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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 이야기

청소하기 좋은 날

청소하기 좋은 날

뜨개질이야기 2012/12/08 21:25 huiya



오늘 동경날씨는 쾌청하게 맑은 날씨였다.

나는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 창문을열고 환기를 시켰다. 먼저 이불과 베게를 햇볓에 널고 이불호청 빨래를 세탁기에 넣었다. 요즘 주말에 비가 오는 날이 많아서 환기를 못했다. 그래서 집안이 눅눅했다. 오랫만에 창문을 활짝 열고 청소를 시작했다. 청소를 하기 전에 마음이 급해서 선채로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먹었다. 아침에 햇볓이 밝고 따뜻할 때 청소를 마쳐야지. 이 시간대가 청소하기에 참 좋다. 오랫만에 대청소를 했다. 베란다를 쓸고 현관 앞 통로도 쓸었다. 창문을 보니 어느새 먼지가 끼어있다. 오늘은 무시를 했다. 창문은 다음에 날씨가 좋을 때 해야지. 빨래를 널고 이불을 뒤집어 가면서 바람을 쏘인다. 그리고 다시 짙은 색 옷을 따로 세탁한다. 베란다에 이불과 이불호청을 널어서 빨래를 널 장소가 부족하다.


겨울에는 정전기가 일어서 그런지 먼지가 더 많이 끼는 것 같다. 그래서 걸레질을 두 번씩 했다. 좁은 집이라도 청소를 구석구석 청소를 하고 세탁기를 두 번 돌리다 보니 오전이 지난다.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는 사이에 밖에 널었던 매트를 제자리에 집어넣었다.


점심은 야키소바에 팽이버섯과 녹두나물에 마늘을 넣어서 볶은 것으로 든든하게 먹었다. 이불을 말리고 이불호청을 갈았다. 그리고 빨래를 뒤집어 가면서 말리고 마른 빨래는 걷어들인다. 모든 걸 일찌감치 마치는 게 좋다. 이른 오후까지 모든 걸 마쳤다. 그리고 나면 밀렸던 숙제를 마친 것 같은  마음이 가쁜하고 상쾌해 진다. , 다행이다. 이불과 집안에 바람을 쏘였다. 집안이 쾌적한 것, 아주 중요하다.


지난 주에 장갑을 짰다. 장갑을 짜는 건 처음이다. 그냥 대충 짰다. 짜고 보니 모양이 재미있다. 진달래색 사보텐. 사진을 찍어뒀다. 학교에 가져가서 학생들에게 보여준다. 수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데, 재미있지?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한다. 어쩌라고? 이런 표정이였다. 나는 그냥 웃으라고 한 건데...  어제는 수업마다, 학생들이 재미있어 해 준다. 수업이 끝나니, 몇 명은 나와서 장갑을 껴보기도 한다. 장갑은 그냥 끼면 손가락이 나온다. 추우면 손가락이 안나오게 낄 수도 있고, 긴손목은 걷어 올려도 된다.



목요일 밤에 별 생각이 없이 다시 실을 주문했다. 별 생각이 없이 주문한 것 치고는 많이 주문을 했다. 사실은 실을 주문하면 안된다. 실을 놓을 장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냥 상자째로 둬야한다. 이러면 안좋다. 실을 자꾸 봐야 뭔가를 상상하는 데, 상자에 두면 보이지가 않는다. 이실들은 요즘 유행하는 색으로 나에게 어울리는 색이 아니다. 일본은 이렇게 중간색이면서 분위기가 있는 뉘앙스를 내는 색을 잘 만든다. 이탈리안실은 멋있게 잘만든다. 일본실은 좀 분위기가 있고, 실용적이다. 이탈리안과 일본실은 전혀 다르다. 이번에 그레이에 금색이 들어간 실을 중심으로 600그램, 다른 실은 400그램, 200그램 샀다. 나는 단색으로 색이 뚜렸한 것을 좋아하는 데 이런 색들은 잘없다. 물론 잘 안팔리기 때문이다. 단색은 다른색과 섞든지, 다른색을 같이 쓰는 게 편하다. 처음부터 다른색과 같이 마춰진 실은 다른색을 섞거나 다른색으로 포인트를 주는 게 어려워진다. 그러나, 일반사람들이 쓰기에는 색을 고르기만 하면 특정한 느낌이 나니 쓰기쉽다.



어제 학교에서 돌아올 때
, 항상 들리는 가게에 갔다. 내가 잘 사는 천이 몇 개 나왔다. 고급 이탈리안실크다. 그런데, 평소보다 가격이 좀 비싸다. 물론 천이 좋다. 그러나 나는 사지 않고 그냥 왔다. 집에는 그동안 사둔 고급천들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어제 산 건 쓰다남은 짜투리 이탈리안 울니트조각이다. 100. 그 걸로 스카프를 만들었다. 스카프는 한 장 더 나온다. 그런데 올이 풀리지 않게 한올 한올 다 뜨는 데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왠지
, 바느질이나, 뜨게질을 하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그러나, 바느질을 잘 못한다. 아마 신경을 집중해서 자잘한 일을 하다보면 다른 일을 잊는다. 하고나면, 뭔가 했다는 달성감이 있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지는 모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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