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2 숨 막힌다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하루 종일 우중충하게 흐리고 추운 날씨였다. 지난 주말도 겨울 날씨처럼 춥더니 이번 주말도 날씨가 별로다. 지난주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땀을 많이 흘렸다. 날씨 변화가 너무 심해서 학생들이 감기에 걸렸다. 나도 수업을 하다가 학생에게 감기가 옮았는지 목이 아프다.
오늘 날씨가 나빠서 빨래를 못 했다. 날씨가 나쁘면 빨래만이 아니라, 다른 일도 별로 못한다. 오늘 내가 한 일은 일주일 만에 밥을 해서 먹은 것과 집에서 뒹굴거린 것이다. 날씨 탓에 빨래가 밀려서 어제부터 빨래할 준비를 했지만 못 했다. 오늘 아침에 날씨를 봤더니 빨래를 해도 마르지 않겠다. 흰색과 짙은 색 빨래를 분류한 것이 세탁기와 그 주변이 꽉 찼다. 빨래를 못 했으니 주말에 해야 할 중요한 일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주 토요일 무인판매에 감이 나와서 오늘도 감이 나온 줄 알고 갔지만, 감이 없었다. 달걀과 가지를 한 봉지 사서 왔다. 요즘 야채와 과일 가격이 고깃값보다 훨씬 비싸다. 과일과 야채가 너무 비싸서 상대적으로 생선이 싸게 느껴진다. 그만큼 생선이 안 팔리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생선이 안 팔리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지진 이후다.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는 나에게는 고기나 생선이 싸게 느껴지는 게 전혀 반갑지가 않다.
한국 신문을 보면 해괴한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한국의 정권 자체가 저질의 해괴한 드라마를 찍고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정말로 현실인지, 궁금할 정도다.
일본에서도 연달아 일어나는 외국인(주로 한국인과 중국인 차별) 사건은 믿고 싶지 않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며칠 전에는 기동대가 오키나와에서 데모를 진압하면서 오키나와 사람에게 ‘토인’, ‘지나인’이라고 해서 문제가 되었다. 지금 이 시대에 ‘토인’이라는 것이나 ‘중국’을 멸시하는 호칭인 ‘지나’라는 것도 ‘차별’이외 아무것도 아니다. 일본에서는 근래 헤이트 스피치를 비롯한 ‘인종차별’이 극성을 부리면서 아이누와 오키나와에 대한 ‘차별’도 같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기동대가 오사카 출신이라, 오사카 시장이 사죄를 해야 했다. 그런데 사죄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 ‘토인’이나, ‘지나인’이라고 한 것은 잘못이지만, 기동대가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차별’을 했지만, 기동대가 일을 열심히 했다는 걸 더 평가한다는 것이다. ‘차별’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차별’한 사람을 감싸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차별’을 하라는 것이다. 공포의 정치다. 같은 일본 사람이라도 자신들과 의견이 다르면 쉽게 ‘조센징’이라고 하고 ‘시나징(지나인)’이라고 한다. 사회적약자를 ‘차별’하는 것이 ‘애국적인 행위’가 되고 있다.
지난주 오사카에서 한국인 소년이 기습을 당한 ‘혐오범죄’에 대해서도 같은 식의 대응이었다. 한국영사관에서 주의하라는 안내가 나왔다면, 한국의 공적인 기관에서 한 것이니 거짓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경찰에 신고한 것도 아니니 사실관계는 모른다는 식으로 한국영사관의 처사가 아주 불쾌하다는 걸 드러낸다. 외국에서 관광 온 소년이 피해자여도 이렇다. 어른이, 그것도 높은 지위에 있는 어른이 그러면 안된다. 일본에 오래 산 나도 웬만하면 경찰에 안 간다. 지금까지 경찰에 갔다가 오히려 당하고 온 경험이 있기에 외국인에게는 경찰이 무섭다. 그러나, 오사카 시장이 특별히 차별적인 것이 아니라, 현재 일본 분위기가 이렇다. ‘혐오범죄’를 교묘히 조장하고 있다.
그런 분위기에 ‘아베 정권’이 임기를 연장해서 2021년까지 장기집권이 정해졌다. 외국인 차별 ‘혐오범죄’가 방조되는 분위기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는 것이다. 숨이 콱콱 막히고, 눈 앞이 캄캄하다. 외국인만이 아니라, 일본 사람들도 숨을 제대로 못 쉰다. 숨 막혀한다. 암흑과 공포의 시간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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