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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물만두

2017/12/26 물만두

 

오늘 동경은 맑고 약간 바람이 불었지만 비교적 따뜻한 날씨였다. 지난 주로 짧은 겨울방학에 들어 가기 전에 수업이 끝났다. 무렵이 되면 피로가 겹쳐서 아주 피곤한 상태가 된다. 거기에 학기말이 가까워져서 단위를 받기가 어려운 학생들이 난동을 부리는 시기다. 이번에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난동 사건이 있었다. 직접적인 폭력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학교에는 보고를 해뒀다. 학교에서는 폭력사건이 일어난다. 학생들끼리나 학생과 선생 사이에도 얼마든지 폭력사건이 일어난다. 근래는 이전에는 생각할 없었던 학생이 선생을 폭력으로 위협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내가 피해자가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사건인 것이다.

 

지난주 금요일에 강의가 끝났을 때, 피로가 극도에 달해 있었다. 학기가 끝나면 감기 몸살이 걸릴 정도로 지쳐있다. 금요일 마지막 수업을 할 때 열이 난 것 같더니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토요일과 일요일 호주에서 아는 분이 오셔서 안내를 하고 같이 시간을 보냈다. 감기가 걸려서 처음 만나는 사람도 있어서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다행히 아는 분이나, 처음 만난 사람들 앞에서 기침을 많이 하거나, 토하는 일도 없이 지났다.

 

어제는 빨래만 하고 하루 종일 집에서 쉬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 하루 쉬었더니 감기도 많이 나았고 몸도 한결 가벼워졌다. 오랜만에 밥도 해서 먹었다. 밥을 먹어서 그런지 기운이 좀 났다. 어제는 날씨가 아주 따뜻해서 청소하기에 안성맞춤인 날씨였지만, 쉬느라고 청소도 하지 않았다. 몸이 아픈 것도 있었지만, 아무것도 할 의욕이 일어나지 않았다.

 

오늘은 아침을 먹고 빨래를 했다. 청소를 하고 손빨래도 했다. 매트도 빨았다. 방과 부엌 사이에 거는 짧은 커튼도 찾아내서 걸었다. 짧은 커튼을 걸면 겨울맞이 준비가 끝나는 것이다. 평소에 하던 청소를 하면서 연말 대청소도 의식하고 있다. 어제는 이불 홑청도 빨았다.

 

오늘은 꼬질꼬질해진 부엌의 가스레인지 주변을 정리하고 싶었다. 가스렌지 주변에 알맞은 가리개를 사려고 사이즈를 쟀다. 밑에 까는 것도 개비를 하고 싶다. 연말에 가까워져서 물가가 많이 올랐다. 특히 야채나 과일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 오늘은 주변 농가에 가서 신선한 야채를 사둬야 연말을 지낸다. 연말연시에 야채가 없으면 지내기가 힘들어진다. 그래서 연말이 되기 전에, 농가가 쉬기 전에 신선한 야채를 사두는 것이 좋다.

 

오늘은 청소와 집안일을 마치니 오후가 되고 말았다. 좀 늦은 감이 있었지만, 농가에 들러서 배추를 하나 사고 무인 판매에 가서 야콘을 다섯 봉지와 생강을 다섯 봉지 샀다. 야콘은 그냥 깎아서 먹는 것이고 생강은 과자를 만들 생각이다. 배추와 야콘 등을 짊어지고 마트에 갔다. 마트에서 과일을 많이 샀다.

 

이번 연말 집에서 해 먹을 생각으로 만두 재료를 샀다. 부추는 너무 비싸서 포기하고 대파와 양파에 마늘을 넣는 걸로 부추를 대체하기로 했다. 마트에는 만두소에 넣는 다진 야채가 있다. 오늘 다진 야채를 봤더니 너무 깨끗해서 사기가 무서웠다. 그래서 야채는 따로 사서 다지기로 한 것이다. 큰 대파, 큰 양파 두 개, 배추, 파셀리, 미나리, 마늘과 생강등을 넣었다. 후추와 소금을 넣고 같이 버무려뒀다. 야채를 다지는 것이 너무 많아서 만두소를 만들고 나면 일을 다 마친 느낌이 든다. 오늘 한 일 중 가장 힘든 일이었다.

 

만두피도 백 장 샀다. 만두를 쌌더니 피가 작아서 만두소가 별로 들어가지 않는다. 만두를 싸는 것도 너무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만두가 예쁘지 않았다. 다행히 삶아도 터지지 않았다. 우선 30 개를 만들어서 먹었지만, 좀 모자랐다. 점심도 먹지 않아서 그런지, 양에 차지 않았다. 만두소를 많이 만들어서 당분간 만두를 먹고 지낼 것 같다. 손에서도 다진 야채 냄새와 만두소를 버무린 냄새가 난다.

 

결국, 부엌의 가스레인지 주변 정비는 내일로 미뤄졌다. 어제까지 아팠으니 서둘러 일을 많이 하면 안 된다. 꼬질꼬질한 부엌을 하루 정도 참으면 된다. 연말 대청소까지 끝내려면 아직 멀었다.

 

마트에서 돌아오는 길에 우편함을 열었더니 친구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놓고 갔다. 친구가 직접 만든 수제 쿠키가 들었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인형처럼 생긴 것이다. 이상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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