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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 이야기

청소하기 좋은 날

2012/12/08 청소하기 좋은 날

 

오늘 동경 날씨는 쾌청하게 맑은 날씨였다.

 

나는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켰다먼저 이불과 베게를 햇볕에 널고 이불 홑청 빨래를 세탁기에 넣었다요즘 주말에 비가 오는 날이 많아서 환기를 못했다그래서 집안이 눅눅했다오랫만에 창문을 활짝 열고 청소를 시작했다청소를 하기 전에 마음이 급해서 선채로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먹었다아침에 햇볕이 밝고 따뜻할 때 청소를 마쳐야지이 시간대가 청소하기에 참 좋다오랜만에 대청소를 했다베란다를 쓸고 현관 앞 통로도 쓸었다창문을 보니 어느새 먼지가 끼어 있다오늘은 무시를 했다창문은 다음에 날씨가 좋을 때 해야지빨래를 널고 이불을 뒤집어 가면서 바람을 쏘인다그리고 다시 짙은 색 옷을 따로 세탁한다베란다에 이불과 이불 홑청을 널어서 빨래를 널 장소가 부족하다.

겨울에는 정전기가 일어서 그런지 먼지가 더 많이 끼는 것 같다그래서 걸레질을 두 번씩 했다좁은 집이라도 청소를 구석구석 청소를 하고 세탁기를 두 번 돌리다 보니 오전이 지난다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는 사이에 밖에 널었던 매트를 제자리에 집어넣었다.

점심은 야키소바에 팽이버섯과 녹두나물에 마늘을 넣어서 볶은 것으로 든든하게 먹었다이불을 말리고 이불호청을 갈았다그리고 빨래를 뒤집어 가면서 말리고 마른빨래는 걷어들인다모든 걸 일찌감치 마치는 게 좋다이른 오후까지 모든 걸 마쳤다그리고 나면 밀렸던 숙제를 마친 것 같은 마음이 가쁜하고 상쾌해진다다행이다이불과 집안에 바람을 쏘였다집안이 쾌적한 것아주 중요하다.

 

지난 주에 장갑을 짰다장갑을 짜는 건 처음이다그냥 대충 짰다짜고 보니 모양이 재미있다진달래색 사보텐사진을 찍어뒀다학교에 가져가서 학생들에게 보여준다수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데재미있지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한다어쩌라고이런 표정이었다나는 그냥 재미있으라고 한 건데...  어제는 수업마다학생들이 재미있어해 준다수업이 끝나니몇 명은 나와서 장갑을 껴보기도 한다장갑은 그냥 끼면 손가락이 나온다추우면 손가락이 안나오게 낄 수도 있고긴손목은 걷어 올려도 된다.

 

목요일 밤에 별 생각이 없이 다시 실을 주문했다별 생각이 없이 주문한 것 치고는 많이 주문을 했다사실은 실을 주문하면 안 된다. 실을 놓을 장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그냥 상자째로 둬야 한다. 이러면 안 좋다. 실을 자꾸 봐야 뭔가를 상상하는 데상자에 두면 보이지가 않는다이실들은 요즘 유행하는 색으로 나에게 어울리는 색이 아니다일본은 이렇게 중간색이면서 분위기가 있는 뉘앙스를 내는 색을 잘 만든다. 이탈리안 실은 멋있게 잘 만든다. 일본실은 좀 분위기가 있고, 실용적이다. 이탈리안과 일본실은 전혀 다르다. 이번에 그레이에 금색이 들어간 실을 중심으로 600그램다른 실은 400그램, 200그램 샀다나는 단색으로 색이 뚜렷한 것을 좋아하는 데 이런 색들은 잘 없다. 물론 잘 안 팔리기 때문이다단색은 다른색과 섞든지다른색을 같이 쓰는 게 편하다처음부터 다른 색과 같이 맞추어진 실은 다른 색을 섞거나 다른 색으로 포인트를 주는 게 어려워진다그러나일반사람들이 쓰기에는 색을 고르기만 하면 특정한 느낌이 나니 쓰기 쉽다.

어제 학교에서 돌아올 때항상 들리는 가게에 갔다내가 잘 사는 천이 몇 개 나왔다고급 이탈리안 실크다. 그런데평소보다 가격이 좀 비싸다물론 천이 좋다그러나 나는 사지 않고 그냥 왔다집에는 그동안 사둔 고급 천들이 쌓여있기 때문이다어제 산 건 쓰다 남은 자투리 이탈리안 울니트 조각이다. 100그 걸로 스카프를 만들었다스카프는 한 장 더 나온다그런데 올이 풀리지 않게 한 올 한올 다 뜨는 데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왠지바느질이나뜨개질을 하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그러나바느질을 잘 못한다아마 신경을 집중해서 자잘한 일을 하다 보면 다른 일을 잊는다하고 나면뭔가 했다는 성취감이 있다그래서 기분이 좋아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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