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5 요상한 날씨
오늘 동경은 흐린 날씨였지만 춥지는 않았다. 요새 날씨가 이상하다 못해 요상하다. 지난 금요일은 아침부터 비가 오면서 추웠다. 옷을 껴입고 우산을 쓰고 나갔다. 역에 도착했더니 땀을 비 오듯이 흘려 옷이 흠뻑 젖고 머리에서 땀냄새가 난다. 전철 안도 습기가 차서 물방울이 흘러내리는 데, 냉방이다. 제 정신이 아니다. 땀을 흘렸는 데, 냉방으로 식혀주면 감기 걸린다.
거기에 전철이 늦어서 30분이나 늦게 출발을 했는 데, 도중에 목적지까지 안 간다고 제멋대로 변경한다. 요새는 전철도 사고가 빈번한 터라, 뭐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학교에 갔다. 아슬아슬하게 수업시간에 맞췄다. 교실에서도 땀을 뻘뻘 흘렸다. 원래 교실이 칠판을 향해 조명이 집중되어 있다. 즉, 조명을 받아서 얼굴이 뜨거워진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 땀이 난다. 내가 어디 아픈가 했다. 집에 와서 기온을 확인했더니 최고기온이 25도였다고…날씨는 비가 오면서 추웠는 데… 땀이 비 오듯 하는 게 맞는 거다.
어제는 도서관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봤더니 수선화가 무더기로 피었다. 벌써, 수선화가 피었네… 너무 이른 거 아냐? 오늘 아침에는 민들레까지 보고 말았다. 아침에 직원에게 동백꽃과 같이 철쭉, 수선화, 민들레까지 봤다고 내가 이상한 거냐고 물었다. 아니란다. 매화도 피었다네… 따뜻한 겨울인 모양이다. 아직 겨울이 오질 않았는 데, 봄꽃들이 피고 있다. 세월이 하 수상하더니, 자연도 공황상태에 빠진건가?
내가 사는 주변에는 요전에 비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낙엽이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단풍이 곱게 남아있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은 곳도 있다. 12월 중순인 데, 뭔가 이상해도 단단히 이상하다. 따뜻한 겨울이라는 것도 좋은 일만은 아닌 모양이다. 다음 주부터 겨울방학에 들어간다. 이번 주에 리포트 과제를 내고 수업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수업을 해도 올 가을학기처럼 학생들이 수업태도가 산만하고 앞이 안 보이는 경우가 없었다. 모든 수업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도 더 이상 학생들에게 화를 내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학생들 스스로 하는 부분이 크다. 나만이 아니라, 주위 동료들이 다 같은 고민을 한다. 도대체 어떤 것이 학생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지 알고 싶다. 수업내용이 어렵지만 학생들이 열심히 따라오는 과목도 있다. 학생들이 선생을 신뢰하면 잘 몰라도 열심히 따라온다. 꼭 대학교 레벨에 따라 정해지는 것도 아닌 모양이다. 요새 날씨처럼 학생들도 예측을 못하니까, 고민하지 말라는 것이 처방이다.
사실 날씨가 너무나 들쭉날쭉해서 사람들이 정신이 없다. 그저 학교에 오는 것과 최저한의 일을 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그래서 학생이나 선생이나 허덕거리고 있다. 동료들과 왜 이렇게 피곤하냐고? 젊고 늙은 것과도 별로 차이가 없는 모양이다. 요새는 어떤 곳도 안전한 직장이 없단다. 우리가 공사판에서 육체노동을 하는 것도 아닌 데도 오늘도 무사히다. 정말로 그 말이 맞다. 아슬아슬하게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좋은 일은 바라지 않으니까, 더 이상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일상이 이렇게 불안하게 요동을 친다. 제발, 학생들이 차분하게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있는 것 자체가 힘든 환경이라,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걸 책하지 못한다… 그저 그런 학생들이 살아가는 평범한 현실이 이렇게 힘들다.
사진은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다카하타후도에 다녀온 것으로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