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9 살벌한 세상
오늘 동경은 춥지만 맑은 날이었다. 어제까지 피곤해서 오늘은 집에서 게으름을 피우면서 지내기로 했다. 요새 동료들과 하는 말이 학생들 수업태도에 관한 것이다. 공통된 의견이 이번 학기 학생들 수업태도가 최악이라는 것이다. 사실 내가 봐도 그렇다. 이번 학기에서 수업 분위기가 괜찮은 건 두 과목으로 같은 학교다. 점수로 따지자면 낮은 학교에 내용도 어려운 데도 학생들이 믿고 따라와 준다. 학생들이 믿고 따라와 주면 어떻든 성과를 낼 수가 있다.
같은 학교에서도 학부나 학과에 따라 학생들 차가 많이 난다. 괜찮은 학생들이 있어도 강의를 따라오지도 못하면서 수업태도도 나쁜 학생들이 있으면 그 영향으로 인해 수업 전체가 하향 평준화하고 만다. 선생들이 고민하고 화가 나는 것은 좀 더 좋은 수업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도저히 그럴 수가 없어서 화가 나는 것이다. 그렇다고 좋게 할 대책도 없다는 것이 우리를 막막하게 만든다.
금요일 강의에서도 강의 시간 중에 읽으라고 단편소설을 카피해서 가져갔다.. 아주 감동적인 작품으로 선물로 다른 한 편을 준비했다. 강의 시간에 읽으라고 지시를 하고 학생들이 읽는지 살폈다. 내가 돌아다니면서 보는 데도 읽지 않는 학생들이 있다. 그러면서도 미안한 기색도 없다. 마지막에 학생들에게 알렸다. 이 과목에서 이렇게 평상점이 나빴던 적이 없다고, 학기말 리포트를 열심히 쓰라고 했다. 내가 열심히 해도 학생들이 비웃는 것 같다. 열심히 하는 내가 바보가 되는 기분이다. 다른 선생들도 그런 기분인 모양이다.
어제 학교에서 돌아오면서 마트에 들렀다. 마트에서 막 소리치면서 자기 머리를 두들기는 여자를 봤다. 정신적인 아픔이 심각한 것 같다. 다른 마트에서는 얌전히 실실 웃으면서 혼잣말을 하며 절을 하고 돌아다니는 여자도 봤다. 마트에서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다니는 아저씨는 매일 같이 본다. 겉모습을 보면 멀쩡하다.
어제 아침에 학교에 가는 전철에 옆자리에 앉은 아저씨는 아침부터 술을 엄청 마셨다. 깜짝이야! 다른 전철로 갈아탔더니 앞에 앉은 이상한 남자에게 몰카 당했다. 요새는 학교에 왔다 갔다 하는 것만으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도대체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거기에 학생들 수업태도도 엉망이다. 나도 엉망이 된다.
아픈 사람들이 병원에 있거나 쉬는 것이 아니라, 매일같이 일을 나가는 것 같다. 통근하는 전철에서도 보고, 일터에서도 만나고 마트에서도 본다. 세상이 피폐해진 영향으로 인간들이 많이 부서진 것 같다. 아픈 사람들이 치료도 못하고 일을 하고 있다.
실은, 학생들도 사회의 분위기 영향을 받아서 살아가기가 힘들다. 살벌해진 세상을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힘들어서 금방 몸이 아프거나 수업에 집중을 못 한다. 학생들이 집중력을 쓰는 것은 스마트폰이나 게임인 것 같다. 그렇게 현실도피가 필요한 세상이다.
어제는 주문했던 컴퓨터가 도착했다. 지금 쓰는 컴퓨터를 정리하고 새로운 컴퓨터를 설치해야지. 우선은 지금 쓰는 걸 쓰고 연말에 새로운 컴퓨터로 교체할 생각이다.
사진은 다카하타후도에 갔을 때 찍은 것과 컴퓨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