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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 이야기

만신창이, 滿身瘡痍

만신창이, 滿身瘡痍

뜨개질이야기 2013/01/06 09:48 huiya



오늘 동경날씨는 흐렸다가, 해가 비추다가 하는 어정쩡한 날씨다.


나는 명절연휴에서 일상적인 토요일로 돌아왔다. 며칠 쇼핑을 안했더니 식량이 점점 줄어들어 간다. 아무래도 연말연시에는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 주된 일이 먹는 것이다. 특히 지난 연말에는 폐인모드로 먹고 또 먹자주의로 지냈으니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변변한 먹거리도 없었다. 국제도시 동경 끝자락에 사는 사람답게? 지극히 가난하고 빈곤한 먹거리들이였다. 나름, 지역에서 생산하는 신선한 것을 사고, 시골에서 직접 농사지은 것을 보내줘서 먹고, 산지에 사는 사람이 보내준 것도 있다. , 모든 먹거리가 슈퍼마켓을 경유한 글로벌유통구조에 의하여 내집으로 반입된 것 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먹거리에서 생명력을 못 느끼고, 헛헛한가. 단지 먹거리가 신선하지 않다든지, 어디서 굴러온 것이지 족보를 모른다는 정체불명에서 오는 불신감이 아니다. 정신적인 굶주림이리라. 알게 모르게 상처받은 심신이 작고 섬세한 생명력을 못 느낄만큼 여유가 고갈되어 가는 것이리라. 자신이 메말라가는 것은 단지 날씨가 건조해서는 아닐 것이다. 거대한 도시에 살지만, 그래도 주위에 자연이 많이 남아있는 곳에 살면서 나름 항상 생명력을 느끼면서 거대한 콩크리트정글에 사소히 저항하지만, 역부족이다.



상처받은 것을 인정하자. 상처를 받아서 만신창이가 되어, 꿈을 꾸었던 자신이 바보같았다고 처참한 심정이 된 것을 받아들이자. 그 상처가 쉽게 아물것도 아니고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도 인정하자. 그리고, 무신경한 어느 지도자는 많은 사람들이 가진 역사적 트라우마를 상기시키는 활동을 할 것이라는 것도 예상을 해야겠지. 활동이전에 그 얼굴 만으로도 충분히 연상이 된다. 숨막히던 그 시절, 다시 젊은 사람들 숨통을 조이리라. 엄마가 '사랑'이라는 미명하에 자식의 손발을 자르고 목을 조이는 것 처럼, 많은 것들이 '사랑과 행복'으로 왜곡될 거야. 왜곡을 '미화'로 바꾼 어느나라 처럼, '미화'가 넘쳐흘러 사람들은 헷갈리겠지.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마치 '외계인' 처럼 소통이 안될 거야. 

만신창이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 상처받은 자신을 어루만지고 쓰다듬을 여유조차 용서가 안된다. 그 상처를 후벼파고 다시 새로운 상처를 입히겠지. 그속에서 사람들이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지, 광기어린 거대한 인간실험이 되겠지… ‘피해망상인 사람이 멋대로 피해자가 되어 진짜로 피해자인 사람을 공격하는 것 처럼, 거기에 절대적인 권력을 쥐어줬다. 광기와 광신도가 어리석은 사람들을 앞세워 광란의 큰 판을 벌이겠구나. 오직, ‘경제라는 귀신을 섬기는 척 하면서 권력이라는 무기로 더 많은 약하고 어리석은 사람들을 죽이겠지. '합법적'으로 많은 살인이 가능하다. 아니다, 섬세하고 현명한 사람들도 미쳐가겠지. 지금도 매일 사람들이 죽어가는 지옥같은 현실을 무시하고 있잖아. 



이건 원래이름을 상처받은 투사로 생각했던 겁니다. 이번에 만신창이로 바꿨지요. 그러나, ‘투사가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닙니다. 상처도 아물지 않겠지요. 지금 추운 겨울에 가슴이 후벼파이고 옆구리도 잘려나갔고, 날개도 잘렸습니다. 성한 곳이 적지요. 그냥 형태가 남아있을 뿐이지요. 그래도 때가 되면, 재생할 겁니다. 때가 되면, 만신창이가 싱싱한 생명력을 머금게 될 겁니다. 지금은 비록 추운 겨울 하늘 아래서 파랗게 시려 나풀거리지만, 아직 살아있습니다. 이 추운 겨울날 많은 사람들이 길가에 내팽겨져 아프도록 시린 심정을 잊으면 안됩니다. 앞이 캄캄하게 길이 안보이는 절망감을, 눈물을 흘렸다는 것을 잊지마세요. 그래, 투표한 사람 반이 '절망'이 다른 반에게 '희망'이 되던가요? 아닐겁니다. 옆사람이 절망하는 데, 어떻게 나만 희망을 가지고 행복할 수 있나요? 절망이 더 깊어지고 불행이 더 커질 뿐이지요. 아무렴요, 만신창이가 살아있어야죠. 우리가 흘리는 피눈물을 먹여서라도 살려야죠. 생명이 있는 한 살아 남아있는 생명력을 온존해 때를 기다려야지요, 만신창이가 매력적인 생명력을 뿜어낼 부활하는 그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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