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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미소지니와 제노포비아

일본, 치한이 된 남자들 4

2018/01/05 치한이 된 남자들 4

 

오늘 동경은 흐리고 기온도 낮은 추운 날씨였습니다. 낮에도 기온이 5도를 넘지 않더군요. 오늘은 오랜만에 요가도 하고 밖에 나가서 쓰레기를 버리고 연하장을 보내러 우체국에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도서관에 가려고 했는데, 너무 추워서 포기했습니다. 왜냐하면 도서관도 오늘부터 개관하기 때문에 난방이 안돼서 춥습니다. 내일은 난방이 잘돼서 따뜻할 겁니다. 내일 날씨가 좋으면 도서관에 가서 읽은 책은 반납하고 다시 책을 빌려올 생각입니다.

 

'치한'에 대한 내용을 계속 쓰기로 합니다. '치한'이 되는 과정에 빠질 수 없는 것이 포르노 비디오, AV 중에 '치한 편'을 꼭 본답니다. 폭력적인 내용의 콘텐츠를 본다고 해서 꼭 폭력적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치한' 행위로 인해 체포되어 치료를 받는 사람이 모두 같은 종류를 본다면, 그 것은 '치한'에게 교과서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가 있겠지요. 경찰청 자료에도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들 34% 'AV를 보고 자기도 같은 것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나옵니다. 20세 미만의 미성년, 소년의 경우는 50% 가깝다고 하네요. AV가 성범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결과입니다. 현실과 판타지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치한 편' AV에는 '피해자' '치한'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싫어한다거나, 끝까지 저항하는 현실적인 묘사는 없습니다. 대신에 '처음에는 싫어하지만, 점차 쾌감을 느낀다'거나, '여성이 먼저 유혹한다' '굴절된 인식'이 그대로 영상화된 것들이 보통입니다. 그런 콘텐츠를 몇 백번, 몇 천 번 보는 사이에 자신도 모르게 '굴절된 인식'이 세뇌가 되겠지요. '굴절된 인식'으로 '이론 무장'을 하고 '정당화'하는 확고한 사상을 가지게 되는 겁니다.

 

'재범 방지 프로그램'에서 관리를 하는 사항에 '자위 행위'와 인터넷 사용이 있습니다. 성폭력과 인터넷 사용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 관련으로 '아동 포르노' '아동 매춘' 피해를 입은 아동수가 2016년에 1736 명이었다고 합니다. '치한'이 타깃을 찾을 경우 인터넷을 사용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치한'들이 자신들의 범행을 자랑하는 게시판이 있어서 자신들의 범행을 과장해서 올립니다. 그것을 본 '치한'은 자신의 범죄에 죄악감을 느끼지 않으며 더 과격한 내용에 도전하게 되는 동기부여를 한다고 합니다. 과격한 내용이 게시판에서 '주목과 칭찬'을 받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게시판이나, 게임에는 과격한 내용일수록 평가가 올라가는 문화가 있지요.

 

'치한'은 인생을 걸고 몰입하기에 그만두고 싶어도 스스로 그만둘 수가 없다고 합니다. '사는 보람'이라고 할 정도니까, 어렵겠지요. 그래서 체포당했을 때 '잘됐다' '고맙다' '치한'이 적지 않습니다. 이것은 다른 '의존증' 특히 약물의존이나 소매치기 상습범에도 공통된 현상이라고 합니다. '치한' 중에는 자신 스스로는 어쩔 수가 없어서 체포당함으로 종지부를 찍을 수 있어서 안심한다는 것이랍니다.

 

일본에서는 '치한' 행위에 대한 형벌이 외국에 비해 가볍다고 할까, 아주 관대합니다. 강제추행이면 6개월 이상 10년 미만이지만, '초범'일 경우 집행유예가 붙고 최대 5년 이하가 많다고 합니다. 대부분은 1년 이하로 형무소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체포' 당하는 것은 큰 일입니다. 특히 체포 경험자는 다시 '체포' 당하는 것이 아닐까, 다음 역에서 잡히지 않을까, 이번에는 회사나 집에 알려지겠지, 공포를 느낍니다. 공포는 스릴을 더하는 역할도 합니다.

 

실제로는 용기 있는 '피해자' '치한'을 잡아서 경찰에 가도 '가해자'를 기소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경찰이 '피해자'에게 기소하는 걸 그만두라고 설득합니다. 기소해서 재판을 하는 것은 '피해자'에게도 막대한 시간을 소비하고 심리적으로 상처입는다는 걸 이유로 듭니다. 경찰에 의해 '2차 피해'를 입는 것이지요. 경찰이 '가해자'를 적극 보호하는 겁니다. 그외에도 '치한이 사죄하고 있으니까', '기소하면 치한이 직장을 잃는다', '치한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등 기소하지 않도록 '피해자'를 설득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피해자'는 기소하는 걸 포기합니다. 일본에서는 '강간치상'이라는 중대한 사건에도 기소율이 40% 전후라고 합니다. '치한'이 기소되는 일은 아주 적겠지요. '치한'을 잡는 일도 아주 드물지만, 경찰에 가도 이런 일을 당하면 '피해자'는 다시 용기를 내지 않겠지요. 사회가 성범죄 피해를 경시해서 '치한'을 도와주고 있는 것입니다. '치한'은 경찰이나 사회가 '가해자'인 자신들 편이라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가해자' '합의금'을 제시하면 고소를 취하합니다. 그러면 '치한'에게 행운이 됩니다. 회사나 가족에게 알려지지 않으니까, 일찍 '합의금'을 내는 것이 좋다고 여깁니다. '합의금'은 폭력성이나 피해의 심각도가 높으면 금액이 올라간답니다. 피해는 당시만이 아니라, 나중에 PTSD로 나타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렇기에 '합의금'이 고액일수록 '피해자'가 회복할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피해자'의 인생이 파괴됩니다. 돈으로 상처가 치유되지 않습니다. '합의금'의 금액에 따라 혼자서 처리하지 못하고 가족에게 알려집니다. 가족은 상당한 쇼크를 받습니다. 좋은 남편, 좋은 자식이었는데 갑자기 '치한'으로 체포되었다니, 당연합니다.

 

'치한'은 체포당해도 '초범'일 경우 실형은 없다고 합니다. 여기서 '초범'이라는 것이 실태와는 전혀 다릅니다. 몇 번이나 체포당해도 그때마다 '합의금'을 내면 5번 째는 상습성이 문제가 되어 재판을 받게 됩니다. 거기서 비로소 '초범'이 된다는 것이지요. 그동안 도대체 얼마나 많은 '피해자'를 만들었을까? '치한'에게는 체포당한 것이 단지 '운이 나빴다'거나, '기술이 부족했다'는 것이 된답니다. 거기서, '그만두자' '더 이상은 위험하다' '언젠가 직장과 가족을 잃는다'가 아니라, '다음에는 좀 더 잘하면, 체포당하지 않아'가 된다고 합니다.

 

'전문적인 치료'로 연계가 되지 않는 '체포'는 그들에게 '훈장'이 된다고 하네요. '치한'을 위해서도 '체포' 당해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치한'은 항상 새로운 정보에 민감해서 '오버할 정도로 사죄하는 태도를 보이면, 합의로 끝낼 수 있다' '이 정도면 합의금이 얼마다' '기소되면 형량이 어느 정도'까지 계산을 하면서 범행을 거듭합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울면서 무릎 꿇고 사죄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 다 계산된 행동이라는 것이지요. 불철주야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은 '치한'들을 우습게 보면 안 됩니다..

 

사회구조가 성범죄 '가해자'를 보호하며 '피해자'를 늘려가는 것이지요.

 

 

사진은 낙엽입니다. 낙엽은 썩어서 거름이라도 되지만, '치한' 사회를 썩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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