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27 The Dead Red Monstar Kim Jong-il
오늘도 동경은 맑은 날씨다.
오늘은 집 밖에 나가지도 않고, 아침부터 책을 읽고 TV를 보면서 지냈다. 겨우 휴일이 된 것 같다. 그러나 아직 연하장도 안 썼고,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그러나 며칠간은 잊기로 했다.
어제밤에 자른 머리를 봤더니 너무 이상했다. 가까운 데, 커트가 싼 데 가서 머리를 손볼까 생각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머리를 다시 한번 봤다. 가위가 있으니까 자기대로 잘라보기로 했다. 큰 거울을 가져다 청소하기 좋은 장소에서 머리를 잘랐다. 전체적으로 짧게, 이상한 방향이 좀 달라졌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산폭도’ 머리 같다. 물론, 나는 산폭도를 본 적이 없다. 다르게 말하자면, ‘날강도’ 스타일이다. 날강도도 아직 못 만났다. 어디까지나 이미지이다. 가까운 일가친척을 만날 일이 당분간 없으니까, 걱정은 없는데 명절날은 모자를 쓰든지, 대책을 세워야지.
나는 좀 특이한 헤어스타일을 좋아한다.
학교 강의 때 이상한 헤어스타일을 한 남학생에게 눈을 반짝거리면서
‘멋있다, 그 스타일 어떻게 만들었어?’
‘이거요, 머리 감고 그냥 자면 됩니다’.
심각하게 ‘나도 그렇게 될까?’해서 학생이 기가 막혀한다.
예를 들면 새둥지 같은 자연스럽게 재미있는 헤어스타일이다. 요 전날도 대학원 후배가 밥 먹으러 왔을 때, 모자를 벗으니, 환타스틱 한 헤어스타일이어서 감탄을 했다.
‘내가 20년 동안 알고 지냈는데, 네가 그렇게 스타일리시한 줄 몰랐어’
후배가 난처한 얼굴을 한다.
‘이거요, 모자를 써서 이상하게 된 겁니다’ 미안해한다.
‘멋있다’고 연신 감탄을 해서 후배를 난감하게 만들었다.
좋아하는 스타일과 어울리는 스타일은 다르다. 어쩌다가 내가 좋아하는 헤어스타일을 만들고 말았다. 나는 좋지만, 주위 사람들은 걱정할 거다. 쑥대밭이라고 할까, 쥐가 뜯어먹은 것 같으니까. 정말로 인생에 뭐가 일어날지 모른다. 나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왜 이렇게 점점 이상한 쪽으로 가는지 모르겠다. 아니다, 원래 이상했는데 점점 감추는 걸 잊는다.
오늘은 뜨개질한 작품 소개였다.
헤어스타일 얘기가 아니었는데, 또 글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른다.
그렇지만, 작품과 헤어스타일은 관련이 있다.
이 건 원래는 ‘Red Monster’라고 이름을 부쳤다. 세상이 하도 숨 막히고 팍팍해서, 내 힘으로 어찌할 도리가 없어서 Monster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걸 부숴줄 Power를 가진 무언가, Monster라고 했지만, 꼭 괴물은 아니다. Monster지만, 우리 인간들과 가까운 것이다.
그런데, 북한에 김정일, 뽀글이 파마 헤어스타일이 트레드 마크였던 아저씨가 돌아가셨다. 그래서, 뽀글이 파마 같은 부분을 조금 더 짰다. 그리고 이름을 좀 바꿨다.
저기 Monster 아저씨, 저 세상에서 노무현 아저씨와 김대중 선생님도 만나셨나요? 아직 못 만나셨다고요. 아마 먼저 가신 두 분은 저 세상에서도 인기가 있어서 바쁘실 거예요. 그래도 꼭 만나세요. 그리고 살아계실 때 못 다 했던 남북통일을 하루빨리 이루게 도와주세요. 평화통일이요. 이 땅에 살아있는 사람들은 우왕좌왕 어지럽답니다. 저 세상에서 세분이 연합해서 어떻게 좀 해주세요.
통일이 되면요, 제가 언젠가 아저씨 이름 앞에 Lovely를 부쳐드릴게요.
약속합니다.
이건 옆모습, 날씬하죠, 근데 Powerful 합니다.
그냥, Red Monster였을 때(위), 뽀글이 헤어를 좀 더해서 The dead Red Monster로 (밑), 뒷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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