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03 다카하타후도의 단풍 2
오늘 동경은 엄청 추웠다.
갑자기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었다.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지난 화요일에 반팔을 입었는데 날씨가 이래도
되는 거냐고 불평을 했더니 학생들이 웃는다.
이번 겨울은 빨간색이 유행인 것 같다. 잡지에 보면 여자고 남자고 전신을 빨갛게 입고 있는 사진이 아예 특집으로 나온다. 잡지를 보면서 남자가 전신을 빨강으로 입으면 소화하기가 힘들다고 품평회를 했다.
그런데, 나는 오늘 위아래로 빨강 옷을 입고 갔다.
수업이 많은 날이었다. 금요일 두 번째 시간은 오스트레일리안 스터디스 시간이라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산 옷을 입는다. 학생들은 내 옷을 아주 많은 관심을 표명한다. 소문에 의하면 내가 패션리더란다. 패션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나를 주목하고, 어쨌든 한 수 위로 봐준단다. 재미있다. 오늘은 내가 교실에 들어가면서 “안녕하세요” 인사를 해도 학생들이 한명도 인사가 없다. “12“12월부터 안면 바꾸기로 한 거야, 사람이 인사를 하면 받아줘야지” 학생들이 웅성거린다. 내 옷을 보고 아이들이 들떴다. 어쩔 줄을 모른다. 주로 남학생들이 “선생님 옷이 예뻐요” 란다. “그래, 12월이야, 요즘 세상에 사랑이 부족한 것 같아 가슴에 금박으로 LOVE라고 새겨진 옷을 입었어.” 아이들이 자지러진다. 그리고 마음은 벌써 어디론가 갔다. 무시하고 수업에 들어간다. 한참 뒤숭숭하더니 수업에 집중을 한다. 아이들이 행복한 기분으로 수업이 끝났다.
다음 시간도, 그다음 시간에도 교실에 들어서니 아이들이 어처구니가 없어, 인사들을 못한다. 그리고, 웃는다. 그리고 아이들이 추운 날씨에 마음들이 들떠간다. 수업이 끝날 때는 선생님 옷이 예뻐요, 멋있어요 라고 감상문에 써준다. 내 수업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재미있는 옷을 입어주기 때문이란다. “그래도 오늘은 검정이 조금 들어갔지. 코트도 검은색이었고, 근데 조금 있으면 코트도 빨강이야, 아주 전신 빨강으로 올 거야”여학생이 거든다, 작년 겨울도 아주 새 빨강이었어, 웃는다.
학생들이 행복한 기분이 된다면 언제든지 빨간색 옷을 입을 수 있다.
추운 날씨에 마음이라도 따뜻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