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2 수국 구경 1
오늘 토요일 동경은 맑고 햇살이 강한 날씨였다. 최고기온이 30도나 올라갔다. 아침에 친구와 같이 야채를 사러 가기로 약속했다. 그전에 아침을 먹고 손빨래를 해서 널었다. 약속시간 전에 친구네 집 밑에 가서 기다려도 친구가 내려오지 않는다. 전화를 했더니 그제야 내려와서 같이 야채와 달걀을 사러 다녀왔다. 가까운 농가에서 무도 두 개 사서 공원 근처에 사는 아는 사람네 가족을 만나 무를 하나 나눠줬다. 오이를 세 봉지에 달걀 한 묶음에 무를 샀다. 집에 돌아와서 수국 보러 가서 먹을 달걀을 삶고 무청도 삶았다. 물도 넉넉히 챙겨서 친구와 만나 다카하타후도에 수국을 보러 갔다.
다카하타후도의 수국은 유명하다. 6월에는 수국 축제를 한다. 그동안 수국이 피어 있는 기간에 몇 번이나 갔지만, 수국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주말에는 붐빌 것이라 평일에 갔는데 날씨가 너무 덥거나 비가 많이 오거나 해서 산 길을 걸을 수가 없었다. 다카하타후도에 가서 깜짝 놀랐다. 정월에 참배하는 기간 이외에 가장 사람이 많았다. 특히 수국이 예쁘게 많이 핀 곳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걷지 못할 정도였다. 거기를 지나면 아무래도 산이라 사람들이 분산되어 쾌적했다. 바깥은 최고기온이 30도라,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어도 수국이 핀 산은 훨씬 시원했다. 수국을 보면서 친구가 아주 좋아했다. 수국 구경을 하는 사람의 연령대가 좀 높아서 사람들 움직임도 천천히 느릿느릿했다. 수국을 감상하기에 적당한 스피드였다. 수국을 보다가 사진도 찍었다. 수국과 산수국 종류가 아주 많고 다양하다. 높은 곳에 올라가서 친구와 달걀을 까먹고 물과 차도 마셨다. 전망이 좋은 곳에 앉아서 모노레일이 장난감처럼 왔다 갔다 하는 것도 한참 보면서 수다를 떨었다. 오후에도 천천히 산책을 하면서 지냈다. 수국을 보러 온 사람들이 행복해 보였다. 아무래도 꽃을 보니까 사람들 마음도 부드러워진 것 같다. 나도 전날 받은 스트레스를 잊으려면 힐링이 필요했다. 날씨가 맑아서 수국이 좀 처진 것도 있었지만, 산을 산책하기에는 맑은 날씨가 좋다. 수국이 예쁘게 보이는 것은 흐린 날씨나 비가 오는 날씨지만, 비가 오면 산길을 걸을 수가 없다. 모처럼 수국이 예쁜 시기에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이 수국이 가장 예쁜 시기이기도 하다. 수국은 오래 피어있는 꽃이지만, 오래 피어 있으면 수국에서 피로감이 보인다. 수국이 피어서 색감이 변하는 것도 있지만, 지금은 수국이 핀지 얼마 되지 않아 피로감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다.
다카하타후도에서 나오는 길에 중국사람네 천연석 가게에도 들러 인사를 했다. 아주 괜찮은 사람이라, 지나면서 인사하러 일부러 들르고 싶은 가게다. 내가 가게에 있는 동안에도 다른 사람들도 인사하러 들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역시, 그렇구나, 내가 살 것이 없어도 들르고 싶은 가게는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다는 걸 알았다. 마지막에 재활용품을 기부받아 파는 가게에 들렀다. 친구가 감색 원피스를 사고 싶었지만 사이즈가 너무 컸다. 나는 스카프와 타월을 한 장씩 샀다.
돌아오는 길에 친구에게 집에 들르라고 해서 내 감색 원피스를 장기간 빌려줬다. 친구를 집까지 바래다주고 수국 구경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