 코로나 방역 실패가 결정적이었다. 스가 정권의 명운도 실은 코로나 방역에 달려 있다고 본다. 코로나가 이대로 가면 아니, 현재 상황에도 일본 경제가 무너져서 다시 일어설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감염이 확산되어 장기화되면 그 사태는 수습이 불가능해서 걷잡을 수가 없이 된다. 스가 정권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워 한국에 코로나 방역 협력을 요청하고 한국과 걸린 현안을 일본 기업이 배상하고 위안부 문제에 사죄와 배상하는 걸로 나갔어야 했다. 코로나 방역을 내세우면 일본 국내 반발이 아닌 이해를 얻고 난관을 돌파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래야 내년 동경올림픽 개최에도 희망을 걸 수 있는 돌파구가 되었을 것이다. 한편, 한국에서 일본과 딜을 할 때 코로나 19 방역을 가지고 했다면 한국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을 걸로 본다. 현재 한국이 가진 가장 강한 무기는 한국 시민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K방역도 한국 정부와 시민이 힘을 합쳐서 이룬 성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