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동경올림픽으로 가는 진흙탕 길

NHK에 따르면 3월 2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232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12,02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400명으로 사망률 1.25%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888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435,016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8,026명으로 사망률 1.84%이다. 일본의 백신 접종은 3월 1일 현재 31,785건이다. 3월 2일 백신 접종 통계는 NHK에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344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319명이고 해외유입이 25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90,372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1,606명으로 사망률 1.78%이다. 백신 접종은 3월 2일 0시 기준 23,086건이다. 

 

오늘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주보다 43명이 줄었다. 사망자는 6명이 적게 나왔다. 고이케 지사 인터뷰를 봤더니 전주 대비 70% 이하로 만들어 왔는데 요즘은 전주 대비 80-90%로 올라왔다고 한다. 나는 그런 말을 듣고 이상했다. 동경도지사가 만든다고 신규 확진자가 전주 대비 70% 이하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닐 텐데. 그러니까, 전주 대비 70% 이하로 만드는 인위적인 '조작'이 들어갔다는 말인가? 일본에서 보면 '조작'이 많아서 그저 그런가 할 뿐이다. 동경도는 비상사태 기한이 다가오는 7일을 향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기분이다. 동경도 지사를 비롯해서 수도권 지사들은 비상사태 선언 해제에 신중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에서는 예정대로 3월 7일에 비상사태 해제한다고 한다. 그랬더니 밤늦게 수도권 비상사태 선언 연장을 요청했다는 뉴스가 올라왔다. 연장기간은 2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news.yahoo.co.jp/pickup/6386603). 수도권에서는 사망자가 많이 나오기 있기 때문에 비상사태 선언을 해제해서 신규 확진자가 늘면 감당할 수가 없게 된다. 거기에 동경올림픽 개최라는 또 다른 목표가 있기에 비상사태 선언을 연장해서라도 신규 확진자를 최대한 줄이고 싶을 것이다.

 

동경올림픽 개최와 관객 입장에 대해 마루카와 올림픽상이 외국인 입국과 국내 관객 입장 제한은 따로 구분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news.yahoo.co.jp/articles/9b9bfe9213f2ea9ed019a4ec85e60c6e1f38b8fa). 외국인 입국에 대해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일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동경도, IOC, IPC, 일본 정부가 5자 회담을 갖는데 여기서 외국인 관객 입국을 판단하는 일정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한다. 역시, 극우 마루카와 다운 발언이라고 본다. 그런 한편, 올림픽에서 외국인 선수가 출전하는 국제대회인데 일본인 관객을 입장할 수 있고 외국인은 입장할 수 없다는 건가? 현재 일본은 외국인 입국 거부를 하고 있는데 올림픽을 하면 외국인 선수와 대표단만 받아들이는지? 외국인은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 올림픽을 위해서, 아니 일본을 위해서 와야 하는지? 그전에 올림픽 출전을 위한 예선대회 등이 제대로 진행됐는지도 궁금하다. 일본에서 동경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는 걸 보면 앞뒤가 맞지 않고 뒤죽박죽이라, 이해하기가 힘들다. 현재 상황과 백신 접종을 보면 솔직히 일본 전국체전도 힘들지 않을까? 일본 정부에서는 올림픽을 개최하고 싶고 외국인 입국은 반대하고 싶다. 아니다, 일본이 안전하다는 걸 알리기 위해 외국인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 관광객도 받아야 한다. 이렇게 정반대의 축을 왔다 갔다 하고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 외국인은 때리고 싶을 때 때리고 자신들이 필요하면 와서 돈을 써달라고 할 수 있는 만만한 존재이다.

 

지금까지 동경올림픽 개최 강행에 대한 싸늘한 여론을 의식해서 무관객으로 진행한다고 여론 플레이를 했다. 이제는 태도가 정반대로 바뀌어서 조직위원회 회장이 "무관객 올림픽은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한다(news.yahoo.co.jp/articles/fe906ba36e66b7e8ee71c229f18f775307f79041). 재연기는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하지만 일본 국민 80%가 올림픽 중지를 원하고 있다. '국민'도 자신들이 필요할 때 선택적으로 쓰고 있다. 일본에서는 종요한 사안에 대해서도 엎치락 뒤치락도 쉽게 한다. 

 

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를 사퇴하는 이유를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대학원생이 모리 씨의 여성 멸시 발언에 반발해서 사퇴하면서 "모리 씨 발언에 항의"라고 공표했다. 현에서는 사퇴이유를 '조직위원회에 불만'이나 '제반 사정'이라고 쓰도록 제안했다고 한다(news.yahoo.co.jp/pickup/6386524). 대학원생은 "사퇴 이유를 은폐하려는 의도를 느낀다"라고 한 것에 대해 현에서는 "직접적인 표현으로 본인에게 영향이 미칠 것을 고려했다. 압력이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대학원생은 현의 대응에 "조직의 리더 눈치보기를 하는 풍조가 지방까지 침투한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대학원생이 하는 말이 맞다. 항상 이런 식으로 짜 맞추기를 하기에 '항의'하거나 '반발'하는 실상이 보이지 않는다.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 성화봉송 주자가 줄줄이 사퇴를 표명하는 가운데 바흐 IOC 위원장이 성화봉송에 참가하고 싶다고 한다(news.yahoo.co.jp/articles/91e2dbae945bd70662179598b95ad1092245af4b). 그 기사에 따르면 바흐 위원장은 노벨평화상을 받고 싶어서 일본에서 원폭 투하를 받아 평화의 도시로 내걸고 있는 히로시마를 달리고 싶다고 한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바흐 위원장이 히로시마를 달리는 것은 올림픽 개최 반대파에게 어떤 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안전상 문제가 있다고 한다. 이런 말도 참 앞뒤가 맞지 않는다. 바흐 위원장이 성화봉송에 참가하면 반대파에게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른다면 다른 성화봉송 주자는 어떻게 되나? 일본인은 공격하지 않고 외국인만 공격한다는 건가? 아니면 바흐 위원장에게만 테러를 한다는 의미인가? 여기서도 선택적인 '차별'인가?

 

동경도에서는 사퇴한 올림픽 자원봉사자에 대해 참가 의향을 묻는 조사를 한다고 한다(news.yahoo.co.jp/pickup/6386592). 정치가의 발언으로 사퇴한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걸 자신의 정치적 성과로 이용하려는 속내가 보인다. 자원봉사자가 아닌 코로나 대책을 더 열심히 하는 게 다른 자원봉사자가 참가하고 싶게 될 것으로 본다. 

 

동경올림픽 개최에 대한 반발은 성화봉송 주자나 자원봉사자의 사퇴, 시마네현 지사의 성화봉송을 못하겠다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지방에서 올림픽 선수 합숙 훈련을 받아들이기로 했는데 지자체에서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올림픽 선수 합숙을 거부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news.yahoo.co.jp/articles/d1e285cb8c1dbe42188d396b74102c4fb5dce195). 시마네현 오쿠이즈모초에서는 인도 하키 국가대표팀 합숙을 예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감염 확대 국면에서 일본 정부의 감염대책에 맞는 선수 합숙을 받는 태세를 갖추기가 아주 힘들다.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해와서 유감이지만 단념하기로 했다"라고 지자체장이 발표했다. 인도에서는 확진자가 누계 1,100만 명을 넘는 한편, 오쿠이즈모초에서는 현재까지 확진자가 1명도 없다. 올해 1월 하순에 미야기현 구리하라시가 코로나 감염 대책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남아프리카 남자 하키팀 사전 합숙 유치를 단념했다. 

 

그런 한편 외국 선수단이 일본 지방에서 합숙을 캔슬하는 경우도 있다(news.yahoo.co.jp/articles/90bc6917a33db7e10b58af9c12bc01a309c6ed3f). 에히메현 사이조 시는 오스트리아 스포츠 클라이밍 대표 사전 합숙을 유치해서 받을 준비를 진행했다. 하지만 2월 22일 오스트리아 스포츠 클라이밍 협회에서 선수의 안전을 고려해서 사이조 시에서 사전 합숙을 단념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사이조 시에서는 "앞으로 백신 접종 등으로 코로나 상황이 변하면 다시 유치하고 싶다"라고 한다. 

 

올림픽이 열리면 많은 안전요원, 경비원이 필요하다. 올림픽에 수요가 많을 걸로 보이는 경비원이 되려면 높은 전문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요구하는 국가자격 '경비원 지도 교육 책임자'를 필요로 한다. 그 자격을 미경험자가 부정으로 취득하는 실태가 밝혀졌다고 한다(news.yahoo.co.jp/pickup/6386588). 그 배경에는 자격 취득 심사가 헐렁하고 경비업계의 만성적인 인력부족이 있다고 한다. 이런 부정이 횡행하면 경비 현장에 혼란이 생길 우려가 있는 만큼 "운용 방법을 재고해야 한다"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한다. 경비원이 되는데 까다로운 자격증이 필요하다면 경비원이 될 사람들이 적을 것이다. 일본에서 저임금으로 아무나 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게 경비원이다. 

 

동경올림픽을 개최와 백신 접종은 세트라고 보면 된다. 일본 국내용으로도 올림픽 개최를 위해서는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백신 접종을 보면 올림픽과 연관 지어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이다. 동경올림픽을 향한 길이 준비되지 않아서 엉망진창으로 험난한 것 이상으로 백신 접종에는 자신들이 컨트롤할 수 없는 백신 공급에 특수 주사기, 행정의 효율성에 의료진 부족 등으로 전혀 예상을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일본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 3일 후에 60대 여성이 사망했다(news.yahoo.co.jp/articles/caef863fdceeb41ce49f1386a5c3276642eefaee).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거미막 밑 출혈이 사인이라고 한다. 백신 접종과 사망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병원에서 '평가 불가'라고 한다. 인과관계를 밝히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일본에서는 웬만한 일은 다 파묻으니까, 이번에도 묻히고 말 것이다. 

 

일본에서는 어쨌든 동경올림픽 개최로 끌고 가고 있다. 일본 상황을 보면 도저히 올림픽 개최에 목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스가 정권이 지지율을 회복하고 자민당이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인지, 동경도 지사의 정치적 야욕을 달성하기 위한 것인지, 서포트하는 기업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모를 지경이다. 적어도 일본에서 대다수 사람들은 올림픽보다 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더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이 '꿈과 희망'이 아닌 '악몽'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