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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미소지니와 제노포비아

일본, 치한이 된 남자들 1

2018/01/03 치한이 된 남자들 1

 

오늘 동경은 맑고 따뜻한 날씨였다. 나는 2018년이 시작되었다는 어제부터 오늘도 집밖에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지내고 있다. 연시라서 아무데도 곳이 없다. 그래도 날씨가 너무 좋아서 옷을 손빨래해서 말렸다. 외에는 책을 읽거나, 인터넷으로 신문을 읽고 TV 보면서 지냈다.

 

일본은 '치한'이 많다. 그러나, '치한'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자료는 부족했다. 근래 읽은 책중에 '치한'에 대한 전문서가 시사하는 점이 아주 많았다. 무엇보다, '치한'이 보통 상식적으로 이해하는 범위를 훨씬 넘어선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라는 걸 알 수가 있었다. 이 책은 '치한' 행위라는 성범죄를 저질러서 체포된 사람들을 '재범방지 프로그램'으로 치료하는 입장에서 쓴 것으로 보통사람들이 알 수 없었던 전문적인 내용이다. 12년간 '치한'을 치료하면서 관찰한 '치한'의 실제 모습인 것이다. '치한'이라는 성범죄의 특징을 잘 알 수 있는 책이라서, 몇 차례에 나눠서 자세히 소개하기로 한다. 내가 보기에 '치한'은 일본의 문화와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어우러진 성범죄이다. 그렇기에 '치한'을 없애는 것은 아주 어렵지만,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치한'의 실제 모습을 알았으면 한다. 단지, '치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성범죄 일반에도 관련이 깊다. 성범죄의 '가해자' '피해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이해가 필요하다.

 

먼저, '치한'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너무도 평범한 남성'이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성범죄는 자신과 관계가 없다'라고' 느낄지 모르지만, 누구나 성범죄자, '치한'이 될 수 있기에 무서운 것이다대부분의 성범죄자는 평범하게 보이기 때문에 그 특징을 이용해서 일상적으로 성적인 문제행동을 한다. '치한'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상성이 높은 성범죄로 '가해자'도 많아서 매일같이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어 낸다. 대부분의 '치한'은 체포되는 일도 없이, 한 두 번 체포되어도 오늘도 내일도 매일같이 범죄행위를 거듭한단다. '치한'은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성욕'이 넘치거나, 여성들이 상대를 하지 않는 남성이 아니다. '치한'이라는 일상적인 성폭력, '치한'에 대한 사회의 태도가 일본의 성범죄 문제점이 응축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성범죄에 대한 '의식개혁'이 필요하다. 성범죄에 대해서 '가해자'의 입장에서 너무나 관대한 의식을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치한'행위는 학습된 행동이다. '치한'이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성장과정에 '치한'으로 키워지는 것도 아니다. 본인의 의지에 의한 학습과 성범죄 행위에 의해, '치한'이 된 것이다. 일단 '치한'이 되면 스스로 실력을 갈고닦아서 기술을 연마해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학습이나 치료교육으로 범죄행위를 멈추게 할 수가 있다. 성범죄 중에서 '치한'은 재범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범죄에는 남성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일본에서 '치한'인 경우는 체포된 사람을 기준으로 하면 99.7%가 남성이다. 남성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는 0.3%라고 하니, 여기서는 '치한'행위의 '피해자'는 여성으로 한다. '치한'이 체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서 전체가 가늠이 안될 정도로 많다.

 

'치한'이 어떤 사람들일까? '치한' '근면하고 착실한 성격인 남성'이 많다. 일본 남성의 스테레오 타입인 것이다. 어느 장소에서 '치한' 행위를 하더라도 사전 조사를 해서, 용의주도하게 준비하는 것이 전형적인 타입이다. 그들에게는 '치한' 행위를 해서 잡히지 않는 것이 최우선 사항이다. 그래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도망치기 쉬운 루트를 확보한 다음 실행하기에 '피해자'가 범인을 확인하기도 어렵고 잡는 것도 어렵다. 많은 장소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일어난 것으로 여성이 착각을 할 정도로 극도로 계산된 자연스러운 '치한' 행위를 하기 위해 그들은 근면하고 착실하게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다. 그야말로 아침부터 밤까지 '치한' 행위의 '스킬'을 갈고닦으며, 머릿속에서 각종 시뮬레이션을 해서 '치한' 게임의 실력을 연마한다. 그렇기에 '피해자'는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 책에서 '치한' 행위를 "손이나 신체의 일부를 사용해서 대상자의 옷 위나 신체에 직접, 또 고의적으로 접촉하거나, 밀착해서 집요하게 들이미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동경도내에서 '치한' 행위가 행해지는 곳은 전철이 반이 넘고 20%가 역이며, 가게도 10%가 넘고 길에서도 10% 가까이 된다. 언제 어디서나 '치한'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주로 전철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경시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6 강간이 약 140, 강제 추행 약 800, '치한' 1800 건이다. '치한'은 검거된 숫자와 현실적인 숫자의 갭은 어마어마한 것으로 도저히 가늠이 되지 않는다. 참고로 미국의 연구에 따르면 한 명의 성범죄자가 일생에 걸쳐 약 380명의 '피해자'를 만든다는 발표가 있다고 한다.

 

미안하지만, 일본의 '치한'은 생산성이 아주 높다. '근면하고 착실한 성격인 남성'인지라, '피해자' 380 명은 식은 죽 먹기다. 아주 간단히 매일 하는 경우, 회사에 출근하는 날만 왕복으로 계산해서 주 5일 근무라고 쳐도 1년이 걸리지 않는다. 물론, '치한'도 대상을 물색하고 정하기에 결코 아무에게나 '치한'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누군가? 대상이 나타나기를 집요하게 기다리고 쫓아가서 목적을 달성하는데 목숨을 걸고 있다. 그들이 잡히면 항상 하는 단골 멘트가 있다. 처음에는 완강히 부정하다가 "어쩌다가 우연히 그런 몹쓸 짓을 했다"라고" 한다. 절대로 '어쩌다가 우연히'가 아니며 '몹쓸 짓'이라고 여기지도 않는다. 보통사람들의 '치한' 행위를 대하는 심리를 너무도 잘 알기에 그런 멘트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멘트에 속아 넘어간다. 무엇보다도 '피해자'를 그렇게 여기게 한다. '어쩌다가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닐까?'로 여기고 싶은 심리를 노린 것이다. 경찰을 비롯한 일반 사람들도 '치한' '가해자'에게는 자기 자식도 아니면서 얼마나 관대한지 모른다. '피해자' '가해자'에게 관대하지 않으면 공격받는 사회라서, 사회적으로 '치한' '가해자를 양성하고 있다.

'치한'은 그야말로 불철주야 끊임없이 연구하기에 경찰이나, 일반인, '피해자'들 머리 위에서 날고 있다.

 

일본은 세계적으로 '치한 천국'으로 알려져 있어 일본어로 '치한' 발음인 Chikan이 영어에서도 쓰인다고 한다. Sushi Tsunami처럼 일본에서 만들어내는 세계적인 상품, 흔히 AV라고 하는 포르노 비디오에도 꼭 '치한' 편이 있다고 한다. 일본에 사는 외국인도 본국에서는 한 적이 없는 '치한' 행위를 동경에서 범해서 잡히는 경우가 있으며, '치한' 행위를 하기 위해 외국에서 원정을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저자는 직업상 성범죄자를 많이 접해본 결과, 성범죄자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로 주위 평판도 좋다고 한다. 평범하게 가정을 가지고, 가족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며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다. 범행이 발각되면 주위 사람들이 "설마 저 사람이 그런 짓을 할리가 없다"라고 할만한 인물상이다. 특히, '치한'은 정말로 평범한 사람들뿐이다.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부족함 없이 자라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해서 결혼, 자녀가 있는 남성들. 외모로 봐도 아주 평범하면서 선이 가는 타입으로 실제로 보면 여성을 난폭하게 대할 것 같지 않은 남성이다. 그래서 부인이나, 부모와 자식들, 회사 동료나 친구들도 그가 매일같이 출퇴근 중에 '치한' 행위로 수많은 여성에게 상처를 줬다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하는 것이 리얼한 '치한'의 모습이라고 한다. 너무나 평범한 모습이어서 여성에게 경계심을 주지 않는다는 것도 그들이 '치한' 행위를 하기에는 장점이라고 한다.

 

저자는 12년에 걸쳐 '재범방지 프로그램'을 했으며, 수강자가 900여 명으로 대부분 체포된 후에 수강을 한다. 연령대는 20대가 21%, 30대가 39%, 40대가 28%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치한'은 체포되어 치료를 받기 이전에 완전히 상습화된 사람들로 '치한' 행위를 수년에서 10년 이상 일상적으로 '치한' 행위를 거듭해서 본인조차 횟수를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수많은 여성들에게 '가해'를 한다.

 

'치한' 4년제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회사원이 50%를 넘는다. 남성 전체에 같은 학력이 27%니까, '치한'은 고학력이라는 것이다. 거기에 기혼자가 반수 이상이다. 가정을 가지고 부인과도 원만한 관계에 아이가 있고 육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많다. '치한'들은 좋은 남편에, 좋은 아빠이기도 하다. 여자아이 아빠도 있다. 자신들이 '치한' 행위의 '피해자'도 누군가의 딸인데, '치한'들의 특징의 하나가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치한'은 고학력의 회사원으로 한창 일할 나이의 기혼 남성이다..

 

'치한'을 비롯한 성범죄자가 빠짐없이 말하는 것이 "잡히지 않았다면 계속하고 있을 것"이란다. 일단 잡혀도 '합의나 벌금'으로 끝나면 그들에게는 '억제'가 되지 않는다. 금방, 다시 '치한' 행위를 재개한다. '치한'을 위해서도 '체포'가 가장 좋다고 한다. 그들은 '초범'이라고 해도 처음 잡힌 것일 뿐, 몇 년에서 10년 이상 범죄행위가 지속된 것이다오늘은 여기까지.

 

적당한 사진이 없어서 '치한'을 물리치기 바라는 심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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